DSLR보다 화질 좋은 폴디드 카메라 뜬다

2022.11.03 12:10:13

슬기로운 컴퓨터ㆍ손말틀(휴대전화) 쓰기를 위한 귀띔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손톱만 한 크기의 소형 모듈에 불과한 슬기말틀(스마트폰) 카메라가 크고 비싼 DSLR(Digital Single Lens Reflex camera) 카메라와 동일한 성능을 낼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광학 기술의 한계로 인해 이미지 품질은 기본적으로 빛을 받아들이는 양과 렌즈 성능에 의해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점 가속화되는 슬기말틀 기술 발전이 이런 통념을 깨뜨리고 있다. 슬기말틀 카메라 성능을 대폭 올려줄 폴디드 카메라는 과연 무엇인지 살펴보자.​

 

 

 

DSLR을 넘어선 슬기말틀 카메라 성능

 

최근 소니(Sony)가 2024년이면 슬기말틀 카메라 성능이 DSLR 카메라를 뛰어넘으리라 전망했다. 슬기말틀의 빛을 받아들이는 센서가 점점 커지고, 이미지를 보정하는 후처리 소프트웨어 성능이 발전하면서 이미지 품질이 전보다 훨씬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공지능를 활용한 소프트웨어 기술로 각종 노이즈 제거, 흐림, 강조 효과 등을 광학 렌즈가 아닌 후보정 처리를 통해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소프트웨어 처리로 광학적 손실이 없다는 점은 오히려 DSLR의 성능을 뛰어넘는다.

 

슬기말틀 카메라의 단점 가운데 하나는 멀리 있는 물체를 당겨 찍는 줌(Zoom) 기능이 약하다는 것이다. 기존 카메라 모듈은 렌즈와 이미지 센서를 수직으로 배치해 전면 렌즈를 통과한 빛이 곧바로 센서에 도달하는 구조다. 높은 배율의 광학 줌 기능을 구현하려면 렌즈와 센서 사이의 거리가 멀어야 하는데, 얇고 작은 슬기말틀 모듈(컴퓨터 시스템에서, 일부 부품을 떼 내어 교환이 쉽도록 설계된 각 부분)로는 일정 수준 이상으로 물리적 거리를 확보하기 어렵다.

 

기존 방식대로 줌을 5배, 10배로 많이 늘릴수록 슬기말틀은 두꺼워질 수밖에 없다. 카메라만 튀어나오는 일명 ‘카툭튀’가 심해지는 것을 넘어, 두꺼운 카메라 부분을 따로 분리해야 한다. 카메라 성능을 우선으로 생각하면 디자인은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빛 굴절을 통한 고배율 확보

 

이런 단점을 극복한 것이 바로 폴디드 카메라다. 폴디드 카메라는 2020년 1월 출시된 삼성 갤럭시 S20 울트라(Ultra)에 처음 적용된 기술이다. 삼성전자가 이스라엘 카메라 업체 코어포토닉스(Corephotonics)를 인수하면서 관련 기술을 확보했으며, 삼성전기가 폴디드 카메라 모듈을 개발하면서 상용화됐다.

 

폴디드 카메라는 수평으로 렌즈와 이미지 센서를 배치하고, 빛을 굴절시켜 그 사이를 길게 통과하도록 한다. 잠망경처럼 프리즘이나 반사경으로 빛을 굴절시켜 센서에 전달하므로 초점 거리가 늘어난다. 따라서 슬기말틀 두께를 거의 늘리지 않고 카메라 모듈을 얇게 만들어도 빛이 길게 지나가는 거리가 확보돼 광학 줌 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

 

다만, 폴디드 카메라 방식을 쓰면 빛이 굴절될 때마다 광량 손실이 발생한다. 빛의 양이 줄어들면 감도가 떨어지고 노이즈가 생기며, 결과적으로 화질이 떨어진다. 갤럭시 S20 울트라에 탑재된 폴디드 카메라는 프리즘을 통해 한 번 꺾인 빛이 굴절되며 센서에 도달한다.

 

거리 확보는 고배율과 센서 크기를 키울 수 있어 굴절 횟수를 늘릴수록 좋다. 하지만 굴절 횟수가 늘어날수록 빛 손실도 계속 늘어나 화질이 떨어진다. 은도금 반사경은 반사율이 92%인데, 빛이 5번 굴절하면 71.6%만이 센서에 도달한다.

 

중국 화웨이 스마트폰 P40PRO+는 10배 광학 줌에서 빛을 5번 굴절시켰다. 이 과정에서 광량 손실이 발생해 P40PRO+로 촬영한 사진은 매우 어둡다. 굴절 횟수와 배율을 조절하며 화질을 확보하는 것이 폴디드 카메라의 핵심 기술력이다.

 

 

렌즈와 센서 최적화로 광학 기술의 한계 극복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빛을 통과시키는 렌즈와 마지막으로 빛을 받아 이미지를 만드는 센서를 폴디드 카메라 모듈 구조에 최적화하는 연구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기는 빛을 2번 굴절시켜 초점 거리를 2배로 늘리고 카메라 모듈 길이는 25%만 증가한 듀얼 폴디드 카메라 모듈을 개발했다. 카메라 모듈 높이를 줄이기 위해 렌즈의 위아래를 절단했다.

 

일반적으로 카메라 모듈 렌즈는 원형이고, 이미지 센서는 직사각형이다. 따라서 렌즈에 의해 굴절된 모든 빛이 이미지 센서에 맺히지 않는다. 렌즈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없애 사각형에 가까운 빛을 통과하도록 하면 렌즈 크기를 줄일 수 있다.

 

다만, 렌즈 일부를 없애면 이미지 품질이 낮아지는 단점이 있다. 폴디드 카메라는 렌즈 길이, 여러 렌즈를 배치하는 방식을 변경함으로써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또한, 렌즈 표면에 저손실 코팅 기술을 적용해 굴절 과정에서 발생하는 빛 손실을 크게 줄였다. 센서에는 볼가이드 방식의 손 떨림 보정 장치가 탑재돼 렌즈 작동 거리가 멀어도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동안 애플이 폴디드 카메라를 슬기말틀에 적용하지 못했던 것은 삼성전자가 핵심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 3월 출시한 갤럭시 S20 울트라에 폴디드 카메라를 적용하면서 100배 개선된 줌 기능을 강조했다. 애플은 이 특허를 우회해 새로운 특허를 등록했으며, 공급은 애플 카메라 모듈 상당수를 납품하는 LG이노텍이 담당할 예정이다.

 

폴디드 카메라 모듈을 통해 슬기말틀로도 고배율과 고화질을 모두 충족하는 DSLR보다 품질이 뛰어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애플은 특유의 생태계를 통해 폴디드 카메라 도입을 모든 애플 제품으로 확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내년 초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3에 처음으로 2억 화소 카메라 모듈을 탑재하며 더 높은 화질을 추구할 전망이다. 광학적 한계를 기술로 극복하고,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슬기말틀 카메라가 어디까지 발전할지 계속 지켜보자.

 

                                                                                        AhnLab 콘텐츠기획팀 제공

 

 

김영조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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