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란 울 장소가 없어서 슬픈 사람

2022.11.13 10:54:55

[정운복의 아침시평 132]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대개의 동물에게는 아버지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사람도 생득적으로 어머니의 존재는 확실히 두드러지지만

아버지는 그 의미가 비교적 관습적이고 사회적이라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영어단어는 ‘Mother’라는 조사 발표가 있습니다.

‘Father’라는 말은 10위 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100위 권 안에도 그 단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UN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10년 안에 사라질 것 같은

말 으뜸 10개 가운데 10위에 오른 것이 ‘아버지’라고 합니다.

정자은행을 통해 원하는 피부색과 눈동자 색깔, 지능 지수와 체형을

맞춤식으로 낳을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은 오래전 일입니다.

 

혼인하지 않고 혼자서 애완동물을 기르는 집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 애완견을 기르다 보면 집안의 서열이 새롭게 정해지지요.

문제는 아버지라는 존재가 애완견보다 못한 집이 많다는 것입니다.

개 같은 것도 싫은데….

개만도 못한 존재라니 화가 날 밖에요.

더구나 미래에는 체외수정과 복제 기술의 발전에 따라

아버지는 멸종할 수도 있을 것이란 견해가 있습니다.

 

네덜란드에서 30대 음악가가 5년 동안 정자은행과 개인 거래를 통해

300여 명에게 정자를 제공하였다는 뉴스가 있습니다.

사랑과 성관계 없이 유전자의 우수성만 믿고

자궁을 대여해주는 여성들이 많다고 하는 것은 슬픈 현실입니다.

 

하여간 세상은 요지경입니다.

훌륭한 아버지의 설 땅이 자꾸 좁아지는 것 같아서 말이지요.

아버지란 울 장소가 없어서 슬픈 사람입니다.

아버지란 자식 혼례식장에서 한없이 울면서도

얼굴에는 웃음을 나타내는 사람입니다.

 

 

나는 아버지가 하늘로 가신지가 여러 해 지났습니다.

가끔 못난 자식이 그리워 꿈속에 나타날 만도 한데….

​하늘나라에도 치매가 있나 봅니다.

 

 

정운복 칼럼니스트 jwb11@hanmail.net
Copyright @2013 우리문화신문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시 영등포구 영신로 32. 그린오피스텔 306호 | 대표전화 : 02-733-5027 | 팩스 : 02-733-5028 발행·편집인 : 김영조 | 언론사 등록번호 : 서울 아03923 등록일자 : 2015년 | 발행일자 : 2015년 10월 6일 | 사업자등록번호 : 163-10-00275 Copyright © 2013 우리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ine996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