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인간의 몸은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음식물의 영향을 받는다. 이는 당연한 말로 몸 자체가 외부의 음식으로 만들어졌기에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러한 음식의 영향이 수면에 영향을 끼치는 것에 한정시켜 본다면 육체를 편하게 하는 식습관과 불편하게 하는 식습관이 있고 정신적으로 수면을 방해하고 각성하게 하는 것과 수면을 도와주고 이완시켜주며 조용하고 졸리게 만드는 것이 있다. 그동안 수면에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에 대하여 말을 하였으나 오늘을 수면을 방해하는 요소를 좀 더 파악하고 수면을 방해하는 식생활 요소를 알아보고 제거하는 방안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한다.
1. 수면을 방해하는 식습관
① 리듬을 잃어버린 식습관과 야식
수면이란 인체의 생명활동에서 가장 큰 리듬이다. 곧 활동하고 휴식하고 소모하고 회복하는 하루를 기준으로 한 가장 명확한 리듬이다. 이러한 리듬을 확대해보면 세포의 생성과 소멸에 관여하기도 하는데, 3일, 1주, 3주, 3개월의 리듬이 있다. 축소하면 호흡(呼吸)이 하나의 리듬이며 우리 생활에서 먹고 배출하는 것도 생명활동을 지탱하는 가장 근원적인 리듬이다. 이러한 리듬이 일정한 주기와 일정한 진폭을 가질 때 건강하다고 보는데 서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생명활동을 한다. 따라서 어느 한 흐름이 망가지면 전체에 영향을 끼치며 수면에도 영향을 준다.
일반적으로 수면과 식생활 사이에는 몇 가지 상식적인 인과관계가 있다. 인간의 소화능력은 저녁 6시를 기준으로 앞뒤 3시간 무렵이 가장 활발하며 이후에는 현격히 떨어진다. 또 하나는 보통 자기 전 3시간 이전에 식사하도록 말하고 있는데 바른 수면시간은 9시 앞뒤다. 그러니 이론적으로는 6시 이전에 식사를 마쳐야 수면을 방해받지 않고 수면이 도움받을 수 있다.
그러므로 하루 3끼를 먹건, 2끼를 먹건 일정한 시간에 식사하는 것이 필요한데 아무리 늦게 식사를 한다 하여도 9시 이전에 식사를 끝내는 것이 좋다.
② 배부름과 배고픔, 그리고 배아픔
뱃속이 편하다는 말이 있다. 식사와 연관된 말이지만 일상에서도 흔히 사용되는 말이다. 이는 물리적으로 뱃속이 편한 것과 정서적인 의미에서 뱃속이 편한 것이 중의적으로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잠자는 모습에서도 ‘맘 편히 푹 잔다.’는 것과 ‘뱃속이 편하니 푹 자네’라고들 한다. 잠을 잘 때 물리적이든 정서적이든 뱃속이 불편하면 잠을 잘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상징적인 말이다.
정서적인 요소는 스스로의 의지대로 조절할 수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물리적인 경우로 제한해서 뱃속의 편함과 불편함에 대해 말할 때 배 아픔이 가장 큰 방해요인이 된다. 따라서 배가 아플 수 있는 질환이 있다면 이를 치료해야 한다. 그리고 과식, 폭식 등으로 체(滯)한 상태가 되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적절한 식습관을 만들어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음식을 오래 씹으면서 적절한 양을 먹어야 한다.
다음으로 뱃속이 불편한 사항으로 배고픔과 허기짐이 있다. 수면장애 특히 불면증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은 자기 전 3시간 이전에는 어떠하든 음식을 섭취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문제는 잠들 무렵에 공복에 뱃속이 편하다면 최상의 상태이나, 공복에 배고픔이 발생한다면 잠이 안 온다. 곧 배고픔도 뱃속의 불편함으로 육체적으로 정서적으로 안정을 깨뜨리는 상태인 것이다. 특히 허기질 때는 정서적 불안정이 심하므로 더더욱 잠을 못 이루고 어찌어찌 잠이 든다고 하더라도 쉽게 깨게 된다.
따라서 잠들 무렵 배고픔이나 허기짐이 발생한다면 소화에 부담이 없는 음식을 적당히 먹는 것이 오히려 수면을 도와준다.
2 수면을 방해하는 음식
① 카페인류
대부분 커피와 차에 카페인이 들어있다. 카페인은 몇 분 이내에 혈중으로 유입되어 부신의 기능을 촉발하고 즉시로 신경학적인 효과를 내기 시작한다.
차(tea)는 카페인의 가장 오래된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거의 5,000년 전에 아시아의 토착민이 야생 차나무의 잎사귀를 끓여서 차를 만들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차가 진정시키는 음료라고 보통들 믿고 있지만 수면과 연관해서는 잘못된 생각이다. 녹차, 홍차, 우롱차 등은 잠들기까지 오래 걸리고 느린 파장 깊은 잠의 양을 줄이며 잠의 휴식기능을 불안정하게 만든다.
커피는 한잔으로도 아주 심각하게 잠을 방해할 만큼 많은 카페인을 포함한다. 카페인은 매우 신속하게 작용하지만, 몸에서 없어지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린다. 성인의 경우 3~6시간 정도 걸려서 간에서 신진대사가 이루어진다. 잠자기 두 시간 전에 마신 커피 한 잔은 보통 어른이 잠들기까지 2배 이상의 시간이 걸리게 만들며 그날 밤의 느린 파장 잠의 양을 반으로 줄이고 밤에 깨어나는 일을 4배나 늘릴 수 있다.
초콜릿은 사람들이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데에 그 문제가 있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이 잠들기 전 긴장을 풀기 위해 뜨거운 코코아를 마신다. 대략 30밀리그램의 카페인을 섭취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커피 한 잔이나 차보다는 적은 양이지만 그래도 사람들의 잠을 방해하기에 충분한 양이다.
콜라, 닥터페퍼, 마운틴 듀, 썬키스트 오렌지 등과 같은 청량음료 역시 카페인 형태로 된 상당량의 각성제를 포함하고 있다.
지금 잘 팔리는 콜라를 개발한 존 팸버튼은 코카나무 잎에서 코카인을, 콜라나무 잎에서 카페인을 추출해 처음 이 음료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콜라는 처음엔 청량음료가 아닌 그저 소화제 대신 판매했고, 그때 중독성이 있는 코카인은 1902년에 사용이 중지됐다. 코카콜라의 함유성분을 밝히라는 미 정부의 주장에 대해 코카콜라측은 "99.5%가 설탕과 물로 이뤄졌기 때문에 나머지는 너무 미미해 밝힐 값어치가 없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코카콜라의 제조비법은 아직도 몇몇 사람만이 아는 극비사항이다.
② 니코틴
니코틴은 담배를 태울 때 나오는 주요 활성 성분으로 연기를 마시고 8초 만에 담배 연기에 들어 있는 니코틴은 뇌에 도달한다. 이렇게 해서 생겨난 각성 상태는 매우 즐겁고 만족스러운 것으로 묘사되곤 한다. 니코틴의 주요 효과는 각성시키고 졸음을 줄이는 것이다.
니코틴은 중독성이 있어 한 번 중독되면 상당히 끊기 어렵다. 더불어 호흡기관에 영향을 미쳐 코와 인후를 더욱 막히게 하여 코를 골게 하고 수면 중 무호흡증 같은 수면장애 징후들을 더욱 악화시킨다. 또한 폐가 공기 중의 산소를 흡수하는 능력을 떨어뜨린다. 그래서 기관이 더욱 수축하고, 산소 흡수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공기를 빨아들이려고 하룻밤에 몇 번이나 잠깐씩 잠을 깨는 경향을 보인다.
③ 소화에 부담을 주는 음식
음식 중에 소화에 부담을 주거나 소화가 느린 음식은 소화기 점막에 부담을 주면서 정맥의 혈류 흐름을 방해한다. 정맥의 혈류흐름이 원활하지 못할 때 인체는 쉽게 이완이 되지 못하면서 수면을 방해받게 된다.
가장 대표적인 음식은 포화지방을 많이 함유한 닭고기와 글루텐을 많이 함유한 밀가루 음식이다. 따라서 되도록 저녁 식사는 닭고기와 밀가루 음식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하나 수면과 시소게임을 하는 음식으로 술이 있다. 보통 가벼운 수면장애를 겪는 경우 음주를 통하여 해소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 적당한 음주를 하는 경우 몸과 마음이 이완되어 몇 잔만 마셔도 눈에 띄게 졸리게 되는 것이다. 잠드는 데 문제를 가진 사람들은 바로 이러한 부작용을 이용한다.
실제로 알코올을 섭취하며 졸리게 되고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진다. 그렇게 유익한 효과는 밤의 처음 절반에만 지속된다. 처음에는 느린 파장의 잠을 충분히 얻지만 빠른 눈 운동 꿈 부분의 길이가 아주 줄어들거나 아예 없어진다. 곧 잠을 자도 몸은 충분히 회복되지 못한다. 아울러 술을 마신 사람은 후반부에 잠을 잘 자지 못하고 불안한 잠을 자게 된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과음하거나 졸린 시점을 넘기게 되면 각성효과가 발현되어 오히려 잠이 더 오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더구나 과음 때문에 소화기 장관에 부기로 뱃속이 불편해지면 더더욱 수면이 방해받는다. 따라서 소주나 위스키, 와인 한잔으로 수면에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라면 음주로 수면을 유도하는 행위는 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