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과서에 왜곡된 채로 쓰인 조선역사

  • 등록 2024.07.03 11: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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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에 쓰여진 조선(教科書に書かれた朝鮮)》
<이윤옥의 일본어 서재> 2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인간이 태어나 갖게 되는 역사의식의 형성에는, 여러 요소가 작용하겠지만 특히 중고등학교의 역사교육이 매우 큰 영향을 끼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역사교육은 교과서라는 도구가 크게 작용한다. 어떠한 의도로 역사적 사실을 서술할 것인가? 이에 대해 많은 교사들은 고민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교과서 속에 비친 조선의 모습은 어떠한가? 아니 다른 말로 일본 교과서에 쓰인 조선의 이미지는 어떠한가? 

 

이러한 의구심에서 출발한 책이 《교과서에 쓰인 조선(教科書に書かれた朝鮮)》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제목이 《교과서에 쓰인 조선》이지만 ‘일본 교과서에 쓰인 조선’ 이라는 제목이었으면 더욱 좋았을 법하다. 책을 쓴 사람들은 김달수(金達壽,1919-1997), 강재언(姜在彦, 1926-2017), 이진희(李進熙, 1929-2012), 강덕상(姜德相, 1932-2021) 교수 등 4명의 역사학자들이다.

 

 

“《교과서에 쓰인 조선》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일본) 교과서 서술에 대해서, 계통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책이다. 원래대로라면 이러한 작업은 일본 역사가의 손으로 쓰여져야 할 성질의 것이지만, 우리가 굳이 이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이를 계기로 (일본) 교과서를 다시 쓰려는 기운이 높아지기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이는 이 책의 저자 4명 가운데 한 사람인 이진희 교수의 말이다. 그러나 이 책을 펴낸 1979년 이후 일본의 교과서 서술 방법은 조금도 바뀌지 않은 느낌이다. 바뀌기는커녕 점점 ‘역사교과서 왜곡’이 노골화되어가는 상황이다.

 

이를 입증하듯 “1982년 7월, 1983년 4월 이후 사용될 일본의 초·중·고교 역사 교과서에서 한국의 고대사, 근대사, 현대사 등을 모두 왜곡 기술하였다. 특히 현대사 부분을 가장 심각하게 왜곡하였다. 예를 들어 한국 ‘침략’을 ‘진출’로, 외교권 박탈과 내정 장악을 ‘접수’로, 토지 약탈을 ‘토지소유권 확인, 관유지로의 접수’, 독립운동 탄압을 ‘치안유지 도모’ 등으로 호도하였다. 이외에 조선어 말살정책을 ‘조선어와 일본어가 공용어로 사용’, 신사참배 강요를 ‘신사참배장려’ 등으로 왜곡 기술하였다.” 는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사건 (日本 歷史敎科書 歪曲事件)’-

 

이후로도 일본의 교과서 왜곡은 한 두 건이 아니다. 《문답으로 읽는 일본 교과서 역사왜곡》 (일본교과서바로잡기 운동본부, 역사비평사, 2001), 《한중일 역사인식과 일본교과서》(일본교과서바로잡기운동본부, 역사비평사, 2002) , 《한인관계사연구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의 사적전개와 대응> 》 (손승철, 2011) 같은 책에서도 그 왜곡의 역사가 죄다 파헤쳐지고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의 집필 분야에 대해 살펴보면, 원시시대와 4~5세기의 한일관계, 몽고래습과 무로마치 시대, 풍신수길의 침략과 덕천가강의 선린외교 부분은 이진희 교수가 썼고, 고대국가 형성과 ‘귀화인’ 부분은 김달수 작가가 맡았다. 또한 근대 초기의 일본과 조선, 일본의 조선 병탄 전후기의 일본과 조선 부분은 강재언 교수, 마지막으로 현대사 속의 일본과 조선 <일본통치하의 조선, 해방후의 조선> 부분은 강덕상 교수가 맡았다.

 

그야말로 고대로부터 현대사의 흐름 속에서의 ‘왜곡부분'을 조목조목 지적한 명저다. 아무도 시도 하지 않았던 일본 교과서 속의 왜곡을 파헤친 4명의 교수들! 이분들은 갔지만 왜곡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이들이 검토한 일본의 교과서는 다음과 같다.(1976년판)  일본어 그대로 싣는다. 

 

1) 「親日本史」 (家永三郎、 三省堂)

2) 「日本史」 (稲垣泰彦·川村善二郎·村井益男·甘粕健、 三省堂)

3) 「標準日本史」 (井上光貞 笠原 男 · 児玉幸多、 山川出版社)

4) 「高等日本史」 (彌永貞三· 安田元久 高橋昌郎 佐々木潤之介·宇野俊 ·笹山春生、 帝国書院)

5) 「新日本史」 (安田元久·井上鋭夫 大石慎三郎·土田直鎮 尾藤正英、 帝国書院)

6) 「新日本史」 (竹内理三 田中健夫·小西四郎、 自由書房)

7) 「日本史」 (小葉田淳· 上田正昭 山本四郎、 清水書院)

8) 「日本史」 (風間泰男· 菱刈隆永 尾藤正英 佐藤誠三郎、 東京書籍)

9) 「日本史」 (時野谷勝 原田伴彦 直木孝次郎、 実教出版)

 

《교과서에 쓰여진 조선(教科書に書かれた朝鮮)》, 일본 講談社, 1979년 4월 20일 초판, 1,000엔

 

 

이윤옥 기자 59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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