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시 전체가 고구려박물관

  • 등록 2024.07.08 11: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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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운이정근의사기념사업회 백두산 답사단' 취재기 -3

[우리문화신문= 중국 집안 이윤옥 기자] <장수왕릉은 일명 장군총이라고 불린다. 기원 5세기에 세워진 장수왕릉은 기존 가장 완벽하게 보존된 석구조 능묘로 고구려 제20대 왕인 장수왕의 능묘이기도 하다. 외각은 뾰족한 방추형으로 되어 있어 <동방의 피라미드>라는 미명을 누리고 있다. 능묘는 계단식 돌방무덤이고 평면은 정방형으로 되어있다. 길이는 31.58m이고 높이는 13.1m이다. 묘실은 4단과 5단 사이인 중심 위치에 있고 묘지 위에는 50여 톤에 달하는 거대한 바위가 있으며 바위 위에는 사당 같은 건축물이 있다. 무덤의 주변에는 10여 톤이나 되는 큰 바위가 11개나 된다. 여러 개의 동반 무덤이 동북 방향으로 되어 있다. 서남 방향으로 200m 떨어진 곳에 제사 유적지가 있는데 부지가 5 헥타르에 달한다. 장수왕릉 능원은 디자인이 완벽하고 석조 공예가 정교하여 고구려 석구조 능묘의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는 절세의 작품이기도 하다.>

 

이는 중국 길림성(지린성, 吉林省) 집안시(지안시, 集安市)에 있는 장수왕릉 앞, 안내판에 중국이 써놓은 한글 설명이다. "동방의 피라미드라는 미명을 누리고 있다,"라는 설명 가운데 '미명‘이라는 말이 낯설다. 중국어 설명을 보니 이 낯선 낱말 미명은 <미예, 美譽>이라고 쓰여있다.

 

'탄운이정근의사기념사업회 백두산 답사단'의 사흘째 여정은 집안시에 있는 고구려 유적지 순례였다. 여행사에서 나눠준 일정표에는 '민족의 자랑스러운 역사 고구려 탐방, 민족의 위대한 영웅 광개토대왕, 장수왕과의 만남, 광개토대왕비 방문' 등 '위대한, 영웅, 민족의 자랑...'이란 문구로 가득하다. 그러나 이러한 우리의 유적은 지금 중국 땅에서 '중국의 유적'으로 기억되고 있어 아쉬움이 컸다.

 

집안시 전체를 고구려박물관이라고 할 정도로 발길 닿는 곳마다 유적지 앞에는 <高句麗>라는 세글자가 꼭 들어가 있었다. 중국은 이곳을 1961년, 전국중점 문물보호단위로 지정하였으며 2004년에는 <집안고구려왕성, 왕릉 및 귀족고분>으로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그래서 그런지 모든 유적지 앞에는 말끔히 단장한 안내판과 더불어 중국어, 영어, 한국어, 일본어, 러시아로 해당 유적지를 설명해두고 있다. 아울러 유적지마다 커다란 홍보전단을 붙여둔 것도 인상적이다.

 

 

 

 

전날 내리던 장맛비는 이날 잠시 개어 집안시의 고구려 유적지를 답사하는 데에는 더없이 좋은 조건이었다. 아쉬운 것은 장수왕릉을 '동양의 피라미드'라고 하면서 잘 보존하고 있었지만, 장수왕의 아버지인 광개토대왕릉은 봉분이 무너져 내리고 있어 안타까웠다.

 

특히 집안시의 고구려 유적지 가운데 가장 고구려 유적지다운 모습을 보인 곳을 꼽는다면, <고구려 고고총박물관>이라고 이름 붙인 곳이다. 이곳은 대규모의 고총(古塚)군이 산재한 곳으로 크고 작은 돌무덤들이 끝 모르게 펼쳐져 있다.

 

 

 

 

집안시의 유적지를 돌아보며, 1400여 년 전 이 땅에 뿌리를 내렸던 고구려인들의 기상을 생각해 보았다. 고구려고총이 모여 있는 그야말로 박물관이라 이름 붙일 수 있는 돌무덤에서 쏟아져 내린 크고 작은 돌덩이들이 흐트러져 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심란함을 느낀다. 그러나 유물 유적만이 전부는 아니리라.

 

 

고구려인들이 남기고 간 정신과 얼 그리고 웅혼한 혼이 살아있는 한, 고구려는 영원히 우리의 가슴속에 남아 있는 것이리란 생각으로 답사 셋째 날 집안시에 흩어져 있는 고구려유적지를 둘러보았다. <취재 계속>

 

 

이윤옥 기자 59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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