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백두대간에서 태백산을 돌아 흘러내린 산줄기가 봉화지역에 이르러 뻭빽한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12개의 봉우리 한 가운데 연꽃처럼 피어나 자리잡은 봉화군 청량산 청량사는 무더위가 한참인 삼복더위에도 더위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차갑고 서늘한 기운이 늘 서려있는 1,400년의 창건설화를 간직한 한국의 천년고찰이다.
청량사의 유래는 신라 원효스님이 문무왕 3년(663)에 창건하였다고 전하며, 고려말 송광사에서 배출한 16국사 가운데 마지막 국사인 법장 고봉선사가 중창한 절이기도 하다. 청량산 청량사는 도로 사정이 좋아진 지금에도 절아래 도로에서 30여 분 이상 땀을 흘리며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야만 다을 수 있는 첩첩 산중의 절로 예전에는 정말로 평생 한 번 오기도 어려운 곳에 있어 깨달음을 구하는 스님이나, 간절한 소원을 하나쯤 이루고자하는 신도가 아니면 쉽게 찾아올 수 없는 절이었다.
이렇게 산간 오지에 있는 청량사지만, 조선시대 이전에는 법당을 비롯하여 33개의 부속건물들로 빼곡한 큰 절이었으며, 주변 봉우리 마다에는 암자가 있어 스님들의 독경소리가 청량산에 늘 메아리치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조선시대에 이르러 불교가 탄압받게 되자 하나 둘 피폐하게 되어 , 사세가 기울어졌으며, 현재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는 조선 후기에 복원된 약사불을 모신 유리보전이 있다. 약사불을 모신 유리보전에는 주불인 약사여래와 좌우에 일광보살과 월광보살이 함께 모셔져 있어, 몸과 마음의 큰 상처를 치료 받고자 하는 신도들이 가파른 산길을 올라와 부처님의 가피를 기원한다.
첨단과학과 물질문명이 아무리 발전하였다고 하여도, 인간의 마음속에 풀리지 않은 수많은 의구심과 아직도 풀리지 않은 불가사의한 일들 앞에 인간은 그 해답을 찾고자 초월적인 존재를 찾아 마음을 의지하며 살아간다. 이곳 청량사의 약사유리광여래도 인간이 풀지 못하는 몸과 마음속 의구심을 풀어줄 수 있는 존재로 여기며 찾고 있는 한국의 고찰 중의 하나로 생각된다. 청량사를 오르고 보니 힘든 산길에 흠뻑 땀을 흘렸으나, 고즈넉한 골짜기 이곳 저곳에 작지만 빨갛고 노란 아름다운 채송화꽃이 활짝 피어 방문자의 눈을 기쁘게 해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