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지난 9월 24일부터 내년(2025) 2월 2일까지 경기도 양주시 회암사길 11. ‘양주회암사지박물관’에서는 특별전 <대가람 회암사 262>를 열고 있다.
양주 회암사터 유적은 동아시아 불교에 유행했던 선종사원의 전형을 증명하는 값어치가 인정되어 지난 2022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불교유산이다.
고려시대에 창건되어 조선 중기까지 융성하게 번영한 회암사는 현재 터만 남아 있는데, 옛 회암사의 모습을 증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자료가 바로 목은 이색이 지은 「천보산회암사수조기」다. 이번 전시에서는 「천보산회암사수조기」의 내용을 소개하고, 그 안에 담긴 옛 회암사의 모습과 세계유산으로의 값어치를 살펴보고자 한다.
특별전 <대가람 회암사 262>는 3부로 펼쳐진다.
먼저 제1부에서는 고려 왕실이 지향한 이상적 도덕 정치 그 중심에 있던 회암사는 조선시대에 들어와 불교를 억압하던 분위기 속에서도 자리를 굳게 지켰고, 태조 이성계와 효령대군 그리고 정희왕후까지 많은 왕실 인사들이 회암사의 중창을 주도하며 회암사는 전국 으뜸의 대가람으로 성장하였음을 보여준다.
이어서 제2부는 조선의 사대부 가운데서 여전히 불교에 심취한 사람이 여럿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 우리나라의 주요한 사상으로 자리 잡은 유교의 출발점은 고려시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원나라에서 유학하던 고려의 학자인 안향(安珦, 1243~1306)은 고려에 성리학을 도입했고, 그의 제자들에 의해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조선시대가 되자 성리학이 국가의 통치 이념으로 변모하면서 불교는 점차 쇠퇴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 가운데서 조선시대 일부 사대부는 주요 불교계 인물들과 학문적으로 교유하였고, 서로의 사상을 존중하며 조선의 불교 부흥에 이바지하였다.
마지막 제3부는 성리학자 이색이 지은 「천보산회암사수조기」를 집운 조명한다. 기록을 남기는 것에 소명 의식을 가진 목은 이색은 성리학을 근본이념으로 삼은 성리학자이자 누구보다 불교에 대해 깊게 이해한 고려의 대학자였다. 목은 이색은 평소에 친분이 있던 회암사의 주지 윤절간의 부탁을 받아 262칸에 달하는 회암사의 전경을 글로 남겼으니, 바로 「천보산회암사수조기」다. 옛 회암사의 건물은 남아 있지 않지만, 「천보산회암사수조기」의 글은 시대를 뛰어넘어 우리에게 대가람의 전경을 마치 그려내듯 전달하고 있다.
관람시간은 아침 9시부터 저녁 5시까지며, 월요일은 쉰다. 입장료는 성인 2,000원, 청소년ㆍ군인 1,500원, 초등학생 1,000원이다. 전시에 관한 문의는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 031-8082-4174)으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