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지난 9월 26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로 29. 경기여고 100주년기념관 ‘경운박물관(관장 조효숙)’에서는 <기억하고 추억하는> 소장품 전시를 열고 있다.
경운박물관은 근대 복식 전문박물관으로 경기여고 동문의 자원봉사와 후원을 통해 그간 41회의 기획전시와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경기여고 동문과 일반인의 유물 기증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4회의 기증전도 열었는데, 지난 20여 년 동안의 전시를 되돌려 보고 그동안 선보였던 소장품들 가운데 110여 점을 3개 주제로 나누어 기획전시실에 선보인다.
전시 구성은 1부 ‘관람객이 사랑한 기증품’, 2부 ‘특별전을 빛냈던 재현품’, 3부 ‘박물관이 복원한 출토복식’이다.
1부 ‘관람객이 사랑한 기증품’에서는 제일 먼저 박물관 대표 소장품인 ‘오학병화도 모담(五鶴甁花圖毛毯)’을 비롯하여, 을미사변(乙未事變) 당시 순직한 한산이씨 이경직(李耕稙, 1841~1895) 일가로부터 기증받은 ‘사명기(司命旗)’와 ‘수기(手旗)’가 관람객들을 반긴다. 경운박물관은 일본 교토 기온재단의 고문인 요시다 고지로와의 인연으로 수집품이었던 일본에 전래한 조선카페트(朝鮮綴)를 ‘조선철을 아시나요’(2016) 전시에서 국내 처음 공개하고, 유물 1점을 기증받았다. 이 밖에 기증자의 사연이 담긴 목가구와 함께 연화문 수 보자기와 상보, 수베개, 왕실 베갯모, 다듬이ㆍ홍두깨질 관련 유물도 선보인다.
2부 ‘특별전을 빛냈던 재현품’에서는 고종황제가 대한제국 선포 당시 입었던 12장 면복과 12류 면관을 전시한다. 이 재현품은 당시 국내에서 처음으로 재현하여 2017년 대한제국 선포 120돌을 기려 연 ‘대한제국, 복식에 깃든 위엄’ 특별기획전에 전시하였다. 이어서 2010년 경기여고 100주년기념관 이전 개관 기념으로 열린 ‘아름다운 시작’(2010)을 돌아보며 순정효황후 12등 적의(翟衣) 일습(재현품)을 전시한다. 경운박물관은 대한제국 복식을 브랜드로 경기여고 동문의 자원봉사를 통해 현재 국내에 남아 있지 않거나 상태가 좋지 못한 대한제국 복식유물 재현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3부 ‘박물관이 복원한 출토복식’에서는 경운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황윤헌(黃允獻, 1475년 출생 추정) 무덤 출토복식 가운데 일부를 공개한다. 장수 황씨 윤헌(황희 정승 4대손) 무덤 출토유물(36점)은 2011~2013년 3차에 걸쳐 후손으로부터 기증받았는데, 복원작업을 거쳐 2014년 상반기 ‘아름다운 기증, 소중한 모음Ⅱ’에서 처음으로 공개하였다.
2018년 3번째 기증전시에서도 선보였는데, 이번 전시에서 대표적으로 철릭(허리에 치마와 같이 주름을 잡은 상-裳이 연결된 형태의 남성용 포), 답호(조선 초ㆍ중기 남자들이 입었던 반소매 형태의 옷), 육합모(예모), 행전(발목에서 무릎까지 바지통을 모아주며 바지 위에 착용), 명정(돌아가신 분의 관직과 본관, 성씨를 적은 기(旗))을 전시한다. 관람객들에게 500년 전 조선 남성복식의 기품 있는 멋과 함께 경운박물관이 해온 출토복식의 출토부터 전시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복원 과정을 보여준다.
경운박물관의 지난 20여 년 동안의 전시를 돌아보며, 관람객들의 각별한 관심을 끌었던 전시품 가운데 박물관 소장품으로 한 번으로는 아쉬웠던 유물들을 또다시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전시가 관람객에게 추억을 떠올리고 기억하는 전시가 되기를 기대한다.
관람 시간은 아침 10시부터 저녁 4시까지다. 입장료는없으며, 전시에 관한 문의는 전화(02-3463-1336)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