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하얼빈 의거 직후 첫 신문 기록 경매에

  • 등록 2024.12.05 11:4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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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옥션 <제181회 미술품 경매> 17일 열어
근현대 한국문학사 살펴볼 수 있는 초판본ㆍ육필원고도 나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서울옥션은 오는 17일 저녁 4시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제181회 미술품 경매>를 연다. 이번 경매에는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와 관련해 이뤄진 첫번째 신문 내용이 담긴 귀중한 사료와 함께 세계적인 인정을 받고 있는 한국문학의 역사에서 이정표가 될만한 작품들의 육필원고, 초판본 등이 출품된다. 출품작은 총 137랏(Lot), 낮은 추정가 총액 약 70억 원이다.

 

서울옥션 <제181회 미술품 경매>에는 일본인 외교관 오노 모리에의 14쪽 분량 회고록, 안중근 의사와 하얼빈 의거와 관련된 인화사진 7점과 유리건판 8장이 <안중근 의사 관련 자료 일괄>로 함께 출품됐다. 이 가운데 오노 모리에 회고록은 하얼빈 의거 실행일인 1909년 10월 26일과 안중근 의사가 일본 영사관으로 인도된 뒤 공식적인 첫 신문이 이뤄지는 30일 사이 사흘 동안의 흔적을 알려주는 자료다. 안중근 의사 관련 연구에서 이 기간은 그동안 공백으로 남아 있었다.

 

 

회고록에는 안중근 의사가 자신을 신문하는 오노로부터 담배를 받고 ‘생큐’라고 짤막하게 말하는 인간적인 면모부터 손가락이 잘린 까닭을 묻는 말에 독립운동 동지들을 보호하기 위해 허위로 대답하는 상황 등 거사 직후 긴장되는 분위기 속에서의 다양한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특히,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동기를 묻는 말에 자신만만하게 ‘한국을 멸망시킨 역적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는 서술에서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안중근 의사의 강인한 결기가 느껴진다.

 

유리건판과 이를 인화한 사진은 회고록과 함께 구성됐다. 이들 사진의 첫 원본이 남아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건판의 크기나 하단에 표기된 사진관의 정보 등으로 보아 하얼빈 의거와 비슷한 시기 제작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국내에 무려 세 점의 안중근 사진이 전함에도 현전하는 유리건판은 이번 출품작이 유일하다는 점에서 안중근 의사 관련 사료를 발굴하는 데에 있어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오노 모리에 회고록과 유리건판 사진들은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은 채 일본에 소재하던 사료를 발굴해 한국으로 환수한 사례로 큰 의미가 있다”라며 “안중근 의사의 행적을 조금 더 여러모로 조명하고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수많은 사료들의 행방이 여전히 묘연한 가운데, 이번 출품작이 아직도 국내외에 흩어져 있을 안중근 의사의 흔적들을 새로이 발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경매에는 한국 근현대문학의 역사적 값어치를 담고 있는 주요 작품들이 출품된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5부 육필원고는 이번 경매로 미술시장에 처음 공개된다. 오타를 고치고 표현을 다듬어 놓은 부분 등 출판물에서는 보이지 않는 육필원고만의 매력이 돋보이며 25년이라는 오랜 시간에 걸쳐 집필된 대하 장편소설을 마무리 짓는 작가의 심정을 엿볼 수 있다.

 

 

 

 

 

근대문학 초판본은 <한국 근대문학의 집대성>이라는 별도 마당으로 구성된다. 국가등록문화유산 제470-4호로 등록된 김소월의 《진달래꽃》 초판본을 포함해 만해 한용운의 《님의 침묵》 초판본, 그리고 출판 당시 작가가 자비로 100부만 찍어냈다고 알려진 백석의 《사슴》 초판본 등 한국문학의 뿌리를 살펴볼 수 있는 희귀 서적 7점이 새 주인을 찾는다.

 

근현대미술 마당에는 인간의 이중성과 복잡성을 탐구하는 조지 콘도의 작업 철학을 보여주는 <The Screaming Priest>, 이중섭의 은지화 <아이들>, 자유로우면서도 조화로운 붓터치가 인상적인 이우환의 <무제> 등 국내외 근현대미술 거장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서울옥션 <제181회 미술품 경매>에 앞서 진행되는 시사전은 7일부터 서울옥션 강남센터

에서 진행되며 경매 당일인 17일까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시사전 관람 시간은 날마다 아침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다.

 

 

김영조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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