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경북 문경에 있는 ‘문경옛길박물관’에 가면 국가민속문화재 <문경 최진일가묘 출토복식>이 있습니다. 이 유물은 지난 2006년 경북 문경시 영순면에 있는 전주최씨 무덤을 이장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것입니다. 최진(崔縝)과 그 부인, 그리고 후손으로 추정되는 3기의 무덤에서 발견된 유물은 중치막, 액주름(겨드랑이 아래 주름이 잡혀 있는 곧은 깃의 옷), 족두리형 여모, 저고리, 바지 등 모두 65점이지요.
특히 ‘중치막(中致莫)’과 ‘족두리형 여모(女帽)’는 지금까지 발굴된 출토복식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보입니다. 중치막은 사대부가 사람들이 나들이할 때 입던 옆트임이 있는 곧은 깃의 도포(袍)로, 현재까지 발견된 것은 대부분 임진왜란 이후의 것이었으나 이 중치막은 임진왜란 전 것이라는 점에서 이 시기 복식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됩니다.
‘문경 최진 일가묘 출토복식’은 16세기 중후반기 남녀복식사 연구의 귀중한 자료로서, 이미 지정된 국가민속문화재 '문경 평산 신씨묘 출토복식'과 함께 당시 지역의 사회문화상을 엿볼 수 있는 열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문경옛길박물관”은 과거길로 유명한 문경새재를 조망하면서 옛날 길 위에서 이루어졌던 각종 여행기(遊行錄, 熱河日記)와 풍속화 같은 문경의 문화유산도 함께 전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