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경칩, 이 무렵 아낙들은 쑥을 캐고

  • 등록 2025.03.05 12:2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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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5068]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셋째 경칩(驚蟄)입니다. 이 무렵이 되면 대동강물이 풀린다고 하여 완연한 봄을 느끼게 되는데 풀과 나무에 싹이 돋아나고 겨울잠 자던 벌레들도 땅속에서 나온다고 믿었습니다. 이날 농촌에서는 산이나 논의 물이 괸 곳을 찾아다니며, 몸이 건강해지기를 바라면서 개구리(또는 도롱뇽, 두꺼비) 알을 건져다 먹지요. 또 경칩에 흙일을 하면 탈이 없다고 하여 벽에 흙을 바르거나 담을 쌓기도 하며, 빈대가 없어진다고 하여 일부러 흙벽을 바르기도 합니다. 또 이때 고로쇠나무(단풍나무, 어름넝쿨)를 베어 그 나무물[水液]을 마시는데, 위장병이나 속병에 효과가 있다고 믿었습니다.

 

조선시대 왕실에서는 임금이 농사의 본을 보이는 적전(籍田)을 경칩이 지난 돼지날(亥日, 해일)에 선농제(先農祭)와 함께 행하도록 하였으며, 경칩 뒤에는 갓 나온 벌레 또는 갓 자라는 풀을 상하지 않게 하려고 불을 놓지 말라는 금령(禁令)을 내리기도 했지요. 《성종실록》에 우수에는 삼밭을 갈고 경칩에는 농기구를 정비하며 춘분에는 올벼를 심는다고 하였듯이, 우수와 경칩은 새싹이 돋는 것을 반겨 본격적인 농사를 준비하는 중요한 절기지요.

 

 

경칩 무렵 양지에서는 쑥이 자랍니다. 그래서 이때쯤이면 들판에는 아낙들이 쑥을 캐고 있고, 그러다 보면 이때는 쑥밥, 도다리쑥국, 쑥지짐, 쑥인절미, 쑥버무리, 쑥개떡 천지가 됩니다. 궁궐에서는 수라상에 쇠고기에 데친 쑥을 다져 넣고 완자를 빚어 장국에 끓인 '애탕국'이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 무렵 아이들은 봄 쑥 먹고 쑥쑥 자란다고 하지요.

 

※ 독자로부터 그림에 대한 문제 제기를 받고, 글도 약간 바꾸고 사진도 바꾸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너른 이해를 바랍니다.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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