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국시대 조형미 「곡성 태안사 적인선사탑」 국보 지정

  • 등록 2025.03.11 12: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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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목조건축의 처마곡선 재현한 옥개석과 역동성ㆍ절제미의 조각기법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은 「곡성 태안사 적인선사탑(谷城 泰安寺 寂忍禪師塔)」을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하였다.

* 태안사: 대한불교 조계종 제19교구 본사인 구례 화엄사의 말사(末寺, 본사에서 갈라져 나온 절)로, 신라 경덕왕(742~765)때 신승(神僧)이 대안사(大安寺)라는 이름으로 창건하여, 조선시대 이후 태안사(泰安寺)로 사용

 

 

「곡성 태안사 적인선사탑」은 남북국시대(통일신라)의 동리산문(桐裏山門)*을 세운 적인선사(寂忍禪師) 혜철*(慧徹, 785~861)의 승탑이다.

* 동리산문: 신라 헌덕왕(809~826) 이후 당나라에서 선법(禪法)을 받은 유학승들이 귀국하여 형성한 선종(禪宗)의 9개 파(派)인 구산선문(九山禪門) 중 태안사를 중심으로 형성된 문파(門派)

* 혜철: 814년 당나라에 유학하여 선법을 전해 받고, 동리산 태안사에 머물면서 동리산문을 형성하였고, 입적 후 신라 경문왕으로부터 시호(諡號)는 적인(寂忍), 탑호(塔號)는 조륜청정(照輪淸淨)을 받음.

 

 

「곡성 태안사 적인선사탑」은 여러 개의 석재를 짜맞추어 조립한 가구식 기단을 별도로 조성한 팔각원당형(八角圓堂形)* 승탑의 전형이다. 탑 맨 아래에 있는 하대석에는 각기 다른 형상의 사자상이 돋을새김돼 있고, 석탑의 몸을 이루는 탑신석 양 옆면에는 목조건축의 기둥과 인방(기둥과 기둥을 연결한 가로부재) 등 목부재를 본떠 새겼다. 문비(門扉)*와 사천왕상* 등은 평면적으로 섬세하게 조각하여 하나의 조형물에서 역동적인 조각기법과 절제된 조각기법을 동시에 사용하였다. 전체적인 비례감과 조형미가 뛰어나며, 목조건축의 지붕 형상을 본떠 조각한 옥개석은 전통한옥의 처마곡선과 목부재를 사실적으로 재현하여 예술적, 기술적 값어치가 크다.

* 팔각원당형: 부도탑의 기단, 탑신, 옥개석이 팔각형으로 이루어진 형식

* 문비: 승탑, 석탑의 탑신석에 사리장치를 봉안하고 있다는 상징적인 의미로 새긴 문짝 장식

* 사천왕상: 우주의 사방을 지키는 수호신을 형상화한 불교조각

 

비문에 시호(적인)와 탑을 세운 때(861년)가 명확히 기록되어 있어 팔각원당형 승탑의 편년 기준작이 되며, 기단 주변에 남아 있는 4개의 주초석은 통일신라의 승탑 가운데 유일하게 예불 행위를 위한 탑전(塔殿)*시설을 갖추었던 흔적으로 추정되어 역사적, 학술적 값어치가 매우 크다.

* 탑전: 탑을 외부 자연환경으로부터 보호하고 예불을 하기 위한 건축물

 

 

한성훈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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