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도 하늘이 맑습니다. 아침부터 햇볕도 어제보다 더 뜨겁게 느껴졌습니다. 해를 가리고 걸으시는 분을 보며 '해가림'이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아시다시피 '해가림'은 말 그대로 뭔가를 보호하려고 '햇볕을 가려 줌. 또는 그런 일'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작물(지음몬)이 어릴 때 해가림을 해 주기도 하고 해를 싫어 하는 것은 해가림을 해 주지 않으면 안 되는 것도 있지요.
해가림 이야기를 하니 '비가림'이라는 말도 생각납니다. '사람, 동식물 따위를 보호하려고 비가 들지 않도록 가리거나 막음. 또는 그런 시설'을 가리키는 말이죠. 요즘은 우리 입으로 가는 열매 가운데 '비가림'을 해서 키우는 것이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땅가림'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한곳에 같은 지음몬(작물)을 거듭 심지 않는 일'을 가리키는 말이지요. 한곳에 같은 것을 거듭 이어서 심는 것을 '이어짓기'라고 하는데 이어짓기를 하면 거두어 들이는 게 많이 줄기 때문에 '땅가림'을 하지요. 이렇게 묻살이(식물)도 저마다 타고 난 됨됨에 따라 가려 주어야 할 게 많습니다. 저마다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땅가림'에서 얻는 슬기를 삶에, 가르침에 써 봐야겠습니다.
'가림'이 들어간 말을 놓고 보니 살면서 '물'도 가리고 '사람'도 가리고 산다는 것도 생각납니다. '물가림', '사람가림'이란 말도 얼마든지 만들어 쓸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어떤 가림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