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인구절벽이라는데...

  • 등록 2025.07.09 10:5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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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구 현재 5,168만 명, 단순계산으로 지난해 견줘 12만 명 줄어
[이동식의 솔바람과 송순주 310]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잠시 세계 돌아가는 일에 관심을 두지 않았더니 이런 일이 있었다.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가 중국이 아니라 인도라는 것이다, 인도는 2023년 4월 기준으로 인구가 14억 2,577만 명으로 중국의 14억 2,6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온다. 정확한 숫자는 차이가 있지만 그 나라의 인구수 측정치에다 출산율, 의료환경에 따른 유아생존율 등을 살펴서 추정된 것이란다. 어떻거나 인도 인구가 세계 1위다. 인도의 출산율은 중국(1.2명)보다 높아 인구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고, 인도의 젊은 인구 구조(30세 미만 50% 이상)가 노동력과 소비 시장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어 그 차이가 더 벌어져, 순위가 바뀔 가능성은 없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의 인구가 늘기는커녕 줄고 있는 것이다. 인구가 급증하던 1978년 ‘한 가정 한 자녀 정책’을 도입했던 중국은 21세기 들어 출산율이 하락하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중국의 연간 출생아 수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000만 명을 밑돌았고, 전체 인구 역시 3년 내리 줄었다는 점이다. 인구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중국은 2016년에 ‘두 자녀 허용’ 정책을 전면 시행하고 5년 뒤인 2021년에는 세 자녀도 허용했다. 그래도 출산율이 더 내려간다고 하니 드디어 추가 대책이 나왔다.

 

 

1990년대 초중반 중국에서 특파원을 한 필자에게 이러한 인구문제의 고민은 정말 상상도 못 할 큰 변화다. 필자가 있을 당시에 중국이 취한 1가정 1자녀 정책은 정말 엄격해서 1994년 하필 한가위 명절 아침에 큰 참변이 일어난 적이 있다. 중국 베이징, 한국언론사 특파원들이 모여 사는 아파트 단지를 너머 시내 쪽에서 갑자기 콩 볶아대는 듯한 소리가 들린 것이었다. "아니 설날도 아니고 한가위에 왠 폭죽이람?" 그러나 그것은 폭죽이 아니라 한 탈영 군인이 큰길 가에서 행인들을 향해 자동소총으로 무차별 조준사격과 난사를 하는 소리였고, 이 사건으로 등굣길의 어린이를 포함해 40여 명의 무고한 중국인들이 죽어 나갔다.

 

한가위 명절 아침 이런 참변이 일어난 원인은 중국의 엄격한 1가정 1자녀 정책이었다. 당시 늘어나는 인구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본 중국은 1자녀 정책의 성공을 위해서 직장의 책임자는 직장 소속원들의 계획생육(計劃生育: 1자녀만 낳기)을 감독할 책임이 있었다. 사건을 일으킨 탈영 군인(실제로는 무경, 곧 무장경찰로서 우리의 전투경찰과 비슷하다)은 실수로 둘째 아이를 갖게 됐고, 낙태를 하려고 해도 산모가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알게 된 부대장은 출산할 때 오는 책임추궁이 두려워 강제로 낙태를 시키라고 했고, 할 수 없이 낙태를 시키다가 산모는 숨졌고, 이에 감정이 북받친(속칭 돌아버린) 군인은 총을 들고 북경 거리로 나온 것이다.

 

그렇게 엄한 정책으로 사람들이 죽어 나간 사건을 경험하였는데, 30년이 지나고 세상이 확 바뀐 것이다. 출산율이 떨어지고 인구가 줄어들자, 중국은 2자녀 허용, 3자녀 허용으로 정책을 바꾸었지만, 이번에는 더욱 확대해 자녀 1명당 1년에 3,600위안(68만 5,000원)의 육아수당(보조금) 지급 정책을 전국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단다. 블름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올해부터 이 같은 육아 보조금제도를 중국 전역에서 실시해, 자녀가 세 살이 될 때까지 지급한다는 것이다. 일부 지방정부가 육아수당을 지급하던 것을 올해부터 전국적으로 중앙정부가 지급한다는 것으로. 출산율 하락과 고령화로 노동 가능 인구가 급감하는 ‘인구절벽’ 위기에 대응한다는 차원이다.

 

 

출산율 하락에 따른 인구절벽이 지금의 추세로 이어진다면 중국 인구는 2050년 13억 명까지 줄어들고 2100년에는 8억 명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물론 이러한 인구감소는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도 그렇고 유럽, 일본 등 선진국도 인구가 정체되거나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며, 그 뒤에는 심각한 고령화문제도 있다.

 

KOSIS 국가통계포털에 가보면 우리나라 인구는 2025년 현재 5,168만 명으로 추계된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3만 8,300명, 사망자 수는 35만 8,400명이다. 단순계산으로 12만 명이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인 합계출산율은 2006년 1.13명에서 2023년에는 0.72명으로 떨어졌다가 2024년에는 0.75명으로 약간 상승했지만 1,0명 이하면 인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중국이 인구대국 1위의 지위를 인도에 내주고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자녀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것을 보면서 30년이란 시간 차로 세상이 완전히 바뀐 것을 실감한다. 그러면서 혹 인구문제에 대한 우리의 생각도 바뀌어야 하는가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그동안 우리의 성장전략은 인구가 느는 것을 바탕으로 해서, 인구가 느는 것이 노동력 확보와 사회적 부양인구의 확대 등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기에 신생아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으로 출산율을 높이는 정책이 당연시됐다. 그런데도 출산율은 반등하지 않는다.

 

어쩌면 세계가 인공지능의 발달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시대에 들어와 있는 것이 영향을 주고 있는가? 이미 우리 주위에는 인공지능과 업무 자동화 등으로 일자리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이런 시대에 우리 자식과 손주를 낳으면 그들은 어찌 먹고 살 수 있을지가 걱정이 되는 것이 아닌가? 이들 아들 손주 세대를 위해 우리들은 어떤 생각과 선택을 해야 하는가? 인공지능의 발달이 직업의 축소, 나아가서 그것이 인구 감소로 이어진다면 우리들의 미래를 어떤 것인가? 여기에 대해 인공지능에게 이 문제를 직접 물어보니 다음과 같은 답이 나왔다.​

 

인공지능의 진단

 

인공지능과 기술 발전이 가져올 미래 사회에서 인구 감소로 노동 가능 인구가 줄어들더라도, 인공지능과 로봇이 단순 반복 업무를 넘어 복잡한 업무까지 대체하며 전반적인 생산성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향상시킬 수 있다. 과거에는 많은 인력이 필요했던 산업 분야에서 적은 인원으로 효율적인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

 

인공지능이 저숙련 일자리를 대체함에 따라, 인간은 창의성, 비판적 사고, 감성적 교류 등 인공지능이 대체하기 어려운 고부가가치 영역의 일자리에 집중할 수 있게 되며, 이는 사회 전체의 질적 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 인구 증가는 필연적으로 더 많은 자원 소비와 환경 오염을 일으키는데, 인구 감소는 이러한 압력을 줄여 자원 고갈 속도를 늦추고 환경 부담을 완화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현재의 복지 시스템은 대규모 인구를 기반으로 설계된 경우가 많은데 인구 감소는 이러한 시스템을 재편하고, 고령화 사회에 맞춰 보다 효율적이고 개인화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과밀화된 도시 문제(주택, 교통, 환경오염 등)도 인구 감소에 따라 자연스럽게 완화될 수 있고, 이는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구 감소는 취업, 주거 등 사회 전반의 과도한 경쟁을 완화하여 개인에게 더 많은 기회와 여유를 제공할 수 있으며, 노동 시간이 줄어들고 여가 시간이 늘어나는 등 개인의 삶의 질이 전반적으로 향상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같이 자신들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보는 답변을 내놓는다. 그런데 낮은 출생율은 노인세대의 비중이 높아지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그러면 노인 부양 부담 증가, 내수 시장 축소, 국방력 약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인공지능 시대의 인구 감소는 단순히 비극이 아니라, 사회 시스템을 재설계하고 새로운 값어치와 삶의 방식을 찾을 기회로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아무리 큰 재정을 투입하더라도 출산율이 금방 전환되기는 어렵고 인공지능의 발전을 막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이런 인공지능의 답변은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다고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들도 이제 인구 감소를 불안하게만 보는 것을 넘어서서 이를 새로운 각도에서 보고 대책을 세우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따라서 인공지능의 시대에는 성장을 우선적으로 중요시하는 정책, 모든 정책을 출산율 늘이는 데에 집중하기보다는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더욱 현명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듣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이미 관련 연구서적들이 나오고 있다. 그것은 인공지능과 인간이 공존하는 새로운 사회 모델을 구축하느냐의 문제다. 중국과 우리나라의 인구문제는 그렇게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의 과제를 던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동식 인문탐험가 sunonthetr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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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식 인문탐험가

전 KBS 해설위원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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