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환수 조선전기 ‘시왕도’ 공개

  • 등록 2025.07.31 12: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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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새 나라 새 미술: 조선 전기 미술 대전>에서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유홍준)은 8월 1일부터 용산 개관 20돌 기념 특별전 <새 나라 새 미술: 조선 전기 미술 대전>에서 새로 환수된 ‘시왕도’ 10점 가운데 3점을 공개한다.[붙임 1] 이번에 전시되는 ‘시왕도’는 올해 초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이 나라 밖에서 환수한 뒤 국립중앙박물관이 보관 중인 작품으로, 앞으로 조사와 연구, 전시를 통해 관람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조선 전기 시왕도 10점을 모두 갖춘 국내 첫 사례

시왕(十王)은 사람이 죽은 뒤 저승에서 차례로 만난다고 믿어진 열 명의 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부터 사람이 죽은 지 7일째부터 3년까지 열 명의 왕을 차례로 만나 죄의 심판을 받는다는 믿음이 성행했다. 조선 전기까지는 지장보살과 함께 한 폭에 그려진 경우가 많았으며, 시왕을 10폭에 나눠 그린 예는 아주 드물다. 이번에 선보이는 ‘시왕도’는 조선 전기 16세기에 그려진 것으로 한 폭에 한 명의 왕을 그려 모두 10폭으로 이루어진 완질본이다. 조선 전기까지 그려진 시왕도 가운데 10폭을 모두 갖춘 것은 이 작품을 포함하여 단 2건뿐으로, 이번 입수로 국내에서 귀중한 사례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생전의 죄를 심판하는 지옥의 왕들

이번 전시에서는 ‘시왕도’ 가운데 제5 염라왕, 제6 변성왕, 제8 평등왕 그림을 소개한다. 염라왕은 사람이 죽은 뒤 다섯 번째 7일에 만나는 왕이다. 죽은 이는 염라왕 앞에 가면 머리채를 잡혀 거울 앞에서 그동안 지은 죄를 비춰 본다고 하여 염라왕 그림에는 언제나 업경(業鏡)이 그려진다. 이번에 공개하는 염라왕 그림에도 죄인이 옥졸에게 이끌려 거울에 죄를 비춰 보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 거울에는 네발짐승을 죽이는 모습이 비춰지고 죄인 주변에 소, 닭, 오리 등의 동물이 그려졌는데, 이는 고려시대 이후 우리나라 시왕도에서 자주 나타나는 특징이다.

 

여섯 번째 7일에 만나는 변성왕 그림은 하단에 표현된 연화화생 장면이 특징적이다. 그림에는 타오르는 불길에 끓는 솥이 그려졌는데 이는 본래 죄인을 끓는 솥에 넣는 확탕지옥(鑊湯地獄)의 동기다. 그러나 이 그림에서는 끓는 솥 안에 연꽃과 연잎이 떠 있고, 빛에 둘러싸인 인물이 솟아오르는 연화화생 장면이 그려졌다. 지옥의 고통에 그치지 않고 구제된 이후의 모습까지 그린 교화적인 그림이라 할 수 있다. 죽은 뒤 100일이 되면 여덟 번째 왕인 평등왕을 만난다. 이 평등왕 그림에는 죄목을 적은 두루마리를 저울에 달아 무게를 재는 업칭(業秤)이 그려졌다. 붉은색의 업칭 표현은 고려 후기 시왕도 그림부터 나타나는 특징으로 이를 계승한 표현이다.

 

8월 5일~8월 10일, 새 전시품 공개 기념 무료개방

특별전 <새 나라 새 미술: 조선 전기 미술대전>은 8월 마지막 전시품 교체를 앞두고 있다. 8월 5일부터는 호림박물관 소장 국보 ‘분청사기 조화박지 연어문 편병’[도1]을 비롯한 12건 12점이 관람객을 기다린다. 조선 전기 꽃과 동물 그림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모견도’[도3]와 ‘화조도’도 전시될 예정이다. 보물 ‘수륙무차평등재의촬요’[도4]는 왕실에서 발원하여 소장했던 불교의식집의 기품을 잘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거듭하여 방문하는 ‘N차 관람’이 많아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러한 성원에 보답하여 새 전시품이 공개되는 8월 5일(화)부터 10일(일)까지 엿새 동안 무료 개방한다. 티켓 링크 사이트(https://www.ticketlink.co.kr)와 박물관 매표 창구에서 무료 관람권을 발권하여 입장할 수 있다. 방학을 맞아 조선 전기 미술을 더 가까이 만날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성훈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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