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힌 움직임과 소외된 물성, <재활용? 제활용!>

  • 등록 2025.09.21 10:4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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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묘제례악과 재활용으로 풀어낸 동시대 무대의 윤리적 상상력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2025년 10월 3일과 4일, 안무가 김현우가 이끄는 창작 프로젝트 ‘곰시선’의 <재활용? 제활용!>이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소외된 가치들과 기억의 파편을 예술로 되살리는 제의적 예술행위로, 생계, 육아, 사회적 여건 등으로 인해 활동을 중단했던 문화·예술인들의 이야기, 잊힌 전통의 춤사위, 폐기된 무대 소품 등 ‘예술계의 사라진 것들’을 무대 위로 다시 소환하는 작업이다.

 

김현우는 문화예술계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었던 네 명의 예술인들과 만나 그들의 삶과 움직임을 영상과 오브제로 기록했고, 그 상징물들을 ‘제물’처럼 무대 위에 헌정한다. 이 과정을 통해 관객은 잊힌 존재들과 감정이 예술로 되살아나는 의례적 장면을 마주하게 된다.

 

공연은 한국 고유의 제의 형식인 ‘문묘제례악’의 절차(영신례, 전폐례, 초헌례, 아헌례, 종헌례, 음복례, 송신례)를 창작적 구조로 삼아 7개의 장면으로 구성된다. 과거를 기리고, 현재와 연결하며, 새로운 예술적 가치로 환생시키는 형식적 실험이다. 전통 제사의 호흡과 미학은 현대적 무대 언어로 번역되어 삶, 시간, 움직임의 본질을 깊이 탐색하는 퍼포먼스로 확장된다.

 

 

재활용(업사이클링)을 실천하는 지속 가능한 공연 실험

 

<재활용? 제활용!>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 예술과 환경의 연결고리를 실천적으로 구현하는 무대다. 공연 제작 전반에 걸쳐 ‘재활용’의 창작 방법론이 적용된다. 실제 대담자들이 사용하던 사적인 물건은 무대 소품과 세트로 재탄생하며, 버려진 오브제는 타악기로 변형되어 문묘제례악의 음향을 구성한다. 의상은 기부받은 자원을 재활용해 새롭게 제작되었다.

 

이는 일회성으로 소비되고 폐기되는 기존의 공연 제작 방식을 넘어서, 지속 가능한 예술 제작 방식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시도다. 무대 위의 실천은 관객의 인식으로까지 이어지며, 공연 이후에도 기억될 수 있는 값어치의 재구성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번 공연은 2025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 선정작으로, 전통과 현대, 예술과 환경이라는 두 축을 교차시키며 동시대 무대예술의 윤리적 방향성과 가능성을 제시하는 작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안무를 맡은 김현우는 일상 속 감각과 사라진 움직임을 무대 언어로 재구성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으며, '곰시선'은 그가 주도하는 창작 레이블로, 다양한 장르를 혼합해 콜라주처럼 구성된 실험적 무대를 지향한다.

 

제작진은 안무 및 공동출연 김현우, 공동창작 및 출연 강진비ㆍ김은이ㆍ양진영ㆍ황서영, 인터뷰이 송진우ㆍ안예령ㆍ윤지현ㆍ최문영, 음악감독 및 연주 김문고, 연주 김동빈, 무대 김진우, 조명 류백희, 미술 문해주, 사진/영상 전주영, 포스터 디자인 윤지현, 그래픽 디자인 김윤혁, 프로듀서 박신애ㆍ한채령, 진행 노혜림이 함께 한다.

 

공연 시각은 3일 (금) 저녁 7시, 4일 (토) 낮 3시, 저녁 7시다. 이번 공연은 전석 30,000원으로 관람할 수 있다.다. 할인 및 예매 문의는 010-3252-5487, 인터뷰 및 보도자료 문의는 010-4441-9943으로 하면 된다.

 

 

김영조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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