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서울시만이 아닌 국민 전체의 소중한 유산이다

  • 등록 2025.11.19 11:4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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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과 서울시의 종묘 주변 재개발 논란에 붙여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최근 언론에는 종묘 주변 세운4구역 재개발과 관련하여 온갖 기사가 올라오고 있다. 특히 제목만 보면 한겨레의 “오세훈, 종묘서 본 ‘세운 재개발’ 예상도 공개…‘숨 막힐 경관 아냐’를 비롯하여 ”서울시, 세운4구역 완공 경관 시뮬레이션 첫 공개…‘조화 이루는 높이 찾은 것’“, ”서울시, 종묘 앞 개발 논란에 ‘이번 사업은 도심 녹지축 완성하는 것’“ 등으로 서울시 주장을 긍정적으로 묘사하거나 ”종묘ㆍ덕수궁 주변 고도제한 풀린다.“로 고도제한 풀리는 것이 확정된 것인 양 보도하는 것 일색이다.

 

이에 반하여 경향신문은 사설을 통해 ”유네스코 요구한 ‘종묘 세계유산평가’, 서울시는 받으라.”라고 주장하여 다른 언론과 차별성을 보인다. 경향신문은 “유네스코는 외교문서에서 재차 ‘고층건물에 의한 세계유산 종묘 훼손 우려’를 표하면서 세계유산영향평가를 권고했다. 그저 권고가 아닌 사실상 요구라고 봐야 한다. 서울시가 계속 무시한다면 세계유산 지정 취소 같은 최악 상황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종묘의 지정이 취소된다면 문화강국 한국과 서울의 국제적 평판이 하락하고 국민적 자부심도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라고 강하게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 이 싸움은 서울시와 국가유산청 곧 국내기관 사이 싸움이 아니고, 서울시와 국제기구 ‘유네스코’와의 다툼이다. 다시 말하면 단순한 국내 다툼이 아니라 종묘의 세계유산 지위가 사라질 수 있는 아주 종요로운 문제다. 유네스코는 단순히 세계유산영향평가를 권고만 한 게 아니다. 여차하면 세계유산 지위를 박탈할 태세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언어학자들이 손꼽는 위대한 글자 한글을 가진 나라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 한국인 여성이 만들고 부른 노래가 빌보드 핫100 1위 등 글로벌 차트를 석권하면서 전 세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그 OST인 ‘골든’이란 노래의 후렴구는 “영원히 깨질 수 없는”, “밝게 빛나는 우린”, “우린 빛나기 위해 태어났으니까”처럼 우리말이 튀어나와 한국 문화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일이 되어 버렸다.

 

이런 대한민국은 유네스코에 세계유산으로 17건이 등재돼 있는데 1995년 석굴암ㆍ불국사, 해인사장경판전과 함께 종묘가 처음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그렇게 첫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종묘의 위상에 흠집이 나는 상황만은 피해야 한다.

 

더구나 종묘는 서울에 있을 뿐 서울시만의 유산이 아니고 온 국민의 유산이다. 그런 종묘의 위상을 헤칠 수 있는 정책을 서울시장 맘대로 결정할 수는 없다. 그것도 전체 서울 시민의 의견을 묻는 것도 아니고 주민협의체 동의를 핑계로 개발계획을 밀어붙일 수가 있는가? 더구나 주민협의체란 일반 시민이 아니라 그 지역 부동산을 소유한 소수 인물일 수밖에 없지 않은가?

 

한 유튜브 방송에 나온 건축가 임형남 씨는 “종묘 주변 세운4구역에 고층빌딩을 짓는 것은 도자기를 양은그릇과 바꾸자는 것과 같다”라는 말을 했다.

 

제발 소중한 문화유산을 정치에 악용하는 못난 행위, 거두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나아가 세계 문화를 이끄는 대한민국의 종요로운 보물 ‘종묘’가 세계유산 지위를 박탈당하는 볼썽사나운 사태를 만들지 말라.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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