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숙 명창의 서도민요 음반 출시

  • 등록 2026.02.24 10:5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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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772]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이건자 명창이 그의 제자들과 함께 꾸민 제13회 <경기산타령 발표회> 이야기를 했다.

 

이건자 명창은 서울 성북구가 자랑하는 국가무형문화유산 <선소리 산타령>의 ‘전승교육사’로 활동하는 국악인이다. 국악계에는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국가로부터 해당 분야 전승교육사로 인정을 받는다는 사실은 말처럼, 그렇게 쉽고 간단한 과정이 아니다. 그는 이미 오래전에 성북구에 개인 소리 학원을 개원하여 찾아오는 제자들과 함께 산타령을 부르고 있다. 지난해도 해를 보내는 길목에서 모처럼 마련된 <이건자 명창의 소리판>이 지역의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 주었다고 얘기했다.

 

이번 주에는 다시 서도소리로 돌아가서 서도소리의 정석을 담은 민요음반이 유지숙에 의해 세상에 소개되어 그 관련 이야기를 시작해 보고자 한다. 항상 서도소리의 새로운 자료를 찾아다니고, 또한 입수한 자료들을 매만지는 유지숙 명창과 그의 후배들에게 격려의 말을 보낸다.

 

서도민요로는 현재 다양한 형태의 노래들이 전해오고 있으나. 이 음반에서는 <긴아리>, <자진아리>, <산염불>, <자진염불>, <난봉가>, <자진난봉가>, <양산도>, <몽금포타령>, <배치기> 등이 담겨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이 음반에는 위와 같이 잘 알려진 노래 가사 말고도, 묻혀 있거나 잊힌 노랫말들도 특별히 찾아내 수록하였다고 해서 관심을 끄는 것이다.

 

 

노랫말의 선택도 흥미롭지만, 각 절(節)마다 잔가락을 보태거나 없애거나, 또는 다양한 시김새를 활용한 서도소리의 독특한 표현들을 복원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것이다. 이제껏 유지숙의 서도소리는 기본적으로 서도소리의 전통적인 시김새를 기본으로 해서 노래해 왔는데, 일부의 소리는 옛 명창들의 개성이 담긴 다양한 소리를 재현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런데 이 음반에서는 같은 선율형이라 해도, 그 풍기는 분위기를 다양하게 표현하기 위해 느린 노래들의 장단을 조금 당겨서 부름으로써 흥취(興趣)를 살리거나, 또는 피리라든가, 장고, 또는 대금을 곁들인 반주악기와의 조화를 시도한 노래들도 담겨 있는데, 이러한 변화의 시도는 서도소리의 특징을 훤히 꿰고 있는 유지숙의 긍정적 경험이 이루어 낸 결과여서 공감이 크다.

 

특히, <양산도>라든가, <몽금포타령>, <배치기>와 같은 민요에 있어 그 본절(本節)대목은 유지숙 명창, 본인이 직접 메겼고, 받는 대목의 소리들은 그와 함게 호흡을 맞추어온 장효선, 이나라, 김유리, 김지원, 오현승 등이 담당했다고 하는데, 다양한 노래에 따라 각기 다른 흥취가 제대로 묻어나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후학들과 호흡을 맞춘 사제합심(師弟合心)의 결과여서 더욱 멋진 소리가 되었다는 뒷소문도 퍼지고 있다.

 

 

특히, <배치기>는 장구와 징을 연주한 원완철의 신명나는 연주와, 태평소로 원음의 가락들을 멋지게 그려낸 최경만 명인의 연주도 일품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마치 재즈 거장들의 즉흥연주에 비견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명연주는 유지숙의 신들린 소리와도 멋진 조화를 이루어 내는 것이다.

 

서도소리, 그 가운데서도 서민들의 노래인 서도민요는 한반도의 서쪽, 황해도나 평안도 지역의 소리로만 남아 있는 것 더 이상 아니다. 이 음반처럼 분단의 역사를 뒤로하고 ‘대동강 물을 마셔본 적 없는’ 새로운 세대인 유지숙 같은 소리꾼들의 노력으로 전통의 맥이 이어져 간다는 것이 고마울 뿐이다.

 

모처럼 담백하고 깔끔한 민요음반을 만나서 기쁘다. 또한 이런 절창은 많은 사람들이 함께 같이 즐길 때, 더욱 빛나는 법이라고 힘주어 말하고 싶다. (다음 주에 계속)

 

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suhilkw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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