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담양군 고서면 산덕리에는 조선 중기 문신 오희도가 살던 집의 정원 명옥헌이 있습니다. 흐르는 물소리가 옥구슬이 부딪쳐 나는 소리와 같다고 여겨 명옥헌(鳴玉軒)이라 했다지요. 명옥헌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아담한 정자인데 그 동쪽에는 작은 내가 흐르고 있으며 이 물을 끌어들여 연못을 꾸며 놓았습니다. 연못은 세상이 네모나다는 옛 사람들의 생각대로 네모나게 만들었는데 가운데에는 자연석으로 된 섬이 있지요. 또 연못 주위에는 한여름 붉은 꽃이 아름답게 피는 배롱나무가 있으며 오른편에는 소나무 군락이 있어 그 운치를 더합니다.
명옥헌이 있는 이 정원은 오희도(吳希道,1583~1623)가 광해군 치하의 어지러운 세상에서 피하여 조용히 지내려고 옮겨와 살게 되면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는 집 옆에 ‘망재(忘齋)’라는 조그마한 서재를 짓고 틈틈이 자연을 즐겼지요. 그가 세상을 뜬 뒤 그의 아들 오이정(吳以井)이 아버지가 평소 자연을 즐기던 이곳에 터를 잡아 명옥헌을 짓고, 아래위에 못을 파 꽃나무를 심어 가꾼 것이 오늘날 전하는 명옥헌 정원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땅 넓이 13,484㎡로 명승 제58호로 지정된 이 명옥헌 정원 곧 ‘명옥헌 원림(鳴玉軒 苑林)’은 이웃 담양군 남면(南面) 지곡리(芝谷里)의 소쇄원과 함께 아름다운 정원으로 꼽힙니다. 이 명옥헌 원림이 지난 12월 25일 서울에서 열린 제12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공존상을 수상했지요. 작년에 12회째를 맞는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는 산림청과 생명의 숲 국민운동, 유한킴벌리가 '생명의 숲을 찾습니다'라는 구호를 걸고 여는데, 전국 81곳의 숲이 겨루어 오대산 국립공원 전나무숲이 생명상에, 담양 명옥헌 원림을 비롯해 전북 임실 대말방죽숲 등 9곳이 공존상에 선정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