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토박이말]드티다

  • 등록 2014.02.07 09:03:19
크게보기

토박이말 되새김

[오늘 토박이말] 드티다

[뜻]미리 하기로 되어 있던 것이나 다짐했던 것이 어그러져 뒤로 미뤄지다. 또는 뒤로 미루다. 
[보기월] 하던 일을 드티고 해달라는 일을 먼저 하다보니 일이 자꾸 늦어집니다.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어제 하얀 눈으로 덮인 누리를 보고 싶다는 제 바람은 제가 글을 올리고 나자마자 물거품이 되어 있었습니다. 가랑눈이 내리는 걸 보고 글을 썼는데 그리 얼른 그칠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도 곳곳에서 올려 주신 찍그림으로 눈구경을 할 수 있었습니다. 눈을 구경하기 어려운 곳에 사는 저같은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눈이 지겹게 느껴지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비나 눈이 오고나면 날이 조금 풀릴 거라고 하더니 아침 날씨를 봐서는 풀린 줄 모르겠습니다. 어제보다는 옷을 조금 얇게 입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은 안팎으로 챙겨야 할 일이 많아서 참 바쁩니다. 그래서 어떤 일은 아예 손도 대지 못하고 있는가 하면 깜빡 잊고 있다가 놀라 서두르기도 합니다. 깜빡하고 있다가 생각이 나거나 빨리 달라고 조르면 하던 일을 드티고 해 달라는 일을 먼저 하다보니 일이 자꾸 늦어집니다. 한참에 여러 가지 일들을 놓치지 않고 잘하는 사람이 부럽기만 합니다. 

'드티다'는 위와 같이 '연기하다, 연기되다'는 한자말을 갈음할 수 있는 말입니다. 아래와 같이 쓰인 보기를 보시면 더 잘 알 수 있습니다. 

 
  - 기일이 드티면 손해를 보게 된다. 
  - 남편이 오늘 나오나? 오늘 못 나오면 내일 나오나 하고 안 떨어지면 하루씩 드티어서 수없이 떼 보는 것이다.(염상섭, 무화과) 
  - 후퇴나 철수할 시간을 드티어 주느라고, 총으로 탱크와 싸운 용사 아닌가!(염상섭, 취우)

이 뜻 말고도 '밀리거나 비켜나거나 하여 조금 틈이 생기다. 또는 그렇게 하여 틈을 내다.'는 뜻이 있습니다. 아래의 보기를 보시고 쓰임새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문짝이 드티다.
  -힘주어 미니까 바위가 약간 드티는 것 같다. 
  -조금만 자리를 드티면 몇 사람 더 앉겠네.(표준국어대사전)

오늘도 할 일을 하다가 다 못하고 나머지는 드티고 가야할 곳이 있습니다. 반가운 만남이 기다리고 있어 좋지만, 다녀오고 난 뒤 다가올 이틀 남들은 쉬는 날이지만 저는 일 때문에 쉬지 못 할 듯합니다. 남은 하루 웃으며 보내시고 이틀을 새 기운 얻는 데 쓰시기 바랍니다. ^^
 
리창수 기자 baedalmaljigi@gmail.com
Copyright @2013 우리문화신문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시 영등포구 영신로 32. 그린오피스텔 306호 | 대표전화 : 02-733-5027 | 팩스 : 02-733-5028 발행·편집인 : 김영조 | 언론사 등록번호 : 서울 아03923 등록일자 : 2015년 | 발행일자 : 2015년 10월 6일 | 사업자등록번호 : 163-10-00275 Copyright © 2013 우리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ine996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