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제 일반인들도 누구나 손바닥에서 세상사를 다 볼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손바닥만 한 슬기전화(스마트폰) 화면에서 단순한 카메라 영상이 아닌 전 세계의 세세한 부분까지 실시간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위치정보와 증강현실을 이용한 사이트(앱) 2가지를 소개한다.
전 세계 하늘 위 비행기를 들여다본다
뉴욕의 무역센터를 비행기로 충돌해 붕괴시킨 9・11 사태 때 미국은 미국 하늘의 모든 비행기를 비상 착륙시켰다. 추가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이때 뉴스 화면에는 미국 상공의 모든 비행기를 커다란 전광판을 통해 통제하는 모습이 잠깐 비춰지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의 일이다. 당시엔 GPS(Global Positioning System)가 군사적 목적으로만 사용 가능했지만 이제 어느 누구나 이러한 화면을 손바닥 안에서 띄울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이트가 플라이트레이더24(www.flightradar24.com)이다. 웹사이트에서도 접속 가능하지만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면 더 편하고 실감나게 증강현실을 경험할 수 있다.
플라이트레이더24는 실시간 항공기 레이더 정보를 볼 수 있는 증강현실 사이트이다. 과거에는 하늘에 날아다니는 비행기 위치를 추적하거나 실시간으로 항공기의 항로를 볼 수 있는 것은 공항의 관제탑이나 공군 레이더 기지에서나 가능했지만 이젠 안방에서, 혹은 길거리에서 머리 위의 항공기 정보를 바로 알 수 있다.
이 사이트나 앱에 접속하면 현재 자신의 위치를 중심으로 어떤 항공기가 하늘에 떠있는지 즉시 볼 수 있다. 축소나 확인도 가능하고, 장소를 미국이나 유럽 등으로 옮겨 지구상 어디라도 모든 비행기의 운항 정보를 볼 수 있다. 특정 비행기를 클릭하면 그 비행기의 기종에서부터 항공사 이름, 출발지와 도착지, 현재 고도와 속도, 주변 온도까지 상세히 보여준다. 만약 슬기전화일 경우 하늘 위 비행기를 향하기만 해도 해당 항공기의 정보와 거리, 방향 등을 알 수 있다.
바람, 먼지, 파도, 구름까지 한번에
옛날 사람들은 날씨를 예측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써왔다. 예를 들어, 달무리가 생기면 비가 온다거나 저녁노을이 지면 다음 날이 맑다거나 개미들이 줄지어 가면 비가 올 거라는 예측들이 그것이다. 심지어 팔, 다리가 쑤시면 비가 온다는 개인들의 경험에 근거한 속설도 날씨를 가늠하는데 활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젠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다. 날씨 예측에 그치지 않고 바람의 방향과 강도, 먼지의 이동, 비나 눈의 여부, 구름의 이동, 파도의 높이나 해류 이동방향 등을 손바닥 안에서 다 볼 수 있는 윈디티브이(www.windytv.com) 같은 사이트가 대표적이다.
웹이나 슬기전화에서 윈디티브이에 들어가 보면 자신의 위치 정보에 기준해 해당 나라 또는 지역에 부는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볼 수 있다. 차림(메뉴)을 누르면 바람은 물론 온도, 구름, 비/눈, 파도, 기업 등의 정보를 그래픽으로 보여준다. 어느 지역에 태풍이나 돌풍이 부는지, 구름의 경우 습도나 오존층, 각 지역별 강수 확률, 바다의 온도나 풍랑, 너울 등의 수치를 알 수 있다.
스포츠를 할 때나 여행갈 때, 비행기나 배를 타야 할 때 이런 정보를 미리 안다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우리나라 전체에 며칠 동안 황사가 지독하게 꼈을 때 고등어 구이 때문이 아니라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 때문으로 결론 내릴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앱 덕분이었다.
이처럼 손바닥에서 전 세계를 꿰뚫어보듯 다양한 정보를 볼 수 있는 건 지구 대기권에 올려진 정지위성들과 함께 지구 곳곳에 설치된 레이더 및 수신기를 통해 받은 실시간 데이터 덕분이다.
각 나라, 각 지역의 항공기는 물론 바람, 구름, 온도 등을 측정해서 데이터를 받아 이를 재가공해서 공개하는 것이다. 항공기 트래킹(tracking, 인공위성 따위의 비행체를 추적하고 관측하여 그 궤도 및 위치를 정하는 일)의 대명사가 된 플라이트레이더24의 경우 전 세계 7,500군데에 설치된 수신기를 통해 데이터를 받는다고 한다. 만약 손오공이 이 시대에 다시 존재한다면 부처님 손바닥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안랩(AhnLab) 제공
Copyright @2013 우리문화신문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