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오는 10월 11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중구 삼일대로9길 12. 삼일로창고극장에서 연극 <극장모독>이 무대에 오른다. 동시대 독일 연극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작가로 주목받고 있는 시반 벤 이샤이는 1978년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출신이다. 2012년부터 베를린에서 활동하며 영어로 집필하는 벤 이샤이는 국가, 민족, 젠더, 세대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와 깊이 있는 탐구를 담은 희곡 ‘상처는 영원하다(2022)’, ‘연인처럼(2022)’, ‘사랑/논쟁적인 연습(2020)’ 등을 선보이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독일의 저명한 연극전문지 「테아터 호이테」는 그녀를 2022년 ‘올해의 극작가’로 꼽았으며, 베를린 막심 고리키 극장에서 2022년 12월 초연된 ‘극장모독’을 2023년 ‘올해의 희곡’으로 꼽았다. 창의적인 접근 방식과 뛰어난 예술적 표현력으로 2023년 뮐하임 연극제에 초청되어 찬사를 받은 ‘극장모독’은 기존 연극 형식을 파괴했던 페터 한트케의 ‘관객모독(1966)’을 연상시키며, 극장의 권력 구조와 젠더 위계, 연극생태계를 배우, 관객, 극장의 목소리로 예리하게 파헤친다. 지금, 이곳에서 공공극장과 극단이라는 기관을 해부한다! 사회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는 공공극장과 극단의 ‘현장성’을 성찰하며, 이를 국내 초연작 <극장모독>을 통해 구현하고자 한다. 사회의 권력 구조를 다루는 ‘정치적인 연극’조차 기존 기관의 권력 유형과 의제를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마주하며, “기존 권력 구조를 계속 재생산한다면 과연 ‘정치적인 연극’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연극 ‘극장모독’은 민주주의 공론장으로서 극장의 본질과 사회적 의미를 재조명하며, 공공극장의 존재 방식과 동시대 ‘정치적인 연극’에 대한 담론을 더욱 풍성하게 하고자 한다. 때론 사랑을, 때론 이별을, 때론 희망을, 때론 절망을 노래하며… ▸ 1부 기관으로서의 몸: 공공극장과 극단이라는 기관에 속한 배우들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이들이 기관의 권력 구조와 위계 속에서 경험하는 갈등과 직업적 역설을 조명한다. ‘정치적인 연극’을 외치면서도 실존적 불안에 갇혀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배우들… 무대 위 배우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 2부 관습으로서 공연: 극장에서 침묵 속에 머무는 관객들의 다채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극장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공연이 끝날 때까지, 관객들이 경험하는 내면의 흐름과 감정이 생생히 그려진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귀가를 고민하거나, 관객 참여형 연극에 대한 불안을 느끼는 순간들까지…. ▸ 3부 인접한 터에 미래를 재건하기 철거와 보존의 기로에 선, 오랫동안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아 쇠락해 가는 극장이 이제 말하기 시작한다. 건축적 몸이 예기치 못한 다양한 생명으로 가득 차며 서서히 변모해 가는 과정을... 극장이라는 공간이 완전히 새로운 의미로 재탄생하는 순간, 우리는 무엇을 감각하게 될까? 공연 시각은 평일 저녁 7시 30분, 토ㆍ일요일 낮 3시며, 월요일은 쉰다. 입장료는 18,000원부터 35,000원이며, 네이버예약(https://booking.naver.com/booking/12/bizes/936661/items/6177153?preview=1&tab=book)에서 예약할 수 있다. 공연에 관한 문의는 삼일로창고극장(02-3789-9635)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