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 김영조 기자] 날로 더워지는 날씨에 부채만 한 벗도 없을 것입니다. 무더운 여름철 요긴하게 쓸 부채를 만들어 주는 기술을 가진 사람을 선자장(扇子匠) 이라고 합니다. 부채에 관한 우리나라 문헌 가운데 가장 오래된 기록으로는 《삼국사기》 견훤조에 견훤이 고려 태조(재위 918∼943)에게 공작 깃으로 만든 둥근 부채인 공작선을 보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전주에 선자청을 두어 부채를 생산, 관리하도록 하기도 했지요.
▲ 방구부채(태극선),전주한지박물관 제공
선자장에는 합죽선과 태극선 두 종류의 부채가 있는데 합죽선 곧 쥘부채는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도록 만든 부채로, 철저히
수공예품으로 전수하고 있습니다. 만드는 과정은 40개의 부채살을 만든 뒤 합죽(合竹)한 부채에 인두로 무늬를 새겨 넣는데 대나무의 때를 빼내
빛이 나게 하고, 부채 종이에 산수화나 꽃, 새 따위를 그려 넣는 작업입니다. 부채에 종이를 바르고, 부채의 목을 묶으면 완성되지요. 합죽선은
예전에 양반들의 꾸미개(장신구)로 썼으며 합죽선을 가지고 다니지 않으면 양반축에 들지 못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단오 때 진상되었던
전주 태극선은 대나무와 태극무늬의 비단헝겊, 손잡이를 고정시키기 위해 사북장식 따위를 재료로 쓰며 만드는 과정은 일곱 가지로 나뉘는데, 대나무를
일정한 굵기로 쪼개어 납작하게 만들고 종이 위에 풀을 칠한 뒤 살을 알맞게 배열하고, 살과 종이를 밀착시켜 부채의 형태대로 오리고 마무리하는
과정을 거치면 완성되지요. 선자장은 전통적인 공예기술로 이기동, 엄주원 선생이 합죽선 기능보유자이고 조충익, 방화선 선생이 태극선 기능보유자로
그 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