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말복, 일꾼을 위한 척서단 내려준 정조

  • 등록 2025.08.09 09:5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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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5127]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불볕더위가 이 같은데 성 쌓는 곳에서 감독하고 일하는 많은 사람이 끙끙대고 헐떡거리는 모습을 생각하니, 밤낮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잠시도 놓을 수 없다. 이러한데 어떻게 밥맛이 달고 잠자리가 편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이처럼 생각한다고 해서 속이 타는 사람의 가슴을 축여 주고 더위 먹은 사람의 열을 식혀 주는 데 무슨 보탬이 되겠는가. 따로 한 처방을 연구해 내어 새로 약을 지어 내려보내니, 나누어 주어서 속이 타거나 더위를 먹은 증세에 1알 또는 반 알을 정화수에 타서 마시도록 하라”

 

위는 《정조실록》 18년(1794) 6월 28일의 기록으로 정조 임금이 화성을 쌓는 공사장의 일꾼들이 더위에 지쳐 몸이 상할 것을 걱정한 나머지 더위를 씻어준다는 ‘척서단(滌暑丹)’ 4천 정을 지어 내려보냈다는 내용입니다. 오늘은 삼복의 마지막 말복(末伏)입니다. 가을로 들어선다는 입추가 지난 지 이틀이 되었고, 더위를 처분한다는 처서가 보름 밖에 남지 않았지만, 아직 혹독한 불볕더위가 온 지구촌을 뒤흔들고, 밤에는 열대야로 잠 못 들게 하는 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요즘처럼 복지경(伏地境, 더위가 한창인 때)엔 자칫하면 열사병이 걸리거나, 짜증이 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절대군주였던 정조 임금은 빙고에서 꺼내온 얼음으로 시원하게 지냈을 텐데도,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화성 공사장에서 더위와 싸우는 일꾼들을 걱정하여 척서단이란 약까지 만들어 나눠주라고 했습니다. 이때 우리도 건설 현장에서 땀을 흘리며 일하는 사람들의 처지를 생각하면서 불볕더위를 날려 보내면 어떨까요?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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