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에게 시간을 나눠준 세종의 오목해시계

  • 등록 2017.10.18 23:4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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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669]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하늘을 대리하여 지상세계를 다스린다는 생각을 했던 절대권력자 임금은 관상수시(觀象授時) 곧 하늘의 현상을 관찰하여 정확한 시각을 알아내고 이것을 백성들에게 알려주었습니다. 따라서 시간을 안다는 것은 바로 권력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을 독점한 것이 아니라 백성들에게 나눠준 임금이 있으니 곧 세종대왕이었지요.


 

세종은 세종 16(1434) 오목해시계(앙부일구, 仰釜日晷)를 궁궐 안이 아니라 백성이 많이 지나다니는 혜정교(惠政橋, 지금 교보문고 부근에 혜정교 표지판이 있음)와 종묘(宗廟) 앞에 설치해 임금을 위한 시계가 아니라 백성을 위한 시계로 설치한 것입니다. 또 글을 모르는 백성이 쉽게 시간을 알 수 있도록 12간지 한자 대신, 12개의 동물 그림으로 시각을 표시했지요. 따라서 오목해시계는 백성에게 시간을 나눠준 백성사랑의 결과물이었던 셈입니다.

 

그러나 세종 때에 만들어진 이 오목해시계들은 임진왜란 때 모두 없어졌다가 17세기 후반 현종숙종 때 다시 만들게 됩니다. 하지만 이때 만든 것은 세종 때 만든 오목해시계와는 다릅니다. 세종 때 해시계가 백성들을 위한 공중용 시계였다면, 이때의 해시계는 궁궐이나 대갓집에 설치하기 위해 청동으로 만든 고급스런 오목해시계였지요. 뿐만 아니라 12개의 동물 그림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요즘 남아있는 오목해시계는 이렇게 백성사랑이 사라진 것들이어서 참 아쉽습니다.

 


김영조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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