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 지표 대변, 매일 관찰해보자

2021.01.31 11:42:30

하루 3회에서 2일 1회까지도 정상변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73]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진료하면서 환자들과 하는 가장 빈번한 대화 가운데 하나가 대변과 소변에 관한 이야기이다. 아이들의 기체증을 풀어줄 때 소변 변화를 점검하고, 성인들의 노폐물을 제거할 때 배변과 소변의 색과 형태의 변화를 통하여 노폐물 제거 경과를 파악할 수 있으므로 꼭 필요한 대화다.

 

그러므로 처방에 따라 대소변을 관찰하도록 권하는데 환자들은 대소변을 관찰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대소변에 대하여 말하는 자체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더럽다는 인식과 관습에 남아있는 혐오 때문에 꺼리는 것인데 가장 쉽고 빠르게 자신의 건강을 점검할 수 있는 수단이므로 한약을 복용할 때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배변을 관찰하는 습관을 지니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먹은 음식은 입에서 씹는 것에서 출발하여 소화 흡수를 거친 후 대장에서 최종적으로 발효하는 과정을 통하여 깨끗하게 정리된 변으로 자연에 환원된다. 그러므로 최종 결과물인 대변을 관찰함으로써 내가 먹은 음식물의 소화 정도를 알 수 있고 아울러 나의 소화기 장부 상태를 유추할 수 있다.

 

곧 대변이 황금색 쾌변이라면 내가 먹은 음식이 충분히 소화되었고 이 음식은 나에게 부담이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 아울러 나의 장부 상태가 건강하고 이상이 없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반대로 음식을 먹었는데 배변 색이 안 좋거나 설사나 변비가 발생하였다면 음식에 문제가 있거나, 내 몸에 문제가 있어서, 무언가 정상을 벗어난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배변을 관찰하면서 스스로 건강도 점검하고 내 몸에 맞는 좋은 음식을 알아갈 수 있다. 이것은 건강을 증진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생활 습관이다.

 

그러므로 배변 상태에 대한 대략적인 기준을 알아 두고 정상과 비정상을 참고해서, 일시적인 비정상은 음식조절로 개선을 시도하시고 지속적일 이상이 있을 때는 적극적인 치료를 계획하도록 하자.

 

 

 

대변을 관찰하는 기준

 

1. 형태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① 정상변 : 일반적으로 뱀이 똬리를 튼 듯한 변 모양으로 형태를 유지하되 가늘고 긴 변으로 어린이들의 동화책에 나오는 형태이다. 사람에 따라 굵고 짧은 모습과 가늘고 긴 모습의 편차가 있으나 처음과 중간, 끝의 모양이 엇비슷한 모습으로 변기에서 물과 섞여도 흐트러지지 않을 정도의 모습이 무난하다.

 

② 변비 : 형태에 따른 변비에 2가지 모습이 있다. 하나는 조시(燥屎)라 부르는 것으로, 처음 나오는 변이 딱딱한 형태로 염소똥 혹은 토끼똥이라 하는 형상이다. 변비의 보편적 모습으로 대장의 직장 초입에 오래 머문 대변으로 변 보는 초기에 고통이 뒤따른다. 이러한 배변은 대부분 대장에 문제가 있기 때문인데 특히 직장과 S상 결장의 기능이 미진한 경우에 많이 일어난다.

 

다른 한 종류는 바나나변이라는 굵고 짧은 배변이다. 비교적 수월하고 규칙적으로 변을 보는 경우도 많아 꼭 변비라 하기에는 모호하나 정도가 심해지면 너무 굵어서 변을 볼 때 통증이 동반되고 적당히 힘을 주어서는 변을 못 보는 경우가 많다. 전체적인 장의 운동성이 느려서 발생하며 위장의 냉체와 비장의 기능저하에 기인하여 발생되는 경우가 많다.

 

③ 설사 : 배변의 변동 폭이 가장 넓은 것이 설사이며 양상도 가장 다양하다. 설사는 크게 만성 설사와 급성 설사로 구분할 수 있으며 급성 설사의 경우 대부분 음식물 자체가 부담되어 이를 배출하는 것이다. 음식이 위장에서 대장으로 가면서 소화, 흡수, 발효가 장의 연동운동의 복합적인 작용으로 이루어지도록 정형화되어 있다. 그런데 만성적으로 설사를 한다면 소화, 흡수, 발효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므로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묽은 변이다. 묽은 변에는 2가지 모습이 있는데 소화가 된 변과 소화가 안 된 변으로 구분할 수 있다. 소화된 변은 변의 상태가 고르며 묽더라도 변기에서 쉽게 흩어지지 않는다. 이렇게 소화가 충실한 변은 만성이 아니라면 그날의 몸 상태 혹은 음식의 변화에 따라 생긴 묽은 변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변으로 보아도 된다. 반대로 소화가 잘 안 된 상태의 묽은 변은 형태가 다양하며 먹은 음식을 유추할 수 있으며 변기에서 흐트러지는 경향성을 가진다. 어떠한 음식 때문에 그랬을까 하고 의심스러운 음식을 확인해야 하며 같은 음식에 그런 현상이 다시 반복된다면 음식을 피하거나 치료를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

 

2. 횟수에 따라 구분이 있다.

 

① 정상변 : 하루에 한 번 규칙적으로 배변 활동을 하고 특히 아침 배변을 보는 것을 가장 이상적으로 본다. 그러나 개인의 편차와 먹는 것에 따라 배변의 양과 횟수가 달라지므로 배변의 상태가 좋다면 하루 3회에서 2일 1회까지도 정상변으로 본다.

 

② 변비 : 변을 볼 때 3일 이상의 간격이 이루어지면 변 상태가 아무리 좋고 쾌변을 본다고 하여도 변비로 본다. 이는 배변이 2일 이상 장내에 머무르면 독소가 발생하고 장의 운동을 방해하게 되므로 배변에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문제는 2일에 1회 이루어지는 배변인데 이때는 변의 상태와 건강상태, 변 볼 때 수월한 쾌변인가 고통스럽거나 어렵게 이루어지는 변인가를 구분하여 개선이 필요한 때도 있고, 지켜보아야 하는 때도 있다.

 

③ 설사 : 설사는 형태로 구분하지만, 횟수도 문제가 된다. 보통 1일 3회까지는 형태가 무난하면 정상변으로 볼 수 있지만 1일 4회 이상은 변의 형태가 정상이더라도 설사로 보는 것이 맞다. 이는 기본적으로 장내에서 소화된 영양분을 흡수할 시간, 발효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이 확보되지 않았기에 정상적인 영양의 흡수와 깨끗한 변을 만들기 위한 발효가 충실하지 못한 변이기 때문이다.

 

 

 

3. 색깔에 따라 구분이 필요하다.

 

① 정상변 : 대변에서 가장 건강한 변색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황금색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보편적인 대변색은 흔히 똥색이라기도 하며 갈색이라 표현되는 변색이다. 일반적으로 갈색을 기준으로 노란색이 섞여 있으면 정상변으로 인정한다.

 

② 박(搏) : 배변색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색은 색이 엷은 것이다. 즉 흰 알갱이가 보이는 듯한 색깔이나 노랗지 못하고 미색의 느낌을 주는 색이다. 특히 신생아와 영유아에서 많이 보이는 색깔인데 분유나 우유가 위액에 녹지 않는 경우, 담즙의 분비가 적었을 때 등과 같이 소화액의 분비가 원활하지 않은 상태이거나 수시로 먹어 소화과정에 혼란이 초래되어 발생하는 배변이다.

 

③ 암(暗) : 배변이 어두운 경우는 쑥색으로 대표되는 청록계열과 숙변으로 대표되는 검은색 계열이 있다. 연두에서 쑥색까지의 청록계열은 단백질 소화가 어렵거나 담즙분비가 부족하여 발생한다.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이면 검사가 필요하다. 어두운색의 가장 큰 부분은 검은색이며 특히 혈변일 염려가 있으니 확실한 관찰과 검사가 필요하다. 숙변이나 변비로 인한 검은색은 배변 전체적으로 색이 고르게 검은색이다. 그런데 혈변의 검은색은 검은 가루(연필심 가루)가 섞여서 검게 보이는 형상이므로 어느 정도는 구분할 수 있다.

 

4. 이런 변은 소화상태에 이상이 있다는 표시다.

 

찰흑변 : 무른 변으로 변기에 때가 묻듯이 뭇는 변, 지방이 완전히 소화되지 못하여 나타나는

            배변으로 지방을 과도하게 먹었거나 담즙분비가 미진한 경우에 발생한다.

거품변 : 비누 거품처럼 부글거리는 배변으로 음식이 맞지 않거나 장에 누적된 숙변이 제거될

            때 드러나는 배변으로, 장의 기운이 왕성해서 정상으로 환원되는 과정에 많이 나타난다.

저절로 변 : 묽은 변이나 설사를 힘 있게 방출하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삐질삐질 빠져나가는

                 배변이다. 주로 삐쩍 마른 사람들에게 나타나며 소장의 기체에 기인한다.

지린변 : 배변이 마렵지 않은 상태에서 누출되는 배변으로 직장의 탄력이 떨어져서 일어나는 현상

            이다. 성장기 어린이들은 한방치료로 가능하지만, 성인들은 괄약근 조절 훈련이 필요하다.

시큼변 : 어린이 배변에 시큼한 냄새가 나고, 배변 후에 항문이 붓는다. 위산의 과다 분비나 췌장의

            염분비가 적어서 나타나는 산성변으로 음식을 억지로 더 먹거나 체한 때에 나타난다.

 

유용우 한의사 dolpha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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