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말 살리기]1-31 노느매기

2021.03.19 11:41:04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의 토박이말 살리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그제 새로 옮긴 배곳에서 처음으로 다모임을 했습니다. 빛무리 한아홉(코로나 19) 때문에 모일 수가 없어서 누리모임(원격회의)을 했습니다. 모임을 이끄는 사람도 쉽지 않고 함께하는 사람들도 쉽지 않았지만 서로 도와 가며 잘 마쳤습니다.

 

  저는 생각지도 않았던  구순몯 이끎이(친목회 회장)가 되었습니다.  모임은 꼭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모임을 이끌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모자라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이바지를 한다 생각하고 나섰습니다. 바쁘신 분들께 그런 일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저도 하는 보람이 있을 거라 믿습니다. 

 

이어서 제가 꺼낸 배곳 꾸미는 말 만들어 쓰는 일도 많은 분들이 좋다고 해 주셔서 배움이와 어버이께 물어 해 보기로 했습니다. 때새는 많이 걸렸지만 하고 싶은 말이나 했으면 하는 일을 터 놓고 이야기하고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쪽으로 굳혀 나가는 게 좋았습니다. 

 

  어제는 배해 배움동아리(학년 전문 학습 공동체)를 처음 했습니다. 토박이말 배움동아리 앞선 모임도 있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분들이 함께하고 싶다고 해 주셔서 고마웠습니다. 다만 한 달에 한 셈꼴로 하기에는 아쉬움이 있어서 스스로(자율)동아리를 만들어 더 모일 수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언제나 슬기를 모으면 좋은 수가 나온다는 것을 새삼 느끼기도 했습니다.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노느매기'입니다.  이 말은 '여러 몫으로 갈라 나누는 일. 또는 그렇게 나누어진 몫'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말집(사전)에는 나날살이에서 많이 쓰시는 '분배', '배분', '할당'과 비슷한 말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어제 아이들과 뜸(학급) 다모임 때 구실 노느매기(역할 배분)를 했습니다. 있어야 할 또는 해야 할 일을 이야기해 모은 다음 그걸 누가 어떻게 할 것인지 다시 나누는 일까지 하려고 했는데 때새가 모자라 못 했지요. 

 

그런 일도 갈침이가 미리 굳혀 놓고 알아서 노느매기를 한 다음 그대로 하도록 시키기만 하면 되던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끼리 하도록 맡겨 놓으면 더디고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제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몸소 겪으며 배울 수 있도록 해 준다는 데 뜻이 있습니다. 다음에는 좀 더 나은 수로 좀 더 짧은 때새에 노느매기를 하게 될 거라 믿습니다. 그러면서 모두가 마음에 들도록 노느매기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배분', '분배', '할당'이라는 말을 써야 할 일이 있을 때 '노느매기'라는 토박이말을 떠올려 써 보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토박이말에 마음을 써 봐 주시고 좋아해 주시며 둘레 사람들께 나눠 주시는 여러분 모두 고맙습니다. 

 

4354해 온봄달 열아흐레 닷날(2021년 3월 19일 금요일) 바람 바람

 

 

 

 

 

 

 

이창수 기자 baedalmaljig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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