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상품 불매한다면서 벚꽃축제에 목매다나?

2021.04.05 12:04:24

천년이 넘은 일본인들의 벛꽃축제, 따라 하지 말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발행인]  “창경궁의 현판을 창경원으로 바꿔 달고 나서 2년이 지난 1911년에, 일본 놈들이 자기나라의 정신을 조선에 심는다며 창경원에 대대적으로 벚나무를 심었어요. 자그마치 1,800그루를 심은 겁니다. 그 나무들이 10년 남짓 자라니까 화사하게 꽃이 필 것 아닙니까. 그러자 일제는 그 벚꽃을 이용해서 정례적인 축제를 열어볼까 기획을 하고는, 1924년 봄에 연습 삼아서 조심스럽게 밤 벚꽃놀이 행사를 열었지요.”

 

 

이 말은 예전 창경원 수의사였던 김정만 씨가 들려주는 “창경원 벚꽃놀이”가 시작된 내력이다. 일제는 우리의 궁궐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바꾸고 동물원을 만들었으며 벚나무를 심어 아예 조선의 궁궐이 아닌 일본 혼으로 즐기는 난장판을 만들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일제는 조선의 절에도 벚꽃을 심으라고 강요하고 있는데 1937년 3월 5일 치 조선일보에는 경기도 시흥군내 20여 개 사철경내(京畿道 始興郡內 20餘個 寺刹境內)에 벚꽃나무, 단풍 따위를 심으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묘목은 “될 수 있는 대로 군에서 공동 구입으로 할 것이며 실행계획을 수립하여 군의 승인을 받을 것”이라는 단서를 달고 있다. 그렇게 일제는 절에까지 벚꽃을 심으라고 강제했던 것이다.

 

일제강점기의 벚꽃놀이 기사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4월의 기사는 완전히 벚꽃 기사로 도배하다시피 되었었다. 더군다나 그냥 벚꽃을 즐기는 게 아니라 부산일보 1915년 4월 3일 치에 ‘안동통신에 따르면 벚나무를 심었다.’라는 제목의 기사처럼 삼천리 방방곡곡에 벚나무를 심었다는 기사도 눈에 많이 띈다.

 

요즈음 우리가 즐기는 ‘벚꽃놀이’는 원래 우리의 풍습이 아니다. 일본은 봄이면 하나미(花見、はなみ)라고 해서 대대적으로 벚꽃놀이를 즐긴다. 국민이 벚꽃 아래에 모여 도시락도 먹고 술도 마시면서 놀고 즐기는 풍습이 광적일 정도다. 심지어 도쿄의 우에노 공원 같은 명소는 연회자리를 마련하기 위하여 자리쟁탈전[진토리갓센(陣取り合戦)]이 격렬하게 벌어진다. 코로나19와의 전쟁을 벌였던 지난해 봄에도 일본은 하나미로 몸살을 앓았다.

 

 

 

하나미는 그 역사만 해도 나라시대(奈良時代, 710~794)로 거슬러 올라갈 뿐 아니라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노래집인 《만엽집(万葉集), 8세기》에도 벚꽃 관련 시가 43수나 나올 정도로 벚꽃을 즐겼다. 이런 점에서 일본의 벚꽃잔치는 1천여 년도 더 된 오래된 풍습이다.

 

봄 벚꽃이 활짝 필 때 일본인들이 즐겨 먹는 음식은 그냥 바라다보는 것만으로도 벚꽃처럼 화려한 ‘하나미 벤토(도시락)’다. 맛있는 벤토를 싸들고 하나미를 어디로 갈까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일본의 매스컴은 하나미 명소를 소개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런 현상을 일러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 이윤옥 소장은 “일본은 흩날리는 사쿠라꽃잎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 느낌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사정이 다르다. 고전부터 김소월 시인에 이르기까지 봄이면 진달래요, 매화를 주로 노래했지, 벚꽃 정서는 아니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 옛사람들은 진달래꽃으로 화전을 부쳐 즐겼을 뿐 지금의 우리처럼 무리를 지어 벚꽃놀이를 즐겼다는 기록은 아예 찾아볼 수 없다. 적어도 지금과 같은 벚꽃놀이는 김정만 씨가 들려주는 말처럼 아무래도 일제강점기의 유산으로밖에 볼 수 없다.

 

그런데도 일제에 의한, 일제를 위한 조선땅의 벚나무는 어느새, 한국인들의 4월을 대표하는 꽃놀이로 자리 잡았으니 썩 유쾌할 수가 없다. 어떤 이들은 벚꽃의 원산지가 제주 왕벚꽃에서 유래된 것인데 뭐가 문제냐고 한다. 정말 지금 한국땅에 심어진 벚꽃들이 제주산 왕벚꽃에서 비롯된 것인지 의심스럽다. 아니 그걸 인정하여 100% 제주산 왕벚꽃 종자라고 하자. 그렇다고 해도 벚꽃놀이 풍습자체는 일본의 것이 아니던가!

 

일제가 조선땅에 건너와 가장 먼저 한 것이 신사(神社)의 건설이요, 방방곡곡에 벚꽃을 심어 “일본화”하겠다는 것이었는데 이를 눈치채지 못한 조선인들은 해방 후 “신사”는 없앴지만 “벚꽃”만은 줄기차게 심고 가꾸어 이제는 한반도가 “벚꽃나라”가 되고 있으니 지하에 계시는 애국지사 선열들이 보면 통탄할 노릇이다.

 

2019년 일본 정부가 대한민국 수출규제를 발표한 뒤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하며, 많은 국민은 “독립운동은 하지 못했어도 불매운동은 한다.”라고 적극적으로 호응했다. 이에 편의점에서 일본 맥주가 사라진 것은 물론 일본 국적의 유니클로 매장이 속속 폐점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여전히 수출규제도 풀지 않았음을 물론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고 있으며, 일본군 위안부는 없었다고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

 

이런 때에 우리는 일제 불매운동을 하면서, 일본 사람들의 오랜 풍습을 광적으로 따라 하는 것은 일본인들을 음흉한 웃음을 짓게 만드는 요인이며, 우리 민족 자존심을 해치는 일일 것이다. 제발 우리가 배달겨레라면 이제 벚꽃에 목매달 일이 아니라 매화를 노래하고 진달래꽃 즐기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김영조 발행인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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