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조들의 여름나기는 어땠을까?

2021.06.11 11:41:00

국립민속박물관 상설전시관1 <한국인의 하루> 여름 개편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은 상설전시관 1 <한국인의 하루>를 여름의 일상을 담아 새롭게 개편하여 6월 11일(금)부터 관람객을 맞는다. 이번 개편에서는 한여름 일상을 살펴볼 수 있는 부채, 죽부인, 등등거리 등 여름나기 용품을 비롯하여 도리깨․넉가래 등 보리타작 도구, 논호미 등 김매기 관련 자료, 통발․가리 같은 천렵(川獵) 도구 등 모두 46점의 유물이 새롭게 전시된다.

 

 

□ 선조들의 더위 나기 용품의 재료에 담긴 과학적 원리

 

전시장은 선비의 아침으로 시작한다. 여름을 맞이하는 선비의 사랑방에는 ‘등등거리’와 ‘토시’ 등 다양한 더위 나기 용품을 통해서 선조들의 슬기로움을 엿볼 수 있다. 이 용품은 옷과 피부 사이에 공기층을 만들어 주고 그 사이로 바람이 통하게 하여 서늘함을 느낄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다. 누마루에는 ‘죽부인’과 함께 ‘발’을 치고 ‘대나무 방석’을 깔아 청량한 느낌을 더하였다. 대나무 용품들은 대나무의 차가운 느낌을 통해 열을 식히고 서늘함을 주는 과학적 원리가 숨겨져 있다. 또한, 기산(箕山) 김준근(金俊根)의 ‘바둑 두고’ 그림을 함께 전시하여,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바둑을 두는 선비의 모습을 연출하였다.

 

 

 

□ 여름 하면 더위, 더위 하면 부채

 

더운 여름 길거리에서 손선풍기로 더위를 쫓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조선시대의 손선풍기는 부채였다. 하선동력(夏扇冬曆), 여름에는 부채 겨울에는 책력이라는 말처럼 부채는 여름나기의 필수품이었다. 이번 여름 전시에서는 둥근 ‘방구부채’와 접을 수 있는 ‘접부채’를 소개한다. 특히 이번에 소개되는 접부채는 선면(扇面)에 심전(心田) 안중식(安中植, 1861-1919)의 수묵담채 산수화가 그려진 것이다.

 

 

 

□ 무더위 속에서도 계속되는 서민의 노동

 

더운 여름에도 생업은 멈추지 않는다. 밭에서는 고된 여름 농사의 첫 번째 결실을 보리타작해 얻는다. 망종(芒種), 양력 6월 6일 무렵 거두어들인 보리 이삭은 장마가 시작되는 7월 초 이전에 타작하는데, 전시장 안쪽 마당을 재현한 부분에는 보리타작의 전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도리깨’, ‘넉가래’ 등 타작 도구를 전시하였다. 또한, 들판에는 여름 농사의 절정인 김매기와 관련하여, ‘논호미’와 여름의 따가운 볕을 가리기 위해 쓴 ‘방갓’ 등을 전시하였다. 더불어 경직도의 여름 부분을 영상으로 제작하여 여름 농사 과정을 생생하게 볼 수 있게 하였다. 그리고 여름철 여성들의 모시와 삼베 짜기 모습을 ‘전짓다리’ 등의 도구와 기산(箕山) 김준근(金俊根)의 ‘뵈 낫는 모양(베 낫는 모양)’ 그림으로 보여준다.

 


□ 천렵(川獵), 여름을 즐기기 위한 잠깐의 여유

 

천렵은 냇가나 강가에서 즐기는 물놀이이다. 우리 선조들은 여름철에는 더위를 피하고 쉼을 위해 냇가에서 고기를 잡으며 하루를 즐기기도 했다. 전시장 안쪽 냇가를 재현한 공간에는 ‘가리’, ‘통발’과 ‘어렵도(漁獵圖)’와 영상을 전시하여 천렵을 즐기며 더위를 피하던 조상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새롭게 개편한 <한국인의 하루> ‘여름’전시관을 통해 현대인의 일상과 같고도 다른 선조들의 여름나기를 살펴보면서 시대를 넘어 지속하고 변화하는 한국인의 여름 일상을 공감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이한영 기자 sol119@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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