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가야 고분군은 임나지명 ‘기문국’이 아니다

  • 등록 2021.07.24 11:5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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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가야 고분군 유네스코 등재 반대 시민역사 특강 열려

최근에 7개 남부 지역의 가야 고분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가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에 지역민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들도 기쁨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등재가 임박했다는 소식에 드러나는 실체가 국민들에게 알려지게 되면서 분노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급기야 남원의 시민단체들이 이에 대한 실상을 알리기 위한 시민역사특강을 열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대상 가야 고분군. 대부분은 가야 지명으로 등재했지만 남원과 합천은 일본서기 임나의 지명인 ‘기문국’과 ‘다라국’으로 해설하여 등재시도를 하고 있어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사진은 유네스코 등재 반대 시민역사특강 모습

 

최근까지 남원시민들은 남원이 고대 기문국이었다고 시 차원의 홍보와 여러 차례 세미나를 통해 인식해 왔다. 하지만 기문국이 한국 가야사의 지명이 아닌 일본 명치시기의 정한론자와 조선총독부 조선사편수회의 핵심인물들이 만든 “가야사=일본서기 임나사”라는 논리로 전라도 경상도에 임나의 지명이 비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남원이 일본서기 기문국이었다고 주장한 사람은 한국 상고사를 중국의 식민지(위만조선, 한사군), 일본의 식민지(임나일본부)로 시작했다고 조작한 조선사편수회의 핵심인물인 금서룡 이었음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후 일본서기 지명을 전라도 경상도에 가져다 붙인 쓰다 소키치와 광복 뒤 그 학맥을 이은 학자들이 주장한 것이 “남원 = 기문국”이었음이 드러나 남원시민들이 충격에 휩싸였다.
 

이날 남원시민단체로부터 초청된 이덕일 순천향대 교수는 십 수 년 전부터 한국 가야사가 임나일본부 임나사로 부활하는 것을 경계하였는데 이 사안으로 주류학계가 법정소송으로 압력을 행사하였지만 그에 굴복하지 않고 승소하였다. 그는 남원시민 강좌에 나서서 현 가야사가 일본서기 임나사로 변질 조작되어 영호남 가야사 연구를 빙자하여 임나일본부설 임나사로 부활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영호남이 임나일본부설로 정복당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엄연히 삼국유사나 삼국사기를 통해 가야사를 정립하면 되는데 한국 사학계가 조선총독부 학자들의 정립해 놓은 대로 삼국사기 초기 기록 불신론을 내세워 가야 건국사를 부정하고 일본서기 임나일본부 임나사로 주장하고 있는 현실을 질타했다. 일본 우익의 정사 교과서 역할을 하며 항상 정한론의 동기로 작용한 일본서기 내용을 한국의 학자들이 증명해 주는 것임을 강조했다.

 

 

두 번째 강사로 나선 이매림 사무총장은 남원이 ‘기문국’이라고 주장하는 현 가야사학회의 주장에 대한 반론 근거를 역사 원전 원문을 그대로 보여 주면서 강의했다. 남원이 ‘기문국’이라고 중국문헌이나 일본의 문헌, 한국의 문헌에 나온다는 것은 원문을 하나하나 보여주면서 조선총독부 학자들과 그 학맥의 학자들이 조작한 것임을 보여주어 참석한 시민들과 참석한 학자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그는 국민이 올바르게 공부하지 않고 다만 학자들만이 올바른 역사를 정리해 놓았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깨어나 직접 공부하는 시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번 남원시민특강에 참석한 여러 시민들은 대체로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으며 이를 바로 잡기 위해 남원시장과 시의원, 그리고 시민단체들이 나서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문화재청에서 이에 대한 사실을 알면서도 추진했다면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시민들과 현재 일본 교과서가 ‘가야는 임나’로 임나일본부가 사실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 남원이 일본서기 임나의 기문국으로 해설된 ‘유곡리, 두락리 고분군’으로 등재된다면 그동안 황산에서 왜와 생사의 결전을 통해 승리(황산대첩)하였으며 정유재란 때는 남원을 수호하기 위해 끝까지 왜인들에게 저항하며 만 명이 학살당한 충혼의 고장 남원이 이제 스스로 왜의 후손임을 주장하는 격이 아닌가하며 분노하는 시민도 있었다.

 

이번 시민들의 역사특강에 남원시가 어떻게 유네스코 등재에 반응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동북공정 논리를 한국사학자들이 제공했기에 현재 아무런 대응도 못하고 한국 상고사는 중국의 식민지로 출발한 나라로 전 세계에 소개되고 있듯 이제 남원시의 가야 고분군 임나일본부 임나지명으로 등재가 앞으로 임나일본부설의 부활을 이끌 것임은 자명한 것인데 남원시의 깊은 성찰과 결단이 필요한 시기인 듯하다. 가장 간단한 해결책은 ‘유곡리, 두락리 고분군’으로 유네스코에 등재하되 시민들과 합의하여 일본서기 기문국으로 유적을 해설한 부분은 과감히 삭제하는 길만이 남원시가 영원히 충혼의 고장으로 남을 유일한 길인 듯하다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하진상 기자 jinsang-h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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