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LA 동포사회 큰 버팀목 '김부운 박사님' 영전에

2022.01.18 12:01:23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삼가 김부운 박사님 영전에 향을 사르며 몇 자 올림을 용서바랍니다.

 

지난 1월 8일(토) 새벽 2시 56분(이하 한국시각), 한 통의 카톡이 도착했습니다. 그 시각이면 한참 잠들어 있을 시각이지만 이날은 원고 마감이 있어 아직 책상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누구일까? 싶어 카톡을 열어보니 미국 LA의 배국희 이사장님(전 대한인국민회 이사장)으로부터 부군이신 김부운 박사님께서 ‘어제 지붕 위에 낙엽망을 치고 내려오다가 낙상하여 병원 입원 중이며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라는 문자 메시지였습니다. 이 무슨 청천벽력의 말인지 눈을 의심하여 몇 번이고 문자 메시지를 다시 읽고 또 읽었습니다.

 

이후 며칠 동안, 날마다 간절한 기도로 김 박사님께서 깨어나시길 빌었는데 끝내 일어나시지 못하고 1월 13일(목) 오전 11시 30분에 운명하셨다는 소식을 배국희 이사장님으로부터 전해 듣고 가슴이 미어지는 슬픔에 빠졌습니다. 김 박사님께서는 어찌 이렇게 허망하게 세상을 떠나가셨습니까?

 

제가 배국희 이사장님과 부군이신 김부운 박사님을 처음 뵌 것은 2018년 8월 10일로 LA의 대한인국민회기념관이었습니다. 당시 배국희 이사장님은 대한인국민회 이사장을 맡아 각종 애국행사 등을 통해 동포들에게 역사의식과 함께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전하고 있었고 김부운 박사님은 동포사회의 크고 작은 행사의 통번역을 도맡아 하시는 분으로 정평이 난 분이셨습니다.

 

LA 지역의 여성독립운동가 취재차 방문했을 때 바쁜 일정에도 미주지역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친절히 안내해주신 배국희, 김부운 박사님의 큰 도움으로 함께 간 우리문화신문의 양인선 기자와 저는 취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김부운 박사님은 한국일보(2015.8.28.) 대담에 따르면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경복고 교사로 재직하다 1968년 휴스턴대학교로 유학을 왔으며 이곳에서 정치학 석사와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로펌 변호사로 일했다”고 했습니다. 김 박사님은 휴스턴에서 교민봉사로 대한민국외무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으며 20년간 텍사스주에서 청년 성경지도를 했다고 들었습니다. 휴스턴대학 시절 학생회장을 하며 두 살 아래인 배국희 이사장님을 만나 결혼하셨지요.

 

김부운 박사님은 “아내가 내 뒷바라지를 하느라 자신의 공부를 포기했다. 늘 가슴 한구석에 못이 박혀 있었는데 1989년 당시 장모(독립유공자 배경진 '애국장(1990)' 미망인 이석금 여사)와 함께 살자는 마음에서 은퇴하고 LA로 와 법정통역사가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이후 김 박사님은 숨지기 전까지 나성영락교회에서 25년 동안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실시간 동시통역을 해오셨습니다.

 

2018년 8월 이후, 배국희, 김부운 박사님을 다시 만난 것은 이듬해인 2019년 3월 5일, 서울의 KBS방송국에서였습니다. 이날은 아주 뜻깊은 행사가 있었는데 ‘제20회 해외동포상 시상식’이 그것으로 김부운 박사님의 부인인 배국희 이사장님께서 영광스런 수상식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수상식장에서 부부가 행복한 모습으로 나란히 앉아있던 모습을 저는 영원히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이후로도 고국 나들이를 하실 때마다 함께 만나 우정과 친목을 돈독히 다져왔을 뿐 아니라 카톡으로 서로의 관심사와 안부를 나눠 두 분과는 거의 친정 식구처럼 여겨오던 차에 김부운 박사님의 뜻밖의 별세 소식은 너무나도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제(17일) 배국희 이사장님으로부터 김부운 박사님의 ‘장례 예배’ 안내문을 받았습니다. 가까이에 있다면 당연히 달려가서 마지막 가시는 길을 지켜드려야 옳을 일이지만 멀리서 가슴만 졸이고 있습니다. 안내문 일정 속에는 이병만 씨로부터 김부운 박사님과의 근황 이야기가 실려 있어 그대로 옮겨봅니다.

 

“평창동계올림픽 미주동포후원회부터, KR미주한인의날 US 외 여러 행사 때마다 영어 번역 밎 통역으로, 무엇보다도 개인적으로 어려운 상황 마다 앞만 보며 나가라며 격려하시던 김부운 박사님, 이번 119주년 미주한인의날 저와 함께 많은 행사, 공관계 편지, 공문 등의 번역으로 보이지 않게 뒤에서 묵묵히 도와주신 김 박사님께 감사의 표시로 상신하였던 119주년 미주한인의날의 감사장이 기념식 전날 지붕의 낙엽망을 치고 내려오시다 당하신 낙상 사고로 고인께 전하게 될 마지막 시, 주, 카운티의 감사장이 되었습니다. 고 데니엘 킴 박사님의 가시는 천국 장례식 길에 함께 환송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김부운 박사님!

 

천국으로 가시는 길을 기쁘게 보내드려야 하지만 아직 이승에서 하실 일이 많이 남아 있는 김부운 박사님께서 이리도 황급히 사랑하는 가족을 남겨 두고 떠나가심이 못내 슬프고 또 슬픕니다.

 

슬픔에 빠져있을 사랑하는 가족들이 힘을 내어 김 박사님께서 다 못한 훌륭한 일들을 잘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천국에서 늘 지켜 주실 것을 믿으며 부디, 김 박사님의 가시는 그 길이 평안함으로 가득하시길 빕니다. 삼가 명복을 비나이다.

 

                         2022년 1월 18일(화) 김부운 박사님 영전에 이윤옥 삼가 사룁니다.

 

 

【“고 김부운(데니엘 킴)” 박사 장례 일정】

배국희 전 대한인국민회 이사장, 현 LA평통 수석 부회장)의 부군


•장례예배: 2022년 1월 21일(금) 오전 11시 (현지시각)
•장소:나성 영락교회 본당
•주소:1721 N Broadway, Los Angeles, CA 90031
(장지:Glendale Forest Lawn)
  •유가족•
미망인 : 배국희
자녀 : Elisa김현주

 

 

이윤옥 기자 59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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