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는 것과 바른 수면

2022.08.21 11:14:23

건강해야 잘 잘 수 있다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153]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아이들의 하루를 돌아보면 먹고 자는 것이 전부라 할 수 있다. 건강의 관점에서 보면 더더욱 잘 먹고 잘 자는 것이 건강의 지표이자 목표이며 특히 신생아시기부터 3살 무렵까지는 잘 먹고 잘 자는 것이 아이들의 삶의 뿌리라 할 수 있다.

 

보통 상식처럼 알고 있고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ꥶᅩ 아는 잘 잔다는 것이 심층적으로 파고들어 보면 뜻밖에 힘들기도 하고 온전하게 취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다. 따라서 잘 잔다는 것의 기준과 잘 자기 위해 우리가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알아보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도록 하자.

 

 

1. 제때 자는 것이 바른 수면

 

시간이란 단어가 개입되었을 때 우리는 ‘제때’라는 말을 사용한다. 잠을 자는 제때란, 시계가 없다면 해가 진 후 사방이 고요하고 적막해진 시점이라 할 수 있다. 이 시점은 계절에 따라 조금씩 달라서 여름에는 늦게 자고, 겨울에는 일찍 자는 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인간에게는 수면 중에 휴식과 회복에 필요한 충분한 수면 시간이 필요하고, 그 수면시간을 다 충족시키기 위해 절대 필요 시간을 기준으로 자연에 적응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밤이 가장 짧은 여름을 기준으로 해가 진 뒤 잘 준비하다가 해가 뜨면서 일어나도록 인간의 유전자에 각인되었다. 시간상으로 9시 무렵 잠들어서 5시 무렵 일어나는 것이 수면의 기본 틀이 된 것이다. 계절이 바뀌고 밝고 어두움에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해도 해를 기준으로 보면 해와 가장 먼 시간에 잠을 자는 것이기 때문에 9시 무렵의 일정한 시간에 자는 것이 자연스레 이루어졌으리라 생각된다.

 

신생아 때는 먹고 자는 것을 반복하므로 일정한 수면 시간을 정의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지만 좀 더 성장하면서 자연의 흐름과 일치하는 깊은 숙면을 이루려면 9시에 자는 습관을 지니는 것이 바람직하다.

 

곧 9시에 잠을 자는 것을 아이의 의식과 무의식에 각인시키기 위해, 그리고 한편으로는 인간의 유전자에 각인된 시간과 동조시키기 위해 9시 무렵에 목욕을 시키고 잠을 잘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침대에 뉘어 모유나 분유를 먹여 재우는 것이 아이의 바른 수면 흐름을 위한 방법이다.

 

 

2. 바른 수면은 힘이 있고 건강해야 가능하다

 

보통 수면이란 휴식을 취해 피로를 풀고, 몸을 회복시킨다는 인식 때문에 힘이 빠져야 쉽게 잠들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낮에 운동과 활동이 과도할 때 쉽고 깊게 잠들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상식처럼 여겨질 것이다.

 

그러나 수면에는 2가지 모습이 있는데 활동의 스위치가 꺼지는 휴지(休止)의 모습과 힘차게 수면의 세계로 돌진하는 능동적인 모습이다. 이러한 2가지 모습이 겹쳐졌을 때 가장 깊이 잠들 수 있다.

 

보통 수면을 생각할 때, 힘들고 피로할 때 몸이 수면을 요구하며 졸린 상태가 지속되다가 스위치가 꺼지면서 잠이 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생각은 절반만 맞는다. 필요할 때 스위치를 쉽고 빠르게 끄는 행위는 몸의 능동적인 조절 능력이기 때문이다. 곧 건강하고 힘이 강할수록 피곤할 때 쉽게 스위치를 끌 수 있다. 허약한 사람이 쉽게 지치니까 빨리 잠들 것 같지만 오히려 스위치를 잘 끄지 못해서 아무리 피로해도 쉽게 잠들지 못한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수면의 스위치는 힘들 때는 꺼지지만 힘이 없을 때는 잘 꺼지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 수면장애와 불면증은 이렇게 스위치를 끌 힘이 없어서 발생한다.

 

수면의 또 다른 한편의 모습은 우리 몸의 항상성과 관련되어 있다. 우리 몸의 항상성은 어떠한 상태든 일정한 모습을 유지하려 하고 있는데 그것이 생명을 유지하는 기초다. 활동에 비례해서 휴식을 취하려 하며, 긴장에 비례하여 이완하려 한다. 따라서 낮에 왕성하게 활동하면 그에 비례해서 밤에 숙면에 대한 요구가 커지기 때문에 쉽고 깊게 잠들 수 있다. 이렇게 잠드는 모습은 건강한 사람이 힘 있게 숙면의 세계로 뛰어드는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곧 수면이란 수면과 각성에 관여하는 인체의 조절인자들이 넉넉하게 구비되고, 적절하게 작용하는 모습이며 건강할수록 올바로 작동한다.

 

 

3. 잠들기 시작하여 처음에 땀을 많이 흘리는 수면이 바른 수면

 

보편적으로 수면은 빠르고 쉽게 자는 아이가 깊게 잠을 자고, 더디고 느리게 잠드는 아이들은 수면이 얇다. 수면이란 육체적으로는 세포의 활동성을 낮추는 행위이고 정신적으로는 의식과 무의식, 마음의 휴지(休止) 상태다. 육체적 관점에서 볼 때 깊게 잔다는 것은 세포의 활동성이 극도로 낮아지는 모습이며 이는 심부온도가 낮아진다. 따라서 빠르고 깊게 자는 아이들은 세포의 활동성을 늦추기 위하여 체온을 빨리 떨어뜨리기 위해 땀을 흘린다.

 

우리 몸은 내부적으로 온도를 낮추는 냉각장치가 없어서 체온을 낮추려면 외부의 환경에 의존해야 한다. 그러므로 아이들의 몸이 수면 사이클로 접어들면 체온을 낮추려고 열을 발산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머리와 등에 땀을 흠뻑 흘린다. 쉽고 깊게 자는 아이들은 잠자기 시작하면서 땀을 잘 흘린다.

 

반대로 땀이 나지 않는 아이들은 세포의 활동성이 더뎌서 잠들기 어렵고 시간이 걸리고 칭얼거리거나 잠투정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잠드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아이들은 깊은 수면의 세계로 진입하지 못하고 얕은 잠을 자게 된다.

 

 

4. 엎드려 자면서 끊임없이 움직이는 것이 맘 편히 자는 바른 수면

 

인간의 수면은 휴식과 회복을 위하여 필요한 생리 활동이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생명을 무방비로 노출하는 위험한 행위이기도 하다. 따라서 인간은 자야 하지만 자는 동안 위험한 일이 생길까 봐 잠들기 불안해서 자지 않으려 노력하기도 한다.

 

따라서 수면은 안전한 공간에서 몸을 보호하는 것을 기본 전제로 하고 휴식과 회복의 효율을 높이려 노력하면서 적응해 왔다. 이러한 결과물이 안전한 집과 안전한 방에서 엎드려 웅크려 자는 모습이다. 곧 방어에 적합한 웅크려 엎드린 자세가 무의식적으로 안정감을 준다. 실제 외부의 모든 침입에 대한 최선의 방어 자세이기 때문에 쉽고 편안하게 잘 수 있다. 그러므로 아이들이 엎드려 자고, 심하면 앉아서 웅크려 자는 자세로 잠을 잘 때 가장 맘 편히 자는 바른 수면이므로 이를 바로 잡아 똑바로 눕히려 하지 말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누워 자는 자세는 몸은 편하지만, 마음은 불편한 자세고 엎드려 자는 자세는 몸은 불편하나 마음은 편한 자세다. 성인은 엎드려 자면 몸이 불편해서 다음날 몸이 찌뿌둥하고 결릴 수 있지만, 어린아이들은 엎드려 자다가 불편해지면 다시 자는 자세를 바꾸어 가면서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으므로 몸과 마음이 모두 편한 자세다.

 

 

5. 뱃속이 편한 수면이 바른 수면

 

식사와 수면의 상관관계에서 상식처럼 알려진 것이 잠들기 전 3시간 이전에 식사를 끝내는 것이다. 곧 공복 시 가장 깊은 숙면에 이를 수 있다.

 

이는 아이들이 밤에 속을 가볍게 해주면 기운의 흐름이 원활해져서 점막의 순환과 정맥의 혈류 흐름이 원활해지면서 쉽고 편하게 잘 수 있다는 얘기다. 아무리 소화 능력이 좋은 아이라 하더라도 자기 전에 음식을 먹으면 소화하기 위해 몸이 깨어서 활동하게 되므로 심장과 뇌를 비롯한 조직들까지 왕성하게 활동하게 된다. 곧 수면 중의 몸의 모든 기능이 느리게 활동해서 휴식을 취해야 하는데 그와 완전히 반대되는 상황을 만듦으로써 깊이 숙면을 이루지 못하고 체기까지 진행되면 속이 불편해서 복통 때문에 아예 잠을 설칠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배고픔과 허기짐도 속이 불편한 상태로 깊은 숙면을 방해한다. 특히 허기짐이 발생하면 아예 잠 못 드는 상황까지 진행될 수 있으므로 원칙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긍정적인 의미에서 가장 깊은 숙면에 이를 수 있는 상태는 공복에 뱃속이 편한 상태이며, 다음으로 숙면에 이를 수 있는 상태는 따뜻한 음료나 과일과 같은 소화가 쉬운 음식을 섭취해서 뱃속이 든든하고 편하면서 마음이 즐거운 상태라 할 수 있다.

 

부정적인 의미에서 잠들기 어렵고 수면이 얇아지는 뱃속의 상황은 과식이나 체기로 속이 불편할 때며 다음으로 허기져 불편한 상태, 다음으로 배고픈 상태이다. 특히 영유아의 경우 자기 전이건 자다가 일어나서건 배가 고플 때는 먹어야 다시 잘 수 있으며 그때 먹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

 

 

6. 머리는 선선하게 발은 따뜻할 때 편하게 잘 수 있다

 

아이들이 잠을 쉽고 깊게 잘 수 있는 상태는 체열을 쉽게 방출할 수 있는 선선한 환경이다. 보통 어른들이 잠들기에는 약간 추운 상태로 아이가 기분 좋게 잘 수 있는 실내온도는 22~23℃ 정도, 습도는 50% 전후가 좋다. 보통 부모들은 춥게 자면 감기 걸리기 쉬울 것 같다는 생각으로 온도를 따뜻하게 해서 재우는 경우가 많은데 거의 모든 아이는 조금이라도 시원한 곳을 찾아다니며 잠을 설치는 일이 많게 된다. 그러므로 말 못 하고 의사표현이 힘든 갓난아기에게 옷을 많이 입히고 손 싸개까지 씌워서 재우면 오히려 아이들의 수면을 방해하고 보채게 만드는 것이다.

 

 

한편 손발이 차가우면 모세혈관이 수축하고 혈액 순환을 방해받아 정맥의 혈류량이 줄어들면서 수면을 방해받는다. 따라서 손발은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두한족열(頭寒足熱)’의 상태라 표현한다. 단 다리를 따뜻하게 하도록 두꺼운 이불을 덮거나 양말을 신을 때 조이는 느낌이나 답답함을 느끼면 수면을 방해하므로 적절한 균형이 중요하다.

 

 

유용우 한의사 dolpha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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