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의 치료는 생활교정에서부터

2022.12.25 12:00:29

살려는 의지를 키워나가야 한다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171]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우울(憂鬱)함이란 일상에서 수시로 다가오는 감정의 변화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내적인 성찰의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도가 심하고 지속되는 기간이 오래되면 몸과 마음이 견디기 어려워 다양하게 덧붙는 증상으로 고통을 겪으며 가장 극심할 때 죽음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자살의 충동까지 진행된다. 따라서 우울증 진단을 받거나 우울증 진단이 없다 하더라도 몸과 마음의 괴로움을 스스로 이겨내기 어렵다 싶을 때는 적극적인 치료를 받도록 하자.

 

특히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인 영역이나 우울증에 동반된 신체 증상은 건강 검진할 때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아 의학적으로 확실히 설명하지 못할 때가 많다. 이러한 상황에 이르렀을 때 한의원의 진료와 상담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한의학의 기본은 육체와 정신, 마음과 감정에 대한 기본 틀의 정립이 잘되어 있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1. 우울증에 대한 이해

 

우울증은 내적인 요소와 외부 스트레스의 종합적인 반응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스트레스에 대한 장기 단기 반응의 부적응에 따라 일상에서의 생체리듬 저하와 흐트러짐에 의하여 출발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포기와 더불어 우울의 지속, 흥미의 결여, 활동량의 감소, 수면 불안정 등의 현상이 드러난다.

 

 

여기에 더하여 의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신체에 이상증상이 드러나거나 신체적으로는 자기 조절이 어려워지고 정서적으로는 부정적인 사고로 몰입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감정, 사고, 행동의 복합적인 문제로서 우울증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울증이 아니라도 다음과 같은 증상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꼭 진료 상담과 치료를 받도록 하자.

 

① 의학적으로 설명되지 않은 여러 증상을 가지고 있다

 

가슴이 무겁다. 등 한쪽에 열감과 뻣뻣함이 느껴져서 견딜 수가 없다. 몸 여기저기 통증이 있다. 조금만 먹어도 소화장애를 일으킨다. 불면증이 있고 수면 유지가 어렵다. 막연하게 답답함이 있다. 가슴과 머리에 열감이 있다. 이러한 불편한 증상이 지속되어 종합병원이나 정신건강의학과를 전전하였으나 증상의 개선이 별로 없다.

 

② 스트레스로 인하여 우울증이 생긴 것 같다

 

남편이나 아들을 생각하면 답답하고 삶의 의욕이 사라진다. 특정 대상이나 상황을 생각하면 울화 치미는데 어찌할 바를 몰라 무기력감을 느낀다. 화병이 무기력과 우울감으로 변하면서 잠을 자지 못한다.

 

③ 점점 우울해지는 것 같다

 

평소 내성적이고 활동량이 적은 편이었는데 점점 더 움츠러든다. 인생이 허무하고 막연한 무기력감과 의욕 저하가 점점 더 심해진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곧 자고, 먹고, 움직이기 싫다. 점점 불면증과 식욕부진, 죽음에 관한 생각으로 몰입된다.

 

2. 우울증의 종류

 

우울증은 인생과정 가운데 내적인 고민과 외적인 스트레스의 종류, 우울의 정도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를 보이며 이에 따라 몇 가지 구분이 있다.

 

① 주요 우울증(major depressive disorder , 主要憂鬱障礙, 심한 우울증)

 

우울증의 대표적인 형태로 심한 우울증상이 2주 이상 종일 계속되는 우울증이다. 우울감과 절망감, 흥미나 쾌락의 현저한 저하, 줄어들거나 늘어난 식욕과 체중, 수면량의 감소나 증가, 신체적 초조 또는 활동 속도의 지체, 성욕의 상실이나 피로감, 부적절한 죄책감과 책임감, 무가치감, 집중력의 저하 또는 우유부단함, 죽음이나 자살에 관한 생각 등이 있으며, 이들이 사회생활은 물론 일상생활에 문제를 일으키는 심각한 수준으로 2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 주요 우울장애로 진단될 수 있다. 사회적ㆍ직업적 생활에 여러 장애를 일으키며, 대부분 재발하므로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② 신경증적 우울(기분부전 장애)

 

가벼운 우울증으로 치명적이진 않지만 완전한 기능을 못 하게 하고 2년 이상 우울증이 오래 계속되는 경우를 기분부전증이라고 한다. 때에 따라서는 인생의 대부분을 우울증상을 가지고 살아가기도 하며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가 장시간 지속된다. 간혹 주요 우울증의 상태를 보이기도 한다.

 

③ 조울증(양극성 장애)

 

우울증과 조증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형태로 기분이 들뜨고 활동이 많아지고 자신감에 가득 차 있는 조증 상태와 기분이 가라앉고 자신감이 없어지는 우울증 상태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처음 발병 시에 우울증부터 시작되면 주요우울증과의 감별이 어려울 수 있다. 조증은 생각, 판단 그리고 사회적 행동에 영향을 미쳐 심각한 문제나 당혹감을 가져오기도 한다. 다른 어떤 종류의 우울증보다도 유전적인 영향이 강해서, 부모가 양극성장애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 자식에게서도 비슷한 우울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④ 멜랑콜리아(melancholia)

 

명백한 우울 기분, 정신운동 지연 또는 격정, 일찍 잠이 깸, 오전에 악화, 반응의 감퇴, 쾌락이 없음, 심한 식욕 감소와 체중 감소, 심한 죄책감이 특징이며, 외부의 자극 없이 이런 증상이 일어날 때 이를 멜랑콜리아라 한다.

 

⑤ 가면성 우울

 

겉으로 봐서 우울증인지 알 수 없는 형태로 우울증상이 연령층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소아기에 겪는 상실에 따른 우울증에서는 이별 불안, 학교공포증, 애착행동, 행동과잉, 성적 저하 등을 보일 수 있다. 사춘기 때는 반사회적 행동, 가출, 무단결석, 알콜 남용, 약물 남용, 성적 문란 등이 나타난다. 성인에서는 약물남용, 알코올중독, 도박, 정신신체장애 등도 우울증의 한 표현일 수 있다. 노인에게는 경제적 장애, 배우자 상실, 신체질병, 사회적 고립 등에 의해 우울증이 잘 나타난다.

 

⑥ 여성 우울증

 

산후우울증 및 산후정신증

출산 뒤 4주 이내에 발생하며 출산에 따른 호르몬의 균형상태가 깨지는 것과 관련되고, 어머니가 되는 것에 대한 불안과 심리적인 갈등이 원인이 되어 드러난다. 출산한 여성의 80%에서 우울한 기분을 느낀다고 하며 우울한 기분은 몇 시간에서 며칠까지 지속되는데, 증상으로는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나고, 안절부절못하고, 건강에 대한 걱정이 지나치게 들며, 잠이 오지 않고, 집중력이 떨어지고, 두통이 오는 것 등이다. 산후우울증은 일시적인 우울한 기분이 아니라 심각하며 2주 이상 지속되는 주요 우울증 증상을 나타내며 출산 뒤 한 해 동안 주로 발생한다. 산모의 5%에서 25%까지 발생한다고 전해진다.

 

갱년기우울증

폐경을 앞ᄃᆉ로 10년 사이에 발생하는 우울증을 말한다. 별다른 이유도 없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는 증상이 발생하며 괜히 불안하고 짜증이 나서 남편과 아이들에게 아무것도 아닌 일로 화를 내기도 한다. 밤에는 잠이 잘 오지 않고 심장이 두근거리며 온몸에서 식은땀이 나며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

 

생리전증후군

매달 주기적으로 생리를 시작하기 일주일에서 열흘 전부터 정신증상과 신체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생리전증후군이라 한다. 정신증상에는 우울감, 피로감, 짜증, 불안이 있고, 신체증상에는 복부팽만, 식욕변화, 변비, 설사, 부종, 유방통증 등이 있다. 기본적인 틀은 생리시작 즈음에 몸과 마음이 어찌할 바를 모르는 상태로 증상은 일단 생리가 시작되면서 없어지지만, 이 증상을 심하게 앓는 때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게 된다. 우울증, 신경과민, 충동성 및 공격성이 늘어나고 주의 집중이나 기억력, 인지력 장애에 시달리기도 하고, 심하게는 생리 때만 되면 도벽이 생기는 사람도 있다.

 

⑦ 기타

신체 질환에 병행하여 드러나는 경우로 암환자 우울증과 갑상선 기능저하증에 수반되는 우울증 등이 있으며 계절의 변화에 따라 드러나는 가을형, 겨울형, 여름형 등이 있다.

 

3. 우울증의 치료

 

우울증의 치료는 생활교정에서부터 출발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한다. 곧 인간의 사회적인 관계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사회적인 관계성이 무너질 때 우울함이 시작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사회성의 붕괴는 인간의 본능인 동물성마저 붕괴한 것으로 드러나는데 치료의 기본은 동물성을 회복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곧 가장 기본이 되는 활동과 휴식으로 먹고, 자고, 움직이고를 시작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좀 더 발전하면 사람 만나기를 시작하여 사회적 동물로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따라서 생존에 필요한 먹기에서 규칙성을 가지면서 먹는 것에서 즐거움을 찾은 것을 시작으로 한다.

 

다음은 활동량을 어떻게 늘리는가 하는 부분에서 걷기를 시작한다. 걷기를 통해 육체의 활동성을 높이면서 생체리듬을 찾아가면서 한편으로는 걸으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잘 자는 것으로 일찍 자는 것을 목표로 한다. 수면 중에 이루어지는 생리현상은 다양한데 기본적으로는 휴식과 회복을 통해 살 준비를 한다는 것이다. 곧 우울증마저도 우울이라는 정서적 앙금을 해소하는 작용이 수면 중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져 기상과 더불어 뭔가를 하고 싶게 만들어준다.

 

그런 뒤에 지지(支持)가 될 수 있는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하여 “지금 당장 힘들더라도 마음을 먹고 활동을 시작하면 결국 언젠가 성취와 보람이 있을 것이다”라면서 활력을 얻는 것이다.

 

 

한방에서는 우울증을, 심장을 중심으로 나의 존재감을 키우고 나를 둘러싸서 옥죄는 막을 걷어 걷어내어 우울을 걷어내고 살려는 의지를 키우도록 치료한다.

 

 

유용우 한의사 dolpha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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