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장애와 하지불안 증후군

2023.01.15 11:23:40

반신욕ㆍ족욕하고 배와 골반을 따뜻하게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175]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인간이 잠을 자는 행위는 움직임에서 정지로 바뀌면서 인체에 다양한 변동을 초래한다. 가장 큰 변동은 의식이 다운되면서 인지를 못 하는 것이지만 이 밖에도 다양한 생리적 변동이 일어난다.

 

이러한 일련의 변동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인체의 조직과 기관에서 서로 협응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정도가 심한 경우 잠이 들지 못고 다양한 불편함이 드러난다. 그 가운데 기운의 흐름이 막히면서 나타나는 하지 순환 장애 질환이 있는데 소아에서는 성장통, 성인에서는 하지불안 장애군이라고 한다.

 

 

1. 하지불안증후군[ restless legs syndrome ]이란

 

하지불안증후군은 주로 잠들기 전에 다리에 불편한 감각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 다리를 움직이게 되면서 수면에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으로, 만 21~69살의 성인남녀 5천 명을 대상으로 한 국내 연구에서 5.4%가 이 증후군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주로 낮보다 밤에 잘 발생하고 다리를 움직이지 않으면 심해지고 움직이면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특징이다.

 

 

양방의 관점에서 보면 명확하게 드러난 원인은 없으며 뇌의 도파민 시스템의 불균형과 관련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리고 일찍 발병한 하지불안 증후군의 절반 정도가 유전적 경향을 보인다. 이 밖에도 스트레스가 하지불안 증후군을 악화시키는 경향이 있고, 임신이나 호르몬 변화도 하지불안 증후군을 일시적으로 악화시킬 수 있다.

 

하지불안 증후군이 다른 질환과 연관되어 드러날 수 있는데 철분 결핍은 빈혈 증상이 없더라도 하지불안 증후군 증상을 발생 또는 악화시킬 수 있다. 신부전, 말초신경병증도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하지불안 증후군 환자들이 주로 호소하는 증상은 다리ㆍ발ㆍ손ㆍ몸통 등에 정확히 표현하기 힘든 불쾌한 감각을 호소한다. 움직이지 않을 때 불쾌한 감각이 시작되는 것이 보통이고 움직임에 의해 완화된다. 일반적으로 저녁 시간에 증상이 악화한다. 4/5 정도는 잠자는 동안 주기적으로 사지에 떨림을 경험한다. 상당수의 환자가 수면 진입의 문제 등 수면장애를 보이고 낮시간에 피로감과 졸린 증상을 보이게 된다. 주로 잠들기 전에 다리에 불편한 감각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 다리를 움직이게 되면서 수면에 장애를 일으킨다.

 

하지불안 증후군 진단은 다음의 4가지 필수 요건이 나타날 때 판정한다.

 

1)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 : 대개 다리에 불편하고 불쾌한 감각이 있다. 때로는 이상감각 없이도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나타나고, 다리뿐만 아니라 팔과 다른 신체 부위에도 나타난다.

 

2) 움직이고자 하는 충동이나 불쾌한 감각이 눕거나 앉아 있는 상태, 곧 쉬거나 움직이지 않을 때 시작되거나 심해진다.

 

3) 움직이고자 하는 충동이나 불쾌한 감각이 걷거나 스트레칭과 같은 운동으로 최소한 운동을 지속하는 한, 부분적으로 또는 거의 모두 완화된다.

 

4) 움직이고자 하는 충동이나 감각이 낮보다는 저녁이나 밤에 악화하거나 저녁이나 밤에만 나타난다. 증상이 매우 심해지면 이러한 경향이 점점 없어지나 과거에 반드시 이러한 경향이 있었어야 한다.

 

 

2. 한의학적 관점에서 보는 하지불안증후군

 

한의학의 생리 과정의 큰 특징은 단전을 중심으로 한 기운의 흐름이다. 양방의 혈류 흐름이 심장을 중심으로 대동맥 대정맥의 순환으로 이루어진다면 한방의 기의 순환은 단전을 중심으로 독맥(督脈)과 임맥(任脈)의 순환으로 이루어지며 이를 수승화강이라 한다.

 

이러한 기운의 흐름이 낮에 활동 중에는 독맥(督脈)이 주를 이루어 단전에서 출발하여 척추선을 따라 머리로 상승한다. 이에 호응하여 발바닥이 땅의 기운을 흡수하여 상승의 여력을 도와주어 마지막으로 왕성한 정신 활동을 이루어낸다.

 

밤에는 단전에서 당기는 힘을 기반으로 머리의 기운이 단전으로 내려가는데 이와 같은 과정을 하기(下氣)가 이루어지면서 이루어지는 ‘화강(火降)’이라하고 한다. 이러한 흐름이 머리에서 내려와 다리를 거쳐 발바닥까지 이루어져 최종적으로 발바닥을 통해 방출된다. 따라서 단전에 힘이 있어 머리의 기운이 쉽게 내려가면 쉽게 숙면을 이루게 되지만 단전에 힘이 달리거나 다리 쪽으로 내려가는 기운의 통로가 막히면 원활한 하기(下氣)가 이루어지지 않아 숙면을 이루지 못하게 된다.

 

곧 머리에서 아랫배의 단전을 거쳐 발바닥까지 이르는 기운의 통로가 막히거나 좁아지면 기운은 내려가려 하나 내려가지 못하면서 답답함을 기본으로 한 불쾌감 혹은 통증이 드러나면서 잠들기가 어려워진다. 이러한 현상은 소아에서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나는데 이를 성장통이라고 하여 성장과정 가운데 하나로 지나치게 된다. 성인의 경우는 통증보다는 불쾌감이 더 심하고 뚜렷한 고정 증상이 없기에 하지불안증후군이란 병명을 붙였다.

 

본디 한방에서는 이러한 수면의 흐름을 알았기에 머리는 서늘하게 하고 다리는 따뜻하게 하는 것을 기본적인 수면 자세로 삼았으며 특히 다리를 답답하게 하지 않게 하려 노력하였다.

 

 

3. 하지불안증후군의 치료

 

하지불안증후군을 치료하고 잠을 깊이 자도록 하는 기본은, 머리의 기운이 가슴과 배, 다리를 통하여 마지막 발바닥으로 빠져나가는 흐름을 온전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려는 방편이 다양하게 존재하는데 크게 보면 단전의 힘을 기르는 방법과 기운의 통로를 여는 것이다.

 

1) 단전의 힘 기르기

 

‘단전(丹田)’이란 용어는 한의학의 개념이면서 선도(仙道)의 개념이다. 이를 위한 수련법으로 기마자세를 중심으로 한 행공(行空)과 단전호흡법이 있다. 아울러 한의학적 관점에서 단전의 정체를 풀어주는 한약이 있으며 단전을 도와 하기(下氣)를 이루어주는 한약이 존재한다.

 

아울러 수면 중에 단전의 흡인력을 거들어 주면 하기(下氣)의 힘이 강해지면서 쉽게 숙면에 이를 수 있으며 다리의 가벼운 정체도 쉽게 풀린다. 이러한 기반이 되는 것은 ‘심기일체(心氣一體)’라 하여 마음이 가는 곳에 ‘기(氣)’가 가는 현상을 이용한 것이다. 단전의 위치에 소금주머니를 올리고 자는 행위와 단전에 파스를 동그랗게 오려서 붙이고 자는 행위가 이를 이용한 것이다. 아울러 잠을 잘 때 단전위치에 양손을 포개고 잠을 자되 단전과 양손에 의식을 두면서 잠을 청하면 머리에서 따로 놀던 기운이 단전으로 흐르면서 하기가 원활해지고 하지불안 증상이 사라지면서 잠이 들 수 있다.

 

2) 기운 흐름의 통로 열기

 

우리 몸에 본래 기능이 온전하지 못하면 방해인자가 있고, 이를 제거하는 것을 첫째 치료 목적으로 삼는다. 한방에서 어린이들에게는 기체증이 흐름을 방해하는 것이며 성인에게는 노폐물이 흐름을 방해하는 것이다. 따라서 하지불안증후군의 경우 흐름을 방해하는 노폐물을 먼저 없애고 연후에 기운의 흐름을 원활하도록 도와주는 처방을 한다.

 

그러기 위해 한약을 복용하고 침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한방에서 침의 치료는 기운의 흐름을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3) 적절한 운동이 필요하다

 

하지불안증후군을 호소하는 분들의 경우 운동을 하게 되면 하지불안증후군이 더 심해지거나 하지가 편안해지더라도 수면이 힘들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기운의 흐름을 명확하게 도와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데는 운동이 으뜸이다. 따라서 적절한 운동이 필요한데 기준은 하기가 이루어지는 정도까지다.

 

기본적으로 유산소 운동이 도움이 되며 유산소 운동할 때 일정 시점까지는 몸에 열이 나고 숨이 가빠지는데 이때의 모습은 기운이 위로 뜨는 상기(上氣)의 과정이다. 이때 절대 쉬거나 운동 부하를 줄이지 않고 지속하다 보면 땀이 나면서 서서히 하기(下氣)가 이루어지고 어느 시점에 호흡이 편해지고 심장의 압박이 줄어들면서 다리가 가벼워진다. 이 시점이 하기가 이루어진 시점으로 하지불안증후군도 호전되며 숙면도 쉽게 이룰 수 있다.

 

4) 반신욕, 족욕의 생활화

 

하지불안증후군 호소하는 큰 줄기는 단전의 힘이 부족한 것과 힘이 사지 말단으로(특히 발끝까지)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하지의 순환과 말단의 순환을 유도하는 반신욕이나 족욕이 도움이 된다. 또한 잠을 잘 때 다리를 따듯하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데 이때 다리와 발바닥이 답답하지 않아야 한다.

 

5) 배와 골반을 따뜻하게

 

배와 골반은 인체순환의 가장 큰 통로다. 이 부위가 차가워지면 인체 전반의 순환력이 떨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배꼽 주위의 복부와 골반을 평상시에도 따뜻하도록 관리하며 장의 점막을 차게 만드는 청량음료, 아이스크림과 같은 음식을 줄여 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좀 더 적극적으로 복부 안마나 복대, 배꼽에 올려 주는 소금 주머니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아랫배를 따뜻하게 할 필요가 있다.

 

6) 다리를 주물러 주는 것이 효과가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몸의 기운이 발바닥을 향해 흐르는 중에 흐름이 막히거나 더디게 흘러가는 순간에 드러난다. 그러므로 발을 주물러 주면 어느 순간 시원함을 느끼면서 소통이 원활해져 숙면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이렇게 다리를 주물러 주는 것이 도움이 되는데 주물러 주는 방법에 2가지 핵심니 있다. 첫 번째는 불편하고 답답한 부위를 주물러 주는 것이다. 그저 손을 대고만 있어도 도움이 될 때가 있으며 가볍게 쓰담쓰담 해 주거나 시원함을 느끼는 강도로 눌러 주면 된다. 두 번째는 발가락부터 시작하여 발바닥, 발목, 종아리로 올라가는 방향으로 끝단부터 풀어주어 기운의 흐름을 유도하는 것이다.

 

 

유용우 한의사 dolpha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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