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해 코와 목을 포함한 상부 호흡기계의 감염 증상으로, 사람에게 나타나는 가장 흔한 급성 질환 가운데 하나다. 재채기, 코막힘, 콧물, 인후통, 기침, 미열, 두통 그리고 근육통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지만, 대개는 특별한 치료 없이도 저절로 치유된다.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항상 우리 주위에 있는데 인체의 면역기능 덕분에 쉽게 발현되지 않는다. 그러다가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방어력이 취약한 부위에서 감염증상이 나타난다. 보통 호흡기를 통한 콧물 기침감기, 피부를 통한 오한 발열의 몸살감기, 요로를 통한 감염으로 오한, 오줌 눌 때 통증이 드러나는 감기 등으로 나타난다.
1. 우리 몸은 완전무결한 방어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만
인간은 존재를 유지하기 위하여 끊임없는 활동을 하고 있다. 안에서는 스스로 생명활동을 유지하기 위하여 발전하고, 바깥으로는 끊임없이 소통하여 방어하고 흡수, 방출하고 있다. 이렇게 외부와 교류할 때 자신을 보호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인간의 활동이 호흡ㆍ소화ㆍ면역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인간의 활동은 무수한 세월 속에 자연과 적응을 마쳤으며 현재도 발전적인 방향으로 진보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의학에서 “인간은 소우주(小宇宙)”라는 전제 아래 우주의 진리와 규칙이 내 몸에 존재한다고 보고 있으며 인간은 자체적으로 완전(完全)함을 의미한다. 내 몸이 온전하면 바깥에사 바이러스가 침입하더라도 충분하게 대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곧 인간은 외부와 소통하는 통로로서 피부에서 충분한 방어가 이루어지도록 탄생한 것이다. 호흡기 통로에서 충분한 완충과 방어와 면역이 이루어지고 소화기 점막에서 충실한 소화와 면역이 이루어지도록 태어났다는 것이다. 설혹 일시적인 부담으로 침입을 허용했다 하더라도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어 시스템이 내재하여 있기 때문에 결국은 침입을 물리치고 정상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러한 방어시스템이 없다면 인간은 자연을 떠도는 무수한 바이러스 세균의 침입으로 단 한시도 견디지 못하고 생존자체가 힘들었을 것이며 현재 생존 자체가 이러한 완비된 시스템이 있다는 방증이 된다.
그런데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었다는 것은 나의 방어 시스템을 무력화시킬 정도의 강력한 바이러스이거나 내 몸에서 방어력이 작동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이 외부와 소통해나가면서 존재하는 상황은 끊임없는 전쟁 과정이고 쉼 없는 백중전이라 고 할 수 있다. 인간은 이 백중전에서 대부분 승리하면서 견딘다. 그리고 패배하더라도 이를 해결하는 방편을 가지고 이겨낸다. 단 나이가 많거나, 과로했거나, 치명적인 손상을 받아서 이겨낼 수 없는 환경이 되었을 때 도움이 필요하다.
그리고 일상에서 보통의 컨디션일 때는 대부분 모든 세균 바이러스의 침입에 대하여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특정 상황에서 방어력이 저하되었을 때 감염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방어력 저하는 전체적인 컨디션이 떨어져서 무력해지면서 생겨난다. 그리고 부분적인 방어력의 부재로 이루어지는 허술한 틈새로 감염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틈은 외부적인 환경 때문에 발생하기도 하며 내부적인 상황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2, 외부적인 환경요인이 틈을 만들 때 감기에 걸려
감기의 원인은 한방에서 외사(外邪), 풍사(風邪)로 표현되는 외부의 요인이 내 몸을 침범하여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실질적으로 대략 200여 개 이상 서로 다른 바이러스가 감기를 일으킨다. 그 가운데 30~50%가 리노바이러스(Rhinovirus)이고 10~15%가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다. 최근 3년 동안의 코로나19의 펜더믹 상황도 코로나변이 바이러스에 의한 감기라 할 수 있다.
성인은 일 년에 2~4회, 소아는 6~10회 정도 감기에 걸린다. 감기 바이러스는 사람의 코나 목을 통해서 들어와 감염을 일으킨다. 감기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환자의 코와 입에서 나오는 분비물이 재채기나 기침을 통해 외부로 나오게 되면 그 속에 있는 감기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존재하다가 건강한 사람의 입이나 코에 닿아 전파된다. 따라서 감기 환자와 가까이 있거나 사람이 많은 곳에 감기 환자가 있으면 감기 바이러스가 잘 전파된다.
이러한 호흡기 감염 경로 외에 감기 환자의 호흡기 분비물이 묻어있는 수건 등을 만진 뒤 그 손으로 눈이나 코, 입 등을 비볐을 때도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은 가을과 겨울에 감기에 더 잘 걸리며, 겨울이 없는 지역에서는 우기에 감기에 더 잘 걸린다. 독감은 감기와 일부 증상이 비슷할 수 있지만, 원인 바이러스가 다르며, 증상이나 합병증, 치료법도 다르다
① 바람은 세포 온도를 떨어뜨려 일시적인 무방비 상태를 만든다
한방에서 감기에 걸리는 것을 풍사(風邪)의 침입으로 이해를 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처방을 제시하고 있다. 한의대에서 공부할 때 이를 이해하는 방편으로 풍(風)이란 한자를 풀어 바람 속에(风) 숨어있는 벌레(虫)가 바이러스이고 이것들이 감염시킨다고 이해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어느 순간 풍(風)을 바람 자체로 바라보게 되었다.
바람이 우리 몸에 접하게 되면 피부의 체온을 날려 시원함을 준다. 그러나 센 바람과 지속적인 바람은 피부 세포의 온도를 극도로 낮아지게 해 세포가 정지되는 마비 상태까지 이르게 된다. 이 순간 세포가 가진 모든 기능은 일시적으로 마비되며 외부의 침입에 대해서도 무방비한 상태가 된다. 곧 과도한 바람이나 지속적인 바람에 노출되면 감기에 걸리기 쉬운 상황이 된다.
② 추위는 빈번하게 틈을 만들어
감기에 대한 대략적인 이미지는 날씨가 추워졌을 때 몸이 이를 이기지 못하여 걸리는 모습으로 사람들은 알고 있다. 실제 겨울의 추위는 몸을 움츠러들게 하여 우리의 몸의 움직임을 느리게 하고 변화에 취약하게 한다. 곧 내가 추위를 느끼면서도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상태가 될 때는 문제가 없지만 춥다고 느끼고 한기가 몸에 파고들어 오면 외부와 접하는 피부와 점막 주위의 모세혈관이 수축하고 혈액 순환의 정체가 발생하면서 피부의 기능저하에 따른 틈을 허용한다.
이러한 와중에 일반적인 추위는 자신의 의식과 무의식이 방비하여 잘 이겨내나 방심의 틈을 파고드는 바람과 내가 인지하지 못하는 바람이 방어력을 흐트러트리고 침입을 허용한다. 곧 따뜻한 안방에서 화장실로 갈 때, 잠잘 때 웃풍, 샤워한 뒤 거동 등과 같은 잠시 잠깐의 변화가 거센 바람보다 더 큰 허점이 된다.
3. 내부적 원인이 틈을 허용하면서 감기에 걸려
일반적으로 감기에 걸렸을 때 가장 보편적으로 수긍하는 원인으로 면역력의 저하라고들 한다. 곧 우리 몸은 코와 호흡기도, 또 폐에는 호흡할 때 외부로부터 인체를 방어할 수 있는 임파들이 발달해 있다. 특히 ‘발다이어편도환’이라는 거대한 임파절이 있는데 이러한 임파절의 면역기능이 저하되었을 때 감기가 쉽게 다가온다. 특히 입으로 호흡하는 경우 편도환의 온도가 저하되어 면역력이 급격히 저하되어 감기 증상이 쉽게 오고 증상이 심해진다.
다음으로 기초체온 조절력의 저하를 들 수 있다. 기본적으로 우리 몸의 활동은 온도에 따라 좌우된다. 곧 세포의 대사가 온도에 따라 달라지며 면역력이라 말할 수 있는 백혈구의 활동성도 온도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세포 온도가 1℃ 정도 낮아지면 면역력이 30%가량 저하된다.
특히 인체의 방어기능을 담당하는 피부와 외부에 노출된 점막들은 촉촉한 상태에서 온도와 습도의 변화에 대처하면서 방어기능을 담당한다. 곧 윤택함과 촉촉함을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온도변화에 능동적으로 조절해내지 못하거나 습도의 조절이 원활하지 못하여 점막의 촉촉함이 유지되지 못하면 방어력이 급격히 저하되어 감기에 쉽게 걸리게 된다.
① 음식이 체했을 때 틈을 허용
성인과 어린아이 모두 감기에 걸리는 상황은 흔치 찬바람을 쐬었을 때가 가장 많으며 다음이 과식이나 불량식품을 먹은 후 체했을 때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우리 몸의 점막은 피부와 더불어 외부와 접하여 소통하는 변화가 활발한 조직이다. 이러한 점막은 하나의 특징이 있는데 이완이 되었을 때 활발한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완된 상태, 기분 좋고, 편하고, 부담 없는 상태일 때 기능이 활발하여 호흡의 효율이 높고, 소화력도 활발하여 잘 먹고 잘 소화한다.
그러나 긴장상태로 소화기능이 저하되었을 때 억지로 먹거나, 활달한 상태라도 과식을 하게 되면 소화기 점막이 과도한 부담을 받으면서 가볍게는 식곤증, 심하면 체한 상태가 된다. 체한 상태란 소화기 장관의 운동이 멈춘 상태를 의미하며 소화기 점막의 혈액 순환이 정체된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흐름의 정체는 전체 점막 순환에 영향을 끼쳐 호흡기 점막마저 기능이 저하돼 호흡 중에 유입되는 바이러스를 방어하는데 취약한 상황을 만든다.
이러한 까닭으로 감기에 가장 쉽게 걸리기 쉬운 상황은, 여행 중 추워서 몸이 긴장된 상황에서 찬밥(김밥)을 먹는 경우이다. 이때 쉽게 체하면서 같이 감기에 걸리기 쉬운 상황이 된다.
② 극도의 긴장과 이완은 틈을 허용
우리 몸은 적당한 긴장과 이완, 활동과 휴식의 반복 속에 균형을 이루면서 원활하게 돌아간다. 그러나가 과도한 긴장이 지속되면 어느 순간 파탄이 나고, 이완이 지속되면 늘어지면서 리듬을 잃고 생리 작용이 흐트러진다. 특히 예민하여 겁이 많거나 쉽게 긴장하는 아이들이 이러한 경향성이 짙으며 모든 것이 다 싫고 귀찮아하는 순간에 틈을 허용하여 쉽게 감기에 걸리기 쉽다.
이러한 상황은 외부적인 요인의 긴장과 이완 말고도 급격한 감정의 기복 상황도 마찬가지로 영향을 끼친다. 가장 대표적인 상황은 억울해서 울컥하는 상황에서 기운이 역류한 이후 맥이 풀리는 상황과 짜증이 폭발하여 기운이 흐트러지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이 순간 우리 몸은 방어할 힘이 없는 무방비 상태로 이때 바이러스가 유입되면 그대로 감염이 된다.
③ 잠을 제대로 못 자면 틈을 허용
우리 몸을 2분법으로 나누면 낮에는 몸을 소모하고 손상하는 행위를 통해 활동하고 수면 중에 회복하고 재생하는 행위를 통하여 존재를 유지한다. 그러므로 충실한 수면을 통하여 낮의 부담을 온전히 회복하지 못하면 소모되고 손상된 부담이 점점 누적되어 어느 순간 파탄을 맞게 된다.
충실한 수면의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마지막 결론은 아침에 일어나는 모습이다. 아침에 스스로 가볍게 일어나면 자는 동안 충분한 휴식과 회복을 통하여 다음 활동에 대한 준비가 이루어진 모습이며 깨워서 일어나거나 무겁고 힘겹게 일어나면 회복을 못 한 상태로 곧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일어나 상황 상황에 대한 대처가 어려운 상태가 된다.
이 밖에도 생활 가운데 이루어지는 면역력이 저하되는 다양한 상황이 있다, 외부적으로는 일교차가 클 때 적응하지 못하는 상황, 내부적으로는 과로로 에너지를 소모한 상태 등으로 여러 가지 감기에 걸렸을 법한 환경이 있지만 대부분은 바이러스가 유입될 만한 틈을 허용하였을 때 감기에 쉽게 걸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