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을 통해 알아보는 몸과 마음의 건강법

  • 등록 2023.08.27 11: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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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자고 규칙적으로 자는 노력이 심장을 튼튼하게 한다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207]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인간의 건강을 다루는 한의사로서 진료하다 보면 사춘기 때 품었던 근원적인 질문을 떠올리게 된다. 이러한 근원적인 질문은 인간이란 자체에 대한 이해와 믿음을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인간은 본디 완전(完全)하다”와 “인간의 몸과 마음은 하나이며 서로 주고받는다.”라는 전제 조건이 이루어졌을 때 한의사로서 건강과 질병에 대한 해결책이 샘솟는다. 아울러 ‘무엇이 인간을 건강하게 할 수 있는가’를 궁리하다 보면 ‘굳건한 의지(意志), 강철 같은 마음’ 등이 떠오른다. 실제로 진료하는 중에 “건강은 우직한 실천에서 이루어진다.”라는 말을 종종 하게 된다.

 

 

작심삼일(作心三日)과 용두사미(龍頭蛇尾)는 마음의 모습

 

오늘은 인간의 마음에 대해 살펴보는 데 심장과의 관계를 기준으로 하려 한다. 한국인의 마음은 한없이 크고 넓어 우주를 품을 수 있으며 한편으로는 한없이 좁아 좁쌀보다 작아 좀생이가 될 수 있는 것과 연관이 있다.

 

우리들의 생명활동을 마음과 생각의 작용으로 구분하면, 한국인의 대부분은 마음이 앞서서 큰 결심, 큰 마음을 쉽게 내지만 생각이 따라오지 못하고 힘이 뒷받침되지 못하여 쉽게 식는 것이다. 따라서 크게 낸 마음이 유지되지 못하는 순간 상처를 입으며 ‘속상한’ 상태를 수시로 겪게 된다. 이러한 마음의 상처는 어느 순간 물리적 심장의 손상으로 이어지면서 어는 순간 마음과 심장이 서로 주고받는 악순환의 고리를 얻으면 울화(鬱火)병, 공황장애, 불면증 등을 겪게 된다.

 

이렇게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고 건강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해답이 있다. 첫 번째는 ‘나의 행위에 마음이 앞섰는가, 생각이 앞섰는가’를 돌이켜 스스로 살펴보는 것이다. 두 번째는 마음이 너무 앞섰을 때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어기제가 작심삼일(作心三日)이란 것을 인지하는 것이다.

 

우리 몸과 마음은 일정함을 유지해야 생명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원상태로 복귀하려는 방어기제가 있으며 보통 72시간(3일)이면 복귀한다. 따라서 큰 마음을 내더라도 3일이면 큰 마음 내기 전 상태로 복귀되는 것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방어장치이다. 그러므로 작심삼일에 스스로 나약하게 생각하지 말고 생명유지 장치가 건강하게 발현되고 있다고 생각하자.

 

 

심장과 마음은 하나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권의 학문에는 몸과 마음의 일체(一體)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있다. 동양에서는 심장을 심(心 : 마음 ‘심’)이라 하였고. 서양에서도 심장 생명과 하나로 보았으며 ‘Heart’를 ‘마음’과 동의어로 보았다. 곧 심장은 몸과 마음의 교차점이자 통로로 보았고 한편으로 하나라고 본 것이다.

 

곧 우리말에 강심장을 가졌다고 하는 것은 마음이 강한 사람을 뜻하면서 실제 심장이 튼튼해서 어느 순간에도 일정한 박동을 유지하는 건강한 심장을 가진 사람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건강한 몸에서 건강한 마음이 나온다고 할 때, 그 매개점이 심장이며 실질적으로 건강한 심장을 가진 사람은 산소공급을 넉넉하게 받음으로써 본래 자신의 기능을 안정적으로 발휘할 수 있다.

 

그러므로 모든 마음의 병과 정신 질환은 물리적인 심장을 튼튼하게 함으로써 치료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곧 심폐를 건강하게 하는 유산소 운동으로서 심장을 튼튼히 할 수 있으며, 심장에 넉넉한 혈액 공급이 이루어지도록 피를 건강하게 하면 심장이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심장은 활력

 

“심장은 두 개면서 하나다”라는 관점을 가지고 접근하면 쉽게 심장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곧 우심실 우심방은 인체의 혈액순환 정맥혈과 간문맥을 통해 유입된 혈액이 혼합되는 장소로 흡입 기능을 하면서 노폐물(co2가스와 기타 체성, 간성 노폐물)을 혈액과 분리하여 폐로 보내어 쉽게 가스 교환이 이루어지도록 도와준다.

 

또한 좌심실은 폐에서 가스교환을 통하여 노폐물이 제거되고 풍부한 산소를 간직한 혈액을 받아들인다. 이렇게 헤모글로빈의 산소결합이 더 강해지고 증가한 열에 의해 영양소는 대사에 적합한 상태로 활성화 되어, 동맥혈을 통해 전신세포에 공급이 된다. 곧 심장은 좌우로 분리되어 있으면서도 일치된 운동성을 통해 음양이 공존하고 순환한다. 그래서 둘이되 하나인 심장이 되었다.

 

 

심장은 리듬

 

심장은 정교한 심방과 심실의 시차 수축을 통하여 좌심방-좌심실-동맥-정맥-우심방-우심실-폐-좌심방을 통하는 일련의 파이프와 펌프작용을 하면서 체내를 순환한다. 심장의 이러한 정교한 시차 수축을 통한 정교한 시스템이 아니면 전신의 혈액순환은 활발히 이루어지지 못한다. 그리고 이러한 일련의 리듬과 동조하여 혈관의 수축과 팽창이 이루어지면서 자연스러운 에너지의 이동을 이루어낸다.

 

심장의 리듬은 인체의 생체리듬의 근본이 되며 이에 동조하고 있는 전신의 규칙적이고 활달하고 안정된 리듬이 건강의 기준이 된다. 낮의 활동과 밤의 숙면 주기도 하나의 리듬이며, 규칙적인 식사와 배변도 하나의 리듬인 것이다. 이처럼 심장과 마음의 건강은 조화로운 리듬에서 도출된다 할 수 있다.

 

 

심폐는 하나의 역할을 한다

 

또한 심장의 기능은 호흡과 관련하여 가스교환의 효율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한의학적 관점에서 볼 때, 심장은 폐로 혈액을 보낼 때는 심장의 기를 통하여 혈구와 이산화탄소의 결합력을 약화해 폐포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쉽게 한다. 한편 폐에서 유입된 혈액을 온몸으로 방출할 때는 심장의 기를 이용하여 혈구와 산소의 결합력을 단단히 하여 세포에 산소가 도달할 때까지 꼭 붙들어 매도록 한다. 곧 튼튼한 심장을 가지고 있으면 가스교환의 효율이 높아지고 산소공급의 효율이 증대되어 심박동이 적게 요구되며 호흡량도 적어져서 호흡기 통로의 부담이 극도로 줄어들게 된다.

 

 

반대로 약한 심장을 가지고 있으면 가스교환의 효율이 떨어지고 산소공급의 효율이 떨어져 활발한 심박동을 요구하고, 이에 비례한 호흡의 요구량도 늘어 호흡기 통로의 부담이 가중된다. 만일 비염이 있다면 심하면 천식까지 유발될 수 있다.

 

이러한 심장과 폐의 구조를 살펴보면 폐가 심장을 둘러싼 모습이며 심장의 절반은 폐와 연결되어 정맥혈을 보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폐포에서 받아들인 산소와 결합한 동맥혈을 유입시키는 역할을 한다. 곧 심장의 기능을 혈관까지로 확장한다면 심폐(心肺)가 오른손과 왼손이 깍지 낀 모양이 되어 호흡한다.

 

그러므로 호흡할 때 폐의 폐활량과 심박동은 동조를 하며 호흡이 안정되면 심박도 안정되고, 호흡이 거칠면 심박동도 높아지면서 보조를 맞춘다. 그러므로 심장과 폐는 전혀 다른 장부조직으로 이루어졌지만 가스교환이라는 행위를 통하여 동전의 앞뒷면처럼 하나의 역할을 한다.

 

이처럼 폐와 호흡기 질환도 직간접적으로 심장과 인과 관계가 있게 된다. 따라서 심장이 튼튼하고 넉넉한 수면이 이루어지면 폐의 기능도 활달해져서 외형적인 수치인 폐활량마저 증가한다. 그러므로 비염과 호흡기 질환으로 고생할 때 심장과 폐의 상관관계를 이해하고 해결해야 한다.

 

실질적으로 심장이 튼튼해서 깊은 숙면을 취하고 아침에 눈과 머리가 상쾌하게 일어난다면 모든 것이 회복된 개운함으로 하루를 출발할 수 있다. 심장의 문제와 더불어 숙면에 애로가 있다면 몸 전체의 회복이 덜 된 채로 눈과 머리가 천근만근 무겁게 일어나게 된다.

 

이때 코의 점막은 부어 있는 상태로 일어나게 되기 때문에 비염 환자들은 비염이 심해진 상태로, 비염이 아닌 분들도 아침에는 코가 막힌 상태로 하루를 출발하게 된다. 그러므로 깊은 숙면과 건강한 심폐기능의 선순환을 통해서 심장이 튼튼해지면 어느 순간 비염도 소리소문없이 정리될 수 있다.

 

 

심장과 혈관은 하나

 

심장과 혈관의 모습과 기능을 관찰할 때 혈관은 심장의 가지다. 한편 심장은 거대한 혈관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심장과 혈관은 구조적으로나 기능적으로 동류(同類)의 흐름을 가진다. 심장의 탄력과 혈관의 탄력은 비례하기 때문에 심장이 튼튼한 사람은 혈액 공급이 활기차면 이와 비례하는 넉넉한 정맥 환류량으로 산소공급과 이산화탄소의 배출 효율이 높아져서 호흡 요구량마저 줄어든다.

 

특히 정맥혈의 탄력과 정맥의 원활한 순환은 호흡의 효율을 좌우한다. 말단까지 혈액순환이 잘 이루어지면 손발이 따뜻해지고 기력이 좋아진다. 피부의 순환에 따른 온도조절 능력, 두뇌 정맥혈의 흐름 여부가 수면의 질을 좌우한다.

 

곧 심장이 튼튼한 분들은 혈관의 탄력도 뛰어나서 외부의 기압이나 온도가 떨어지더라도 혈액순환에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피부와 호흡기 점막이 일정한 기초체온을 쉽게 유지할 수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혈관의 탄력이 떨어지면 말단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서 피부와 호흡기 점막의 기초체온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그로 인해 코의 가온 가습 기능이 저하되고 심장으로 유입되는 정맥 환류량이 줄어들게 된다. 그러면 심장 박동이 점점 빨라지고 이에 비례하는 호흡량이 늘어나서 호흡기 점막은 부담이 점점 가중되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게 된다.

 

 

심장은 수승화강의 축

 

심장은 우리가 생을 마칠 때까지 쉬지 않고 뛰어야 하는 특성 때문에 오히려 안정되고 규칙적인 상태를 항상 유지해야 한다. 곧 인생을 마라톤이라 한다면 완주하기 위하여 스스로 운동성을 조절해야 하는데, 무리한 속도로 마라톤을 해서 활발한 상태가 되는 것을 경계하며 안정되고 이완된 상태를 추구해야 한다.

 

이러한 심장 자체가 가지고 있는 안정과 이완 상태의 경향성 때문에 한방에서 말하는 화(火)가 강(降)할 수 있는 것이다. 곧 심장은 과열되어 불안정해지면 즉시 문제가 발생한다. 양방의 관점으로 보더라도 심장의 신경조절에는 부교감 신경지배가 우위에 있다. 곧 심장은 안으로는 스스로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밖으로는 혈액순환계를 안정된 상태로 유지하는 작용을 한다.

 

이러한 심장의 안정성은 수면과 더불어 완성된다. 수면은, 육체의 휴식과 더불어 심장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이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수면 가운데 심장을 중심으로 한 심부온도가 2℃ 정도까지 떨어지면서 심장의 활동성이 50% 이하까지 억제되면서 안정된 휴식을 취하게 된다. 곧 심장 자체도 활동성이 줄어들면서 전신 세포의 활동성도 같이 줄어들어 안정되는 과정이 수면의 과정이다. 한방에서 이를 화(火)가 내리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

 

 

실질적으로 수면이라는 행위는 크게 볼 때 두 가지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세포의 활동성의 스위치가 꺼져서 모든 세포가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다. 두 번째는 내면의 생명력이 발동하여 누적된 피로와 육체적, 정신적 앙금을 해소하고 세포와 조직의 손상을 회복하는 왕성한 활동의 모습이다.

 

이 두 가지 모습이 모두 심장의 활동과 조율되어 이루어진다. 특히 수면이라는 행위에 돌입하기 위해서는 동맥혈은 발한을 통하여 열을 방출하며 축소되고, 정맥혈은 이완과 더불어 넓어진다. 곧 한의학에서 말하는 ‘하기(下氣)’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건강한 수면은 심장의 건강상태를 대변하며 반대로 불면은 심장의 약함을 표현한다. 이를 반대로 표현하면 건강한 수면을 취하는 사람은 심장이 튼튼하고 마음이 강한 사람이라 할 수 있고, 건강하지 못한 수면 상태인 늦게 자고, 안 자고, 못 자는 상태는 심장이 약해지는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어떡하든 일찍 자고 규칙적으로 자는 노력이 심장을 튼튼히 하고 마음을 강인하게 하는 노력이라 할 수 있다.

 

 

유용우 한의사 dolpha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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