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동 심 초
- 김억 작시, 김성태 작곡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길엔 화려했던 벚꽃이 삶을 마감한 듯 떨어져 있다.](http://www.koya-culture.com/data/photos/20240415/art_17129671965296_f09d59.jpg)
“불꽃이 밤하늘에 흩날리면서 멋진 풍경을 연출하는 낙화놀이를 관람하려는 예약자가 많아, 지난달 13일 인터넷을 통한 1차 예약에서 6천 명분이 37분 만에 마감됐다.” 지난 4월 11일 연합뉴스에는 '함안낙화놀이' 관람 예약이 1분도 안 돼서 매진됐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함안낙화놀이'는 해마다 석가탄신일에 경남 함안 무진정 일대서 열리는 함안 고유의 민속놀이로 연등과 연등 사이에 참나무 숯가루로 만든 낙화를 매달아 이 낙화에 불을 붙여 꽃가루처럼 물 위에 날리는 불꽃놀이다. 일제 강점기에는 민족정기 말살정책에 따라 중단되었다가 1985년 복원되어 해마다 ‘낙화놀이’를 연다.
그런데 이즈음이면 실제 꽃이 떨어져 흩날리는 광경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봄이 되면 흐드러졌다가 꽃보라가 날리는 것이다. 특히 벚꽃이 흐드러진 곳에서는 한꺼번에 떨어지는 꽃보라에 우리는 꽃멀미를 하며 섬뜩함까지 느껴지는 까닭은 왜일까? 어쨌든 꽃이 흐드러진 봄 풍경에 잠시 넋을 놓고 있다가 하염없이 떨어지는 꽃을 바라보는 심사는 마냥 쓸쓸하기만 하다. 벌써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곧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를 느끼고 있는 것인가.
우리는 이때쯤 중국 당나라 때 기녀 설도(薛濤)가 쓴 시 춘망사(春望詞, 봄을 기다리며)를 김억이 우리말로 뒤쳐서 김성태가 작곡한 가곡 <동심초>를 부른다.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라고 부르는 노래. “花開不同賞 꽃 피어도 함께 즐길 수 없고 / 花落不同悲 꽃이 져도 함께 슬퍼 못하네 / 欲問相思處 묻노니, 그대 어디 계신가 / 花開花落時 꽃 피고 또 지는 이 시절에”라는 설도의 시구절을 되뇌면서 우리는 이제는 만날 수 없는 그 누구를 마냥 기다리고 있음인가?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영조>
![떨어지기 전 벚꽃은 그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http://www.koya-culture.com/data/photos/20240415/art_17129672325175_40ce58.jpg)
![떨어지는 벚꽃을 맞으며 쓸쓸히 걷는 한 남성의 뒷모습](http://www.koya-culture.com/data/photos/20240415/art_17129671993388_9c8a04.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