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병풍 모습 되찾은<신ㆍ구법천문도> 공개

  • 등록 2024.10.16 12:4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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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 파주 보물 <신ㆍ구법천문도> 특별전
<장황 복원(粧䌙復原) 그리고 또 다른 보존, 복제(複製)> 열어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장상훈)은 2024년 10월 15일(화)부터 11월 17일(일)까지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 전시실에서 보물 <신ㆍ구법천문도> 특별전 <장황 복원(粧䌙復原) 그리고 또 다른 보존, 복제(複製)>를 연다. 이번 특별전은 낱장 형태이던 보물 <신ㆍ구법천문도>를 원래의 병풍 장황으로 복원하고, 복제본을 제작하는 과정을 담은 전시다. 조선시대 병풍의 모습을 되찾은 보물 <신ㆍ구법천문도>와 그 복제본을 처음으로 대중 앞에 공개한다.

 

 

5주 동안의 특별전 뒤에는 안전한 보존ㆍ관리를 위해 원본은 수장고에 보관하고, 복제본은 국민의 문화 향유권 확대를 위해 2025년 10월 19일까지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열린 보존과학실로 옮겨서 전시할 예정이다.

 

□ 동서양의 천문도 융합

 

<신ㆍ구법천문도>는 조선에서만 제작된 독특한 천문도로, 동서양의 천문지식이 융합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소중한 천문도다. 국립민속박물관은 1995년 천문도가 박물관에 들어온 뒤, 2000년에 보존처리를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과정에서 이 천문도가 조선의 전통적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와 영조 대에 새로 만든 서양식 천문도인 <황도남북양총성도(黃道南北兩總星圖)>를 함께 담은 조선 후기 천문도임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당시는 원래의 모습을 추정할 자료가 부족해서 병풍으로 만들지 못하고 최소한의 보존처리만 했다. 2001년에 그 값어치를 인정하여 보물로 지정하면서 이러한 양식의 천문도를 <신ㆍ구법천문도>라고 이름 지었다.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으로 1~3폭에는 구법(舊法)이라고 부르는 <천상열차분야지도>가 있는데, 북극성을 가운데에 두고 북반구의 별자리를 하나의 원 안에 그렸다.

 

4~7폭에는 신법(新法)이라고 부르는 <황도남북양총성도>가 있다. 이것은 각각 황도를 기준으로 천구를 반으로 나눠 황도의 북극과 남극을 중심으로 별자리를 그린 것이다. 마지막 8폭의 <일월오성도>는 위에서부터 해, 달, 토성, 목성, 화성, 금성, 수성을 그리고 옛 이름을 함께 기재했다. 여기에는 망원경으로 관찰할 수 있는 특징을 묘사하고 있다.

 

□ 원래의 옷을 입히기 위한 ‘병풍 장황(粧䌙)’ 연구

 

우리가 옷을 입듯, 그림이나 글씨도 옷을 입는다. 그것을 ‘장황’이라고 하는데, 그림이나 글씨를 감상하거나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족자나 병풍 등으로 다양하게 꾸미는 형식, 형태, 기술을 모두 일컫는 말이다. 병풍의 장황은 단순히 서화(書畫)를 꾸미고 보호하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서화의 전체적인 구도나 분위기를 결정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감상할 때 그림이나 글씨 못지않게 중요하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신ㆍ구법천문도>의 병풍 장황 연구를 시작하면서, 모두 9건의 <신ㆍ구법천문도>가 나라 안팎에 현존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채색 재료 성분과 도상 분석 등 과학적인 분석으로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보물 <신ㆍ구법천문도>가 현존하는 <신ㆍ구법천문도> 가운데 시기가 가장 앞선 것 중 하나임을 알게 되었다.

 

2000년 첫 번째 보존처리 과정에서 남겨놓은 병풍 속틀 종이와 직물 편이 병풍 복원의 계기가 되었다. 병풍 속틀 종이로 원래의 병풍 크기와 구조를 파악했고, 병풍을 꾸몄던 직물 편으로 장황 재료의 재질, 색상, 크기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추가로 필요한 부분은 다른 <신ㆍ구법천문도>를 참고해 병풍 장황을 설계했다. 장황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보존처리와 병풍 복원을 진행해서 장황 복원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 과정은 영상으로 제작해 특별전*과 국립민속박물관 누리집 내 영상채널**에서 볼 수 있다.

 

 

 

*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특별전에서 정보무늬(QR코드)를 사진 찍으면 <장황 복원 그리고 또 다른 보존, 복제_보물 신‧구법천문도병> 영상을 볼 수 있다.

** 국립민속박물관 누리집 내 ‘디지털박물관-영상채널-자료ㆍ조사ㆍ연구’에서 <장황 복원 그리고 또 다른 보존, 복제_보물 신ㆍ구법천문도병> 영상을 볼 수 있다.

 

□ 또 다른 보존, ‘복제(複製)’

 

서화나 섬유, 목재와 같은 유기물로 된 문화유산은 온ㆍ습도와 빛에 민감해 손상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존을 위해 보존환경이 잘 갖춰진 수장고에서 휴식이 필요하다. 박물관에서는 좀 더 많은 사람이 소장품을 관람할 수 있도록 복제품으로 만들기도 한다. <신ㆍ구법천문도>도 이런 까닭으로 복제품을 만들었다. 특별전 이후에는 안전한 보존ㆍ관리를 위해 원본은 수장고에서 보관하고, 복제본은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열린 보존과학실에서 2025년 10월 19일까지 전시할 예정이다.

 

 

윤지영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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