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 김남주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셋이라면 더욱 좋고 둘이라도 함께 가자
앞서 가며 나중에 오란 말일랑 하지 말자
뒤에 남아 먼저 가란 말일랑 하지 말자
둘이면 둘 셋이면 셋 어깨동무하고 가자
(가운데 줄임)
네가 넘어지면 내가 가서 일으켜 주고
내가 넘어지면 네가 와서 일으켜 주고
산 넘고 물 건너 언젠가는 가야 할 길 시련의 길 하얀 길
가러질러 들판 누군가는 이르러야 할 길
해방의 길 통일의 길 가시밭길 하얀 길
가다 못 가면 쉬었다 가자
아픈 다리 서로 기대며
10월 20일 노무현시민센터 지하 2층 공연장에서는 민족작가연합, 한국민족춤협회가 주관하고 평화통일시민연대 등 10여 개 단체가 함께 주최하는 제3회 통일예술제가 열렸다. 또 이날은 고 김남주 시인의 30주기를 기리고, 시 낭송과 노래, 춤, 통일 발언, 정세 해설을 통하여 통일 의지를 공유하는 자리로 꾸며졌다. 특히 고 김남주 시인의 일대기를 장숙자 명창이 판소리로 녹여냈다.
고 김남주(金南柱, 1946년~1994년) 시인은 대한민국의 시인이며, 시민ㆍ사회 운동가다. 유신을 반대하는 언론인 《함성》을 펴냈고 인혁당 사건, 남민전 사건으로 투옥되었으며, 민청학련 사건의 관련자로 지목되어 고초를 겪었다. 그의 시는 강렬한 묘사가 중심을 이루며, 유장하면서도 강한 호흡으로 반외세와 분단 극복, 광주민주화운동과 노동 문제를 비롯한 현실의 모순을 꾸짖고 참다운 길을 찾는 삶을 살았다.
시민단체 집회 현장에서 흔히 들을 수 있었던 안치환의 노래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은 고 김남주 시인의 시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에서 가사로 만든 노래다. 시에서는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 셋이라면 더욱 좋고 둘이라도 함께 가자”라고 노래한다. 또 “네가 넘어지면 내가 가서 일으켜 주고 / 내가 넘어지면 네가 와서 일으켜 주고 (가운데 줄임) 가다 못 가면 쉬었다 가자 / 아픈 다리 서로 기대며”라면서 우리 겨레의 함께 가는 길 ‘동행’을 강조하고 있다.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영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