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장상훈)은 1994년 박물관이 조사한 강원도 산골 살림살이 모습을 온라인 콘텐츠로 재탄생시킨 ‘1994 강원도 산간주거, 너와집ㆍ굴피집ㆍ겨릅집’을 공개한다. 온라인 콘텐츠 개발 사업은 어렵고 딱딱한 과거 민속조사 결과를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쉽게 재가공하는 사업으로, 이번이 네 번째 콘텐츠다.
이번 온라인 콘텐츠는 국립민속박물관의 첫 번째 민가 조사 보고서인 ‘1994년 강원도 산간지역의 가옥과 생활 조사’ 결과를 대중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 있던 21채의 강원도 전통 산골 살림살이를 찾아내는 민속학자들의 조사 과정에서부터 조사 결과와 오늘날 변화 모습까지 충실히 담아냈다.
온라인 콘텐츠는 모두 7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조사 배경, 2부는 조사 대상 가옥 선정 과정, 3부는 조사 과정, 4부는 강원도 산간 지역 가옥의 주요 키워드, 5부는 VR로 체험해 보는 강원도 산간주거, 6부는 강원도 삼척 신리마을의 너와 장인에게 들어보는 너와집 만드는 과정, 7부는 21채 조사 가옥이다.
□ 지금은 사라진 21채의 산골 살림살이, 디지털로 되살리다
1994년 보고서에 등장한 21채의 가옥은 화창, 화티, 등 강원도 산간 전통 집의 특징을 보여주는 귀중한 역사적 자료로, 현재는 문화재로 지정된 4채의 가옥을 빼고 대부분 사라졌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이번 온라인 콘텐츠에서 사라진 가옥의 옛 모습을 살펴볼 수 있도록 조사 보고서에 실린 자료뿐 아니라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생생한 사진, 도면, 아카이브 자료를 함께 담아냈다.
□ 강원도 산골 살림살이의 전형, 윤태한 집
윤태한 집은 동활리 막장에 있던 집으로 마을 끝에서도 1시간을 걸어 들어가야 하는 산속 깊은 곳에 있었던 집이다. 강원도 산간지역은 겨울이 길고 눈이 많이 내려 한 채의 집 안에 외양간에서부터 작업 공간인 마당까지 집중되어 있는데, 윤태한 집은 이런 특징을 잘 보여 준다. 봉당이라고 불리는 작업 공간, 곡식을 보관하던 토방, 불씨로 사용할 숯덩이를 재에 묻어 두던 화티까지 강원도 전통 가옥의 특징적인 요소들을 살펴볼 수 있다. 윤태한 집은 지금은 사라졌다.
□ 소박한 초기 주거 형태, 손광춘 집
손광춘 집은 1칸짜리 귀틀집이다. 통나무를 옆으로 눕혀 벽체를 만들고 그 벽체가 기둥 없이 지붕의 힘을 받도록 만든 집을 귀틀집이라고 한다. 《후한서》 「동이전」에 ‘집을 짓는 데 나무를 횡으로 놓아 감옥처럼 만들었다’라고 기록되어 있어 매우 오래된 주거 형식임을 알 수 있다. 1칸의 방에 주변의 풀 등으로 지붕으로 올리고 바깥에 2개의 간이 아궁이를 만들어 사용했는데 조사 당시 대담에 따르면 도끼와 톱만 있으면 이틀 만에 지을 수 있는 집이라고 한다. 손광춘 집은 가장 간단한 구조의 소박한 초기 가옥 형태를 살펴볼 수 있는 집으로 현재는 사라져 기록으로만 볼 수 있다.
□ 가상현실(VR)로 생생하게 체험, 김경국 집
이번 온라인 콘텐츠는 1994년 조사 되었던 가옥뿐 아니라 강원도 삼척에 현존 하는 너와집을 가상현실로 찍어, 집에서도 강원도 산골의 삶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디지털 경험을 제공한다. 가상현실 촬영 영상 안에는 주요 공간과 시설에 대한 설명을 덧붙여 가옥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국립민속박물관 관계자는 “앞으로도 기존의 어렵고 딱딱한 민속현장조사 보고서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어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쉬운 대중적 온라인 콘텐츠 제작 사업을 지속해서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콘텐츠는 국립민속박물관 누리집(www.nfm.go.kr) <VR·온라인 전시> 서비스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