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투어’, 꼭 영어로 써야 했나?

  • 등록 2025.12.06 10: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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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기관, 국어기본법을 지켜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국회 '그날 12.3 다크투어'”, “다크투어 도슨트 나선 우원식”, “우원식 의장, 12·3 다크투어 시민들과 함께” 등 어제 언론에는 국회에서 열린 ‘다크투어’ 관련 기사가 100여 건 가까이 올라왔다. 지난해 12월 3일 일어난 ‘12.3 비상계엄’ 1돌을 맞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시민들이 함께 ‘12·3 비상계엄 해제 1돌 행사’를 한 것이다.

 

원래 ‘다크투어’란 지난 2022년 JTBC에서 방송한 미스터리 전문 예능 프로그램 《세계 다크투어》를 응용한 행사로 보인다, 《세계 다크투어》는 전 세계인들에게 충격을 안겼던 비극적 사건이 일어나는 장소를 찾아가는 여행 종합예능이다. 지난해 12월 3일의 비상계엄 선포는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할 엄청난 사건이었고, 아직 내란 청산을 하는 과정에서 맞은 1돌에 이런 행사는 당연히 열려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행사 이름을 우리말이 아닌 영어 ‘다크투어’라고 쓴 것이 참으로 아쉽다. 우리에겐 <국어기본법>이 있는데 그 법 제14조(공문서의 작성)에서 "공공기관 등은 공문서를 일반 국민이 알기 쉬운 용어와 문장으로 써야 한다"라고 명시된 점을 행사 관계자들은 모르고 있었던 듯하다.

 

 

<국어기본법>은 2005년 1월 27일 국어의 사용을 촉진하고 국어의 발전과 보전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이에 따라 정부 각 기관은 국어심의관을 두어야 하고 우리말 사용에 앞장서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법에 처벌 조항이 없다는 맹점이 있다. 곧 국어심의관을 두지 않아도, 우리말 대신 영어나 한자를 써도 나무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영어 등 외국어를 쓰는 것이 멋있는 듯, 유식한 듯 착각하는 언론이 마구 언어생활을 흐리고 있어서 큰 문제다. ᄐᆖᆨ히 연예 프로그램들은 아무 생각없이 그저 시청율에만 매달린 나머지 시청자들을 자극하는 쪽에만 집중을 하여 영어 등을 마구 쓰고 있으며, 이를 나무라는 사람도 없어서 참 걱정이다.

 

지난 10월 8일 <우리문화신문>에 ‘이동식의 솔바람과 송순주’를 연재하는 전 KBS 이동식 논설실장은 “이제는 '만민정음'입니다‘라는 글에서 ”전 세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애니메이션(만화)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그 OST인 ‘골든’이란 노래 가사는 먼저 영어로 노래를 부른 다음 갑자기 한국말로 ‘영원히 깨질 수 없는’, ‘밝게 빛나는 우린’, ‘우린 빛나기 위해 태어났으니까’처럼 노래를 부른다.“라고 소개한다.

 

그러면서 “어린아이들로부터 자라나는 청소년에다 어른들까지 따라 부르고 춤도 추고 하느라 지구 전체가 무슨 난리가 난 것 같은 폭발적인 인기의 이 애니메이션에서 버젓이 한국어 가사가 등장하니 이 노래를 보고 듣고 부르는 사람들은 어느 틈에 한국말을 접하고 외우고 따라 하게 된다. 이들은 한국어와 함께 한글도 함께 공부하게 되니 이들을 통해 우리 말과 우리 글자가 세계에 더 널리 퍼진다. 우리 말과 한글의 세계 전도사인 것이다.”라고 덧붙인다.

 

그러면서 훈민정음을 “애니메이션을 통해 세계에 전해진 바른 소리란 뜻의 '애인정음', 더 나아가서는 세계 만민들이 즐겨 사용할 바른 소리라는 뜻의 ‘만민정음’이란 표현을 쓰자.”라고 제안했다.

 

자 이 정도면 우리말과 한글을 쓰는 것이 오히려 세계인의 선망을 받는 일이다. 그런데도 <국어기본법>을 어겨가면서 외국어 쓰기를 즐기고 싶은가? 우리가 한글을 쓸 수 있게 큰 역할을 했던 일제강점기 주시경 선생은 “말이 오르면 겨레도 오르고 말이 내리면 겨레도 내리 나니라.”라고 했다. 우리가 우리말과 한글을 자랑스럽게 쓸 때 우리는 세계인이 더욱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고 나라는 더욱 발전할 것이다.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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