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전속단체 국립무용단(예술감독 겸 단장 김종덕)은 신작 <미인>을 4월 3일(목)부터 6일(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전통에 현대적 감각을 더한 작품을 통해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임을 증명해 온 국립무용단이 2025년 공개하는 첫 번째 신작이다. 국내 각 분야 예술계를 대표하는 창작진과 함께 한국춤에 내재한 아름다움의 값어치를 새롭게 조명한다.
연출은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부터 연극ㆍ영화ㆍ뮤지컬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한 ‘국가대표 연출가’ 양정웅이 맡았다. 양 연출은 “한국 예술계를 대표하는 창작진을 한자리에 모았다”라며,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온 으뜸 창작진이 뭉쳐 독창적인 방식으로 한국의 미를 보여줄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안무는 국내 무용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안무가 정보경이 담당한다. 최근 엠넷(Mnet) ‘스테이지 파이터’에서 한국무용 코치이자 전국 탐방 총안무감독으로 대중에게 한국무용의 매력을 널리 알린 정보경은 “전통적 형식미를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창작춤으로 구성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한국춤의 다양한 매력을 전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의상ㆍ오브제 디자인은 30여 년 동안 ‘보그 코리아’에서 감각적인 스타일링을 선보이며 K-패션의 아이콘이 된 서영희가 맡아 ‘패션을 입은 한국춤’을 선보인다. 삼베ㆍ모시ㆍ실크ㆍ벨벳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500여 점의 의상과 오브제로 의상점 수집품을 연상시키는 설계를 구현한다.
음악은 ‘범 내려온다’로 널리 알려진 얼터너티브 팝 밴드 이날치의 리더이자, 드라마 ‘정년이’ 음악을 맡았던 장영규가 책임진다. 꽹과리ㆍ거문고ㆍ장구 등 한국 전통 악기의 음향을 해체하고 재구성해 관객까지 춤추게 할 강렬한 음악을 선보인다.
무대디자인은 NCT127, 에스파(aespa), 아이브(IVE) 등 최정상 케이팝 가수의 뮤직비디오 작업으로 주목받은 미술창작자 신호승이 맡았다. 지름 6.5m의 대형 풍선을 활용해 음과 양의 에너지를 형상화하고, 무대를 가로지르는 26m의 대형 천과 족자 형태의 LED 오브제 등을 통해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무대를 구현한다.



신작 <미인>의 가장 큰 특징은 국립무용단의 여성 무용수만으로 출연자를 구성했다는 점이다. 양정웅 연출은 여성 무용수의 정교한 몸짓과 강렬한 에너지의 대비를 동시에 담아내며, 전통미와 동시대적 감각을 넘나들겠다는 연출 의도를 밝혔다. 모두 2막으로 구성된 <미인>은 신윤복의 ‘미인도’를 연상시키는 여백의 미를 담은 무대로 시작한다. 실루엣으로 보이는 무용수의 독무를 시작으로 산조&살풀이, 부채춤, 강강술래, 북춤, 탈춤 등 여성 무용수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감상할 수 있는 11개의 민속춤이 60분 동안 빠른 전개로 펼쳐진다.
신윤복의 픙속화 ‘쌍검대무’에 등장하는 장검과 360도 회전하며 화려한 소리를 내는 단검이 짝을 이루어 대비되는 ‘칼춤’, 여성 군무의 순수한 미를 담은 ‘놋다리밟기’와 ‘강강술래’, 강렬한 안무로 재해석한 ‘부채춤’, 한국적 잔치를 창작 동기로 한 ‘탈춤’ 등 동시대적 감각으로 해석된 한국의 아름다움이 조각보처럼 펼쳐진다. 2025년 국립무용단 청년교육단원 18명이 참여해 작품 속 보이지 않는 이면의 에너지 ‘흑자’로 분한다.
한편, 국립무용단은 공연에 앞서 ‘열린 예행연습’을 3월 11일(화) 저녁 7시 30분 국립무용단 연습실에서 진행한다. 연출과 안무가 등 주요 창작진으로부터 직접 작품 소개를 듣고, 하이라이트 장면도 만나볼 수 있다. 예매ㆍ문의 국립극장 누리집(www.ntok.go.kr) 또는 전화(02-2280-4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