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호박꽃도 꽃이냐는 말이 있고, 못생긴 여인네를 호박꽃에 비유하기도 하지만, 이는 호박꽃을 제대로 관찰하지 않고 관념적으로 내려온 고정화된 인식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호박꽃을 잘 들여다보면 그 황홀한 노랑에 깊이가 느껴져 예쁘지 않은 꽃이 없다는 말이 진정성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 호박꽃의 꽃말은 '관대함, 포용'입니다.
사람들에게 쉽게 무시당하고 업신여김을 당하더라도
예쁨으로 향기로 열매로 보답하는 호박과 잘 어울리는 꽃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다 군에 입대하였습니다.
나이 어린 고참들 아래서 졸병으로 군 생활을 시작해야 했지요.
군대 사회는 일반 사회와는 달라서 쉽게 적응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때 나이가 한참 어린 00병장이 군 생활을 힘들게 하였습니다.
물론 내가 원인 제공한 것도 있지만
밤에 조용히 불려 나가 각종 얼차려에 빠따를 맞는 것이 일상이었지요.
그 사건들로 인해 악연으로 굳어진 사이가 되었습니다.
사회에 나와서 우연한 기회에 만났는데
상대방은 반갑게 인사했지만 저는 그럴 수 없었습니다.
상대방에 대해 용서하려는 생각과 관대함이 없었던 것이지요.
그때 내 마음이 좁고 옹졸하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습니다.
“오리를 같이 가자고 하면 십리를 같이 가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거절하면 관계가 악화하고 5리만 가주면 고맙지만 10리를 가주면 마음에 담기게 됩니다.
5리만 더 가주었을 뿐인데 그 사람은 내 편이 됩니다.
우리는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학교에서도 회사에서도 사회에서도 경쟁합니다.
내가 먼저 승진하고, 내가 1등 해야 하고,
내가 먼저 높은 자리에 올라야 직성이 풀립니다.
손해 보면 바보라고 하고 양보하면 못났다고 비난합니다.
무조건 우기는 것이 장땡이라고 듣고 배웁니다.
그 결과 무례하고 무식하고 말이 안 통하는 사회가 되어갑니다.
관대함을 배워야 합니다.
너그러움으로 사회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좀 손해 보는 듯이 살아가면 세상이 다가와 안깁니다.
짧은 인생 아웅다웅 보다는 즐겁게 살아가는 것이 행복에 가깝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