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고려는 삼국시대 이래로 불교가 숭상되었던 불교국가였다. 따라서 전국 곳곳에는 신라시대를 이은 절들과 불상들이 많이 조성되었다. 그런 까닭으로 고려시대의 절 건축물은 매우 정교하고 아름답게 조성되었다. 현재 남아있는 고려시대의 건축물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대표적인 고려시대 건축물은 부석사 무량수전과 수덕사 대웅전이다. 이 건축물들은 고려시대에 지어진 건축물들 가운데 가장 잘 지은 건축물이라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이후 지어진 조선시대의 그 어떤 건축물들 보다도 비례감도 좋고, 각 부재들의 가공기법도 뛰어나다.
그런데 고려시대의 조각품들은 남북국시대(통일신라)의 조각품들과는 매우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다. 삼국시대 이래 남북국시대의 조각품들은 불상들의 조각상이 매우 정교하고 비례감이 뛰어난 반면, 고려시대의 조각들은 정교한 비례감은 오히려 떨어지고 그 규모가 커졌다. 이는 지역별 그 지방의 호족들이 자신들의 권위를 나타내기 위하여, 규모를 강조한 탓도 있겠지만 아름다움을 느끼는 감각도 바뀐 탓이 아닌가 한다.
이를 현대미술과 빗대어 보면 정교한 사실적인 작품들은 너무나 현실적이기에 오히려 급이 낮아보이고, 예술에 추상성을 도입하여 조성하면 오히려 추상성이 천진무구한 자연의 작품 내지는 사람이 아닌 천신이 빚어낸 것과 같은 신비감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현대미술의 추상적 표현들을 보면 오히려 이해하기가 쉽다. 고려시대 장인들은 삼국시대나 남북국시대처럼 정교한 모습으로 한치 오차없이 만들줄 몰라서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사람이 만든 정교함을 넘어서는 천상의 천진무구성을 표현한 것이다. 예술에서도 천진무구성은 욕심없는 아이들에게서 보거나 아니면 모든 것을 다 터득한 으뜸 명장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충주 중원 고려시대 미륵불과 석등을 본다면 참으로 정답고 남다른 아름다움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석불도 석등도 무척 정답고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