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거울삼아 징비, 징비, 징비하라!

  • 등록 2025.06.08 12:5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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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국악당 야외무대서 서애 류성룡 선생 제2회 추모문화제 열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나라의 거울 징비록이여~

서애의 뜻이여, 영원히 빛나리

역사를 거울삼아 살아가세~

우리 모두 새기세

징비 징비 징비하라!

징비 징비 징비하라!

 

 

무대에서는 장엄한 류성룡의 외침 곧 판소리 노은주 명창 작사ㆍ작창으로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서애 류성룡가(歌)>가 들려온다. 임진왜란이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류성룡 선생은 뛰어난 통찰력과 결단력으로 국론을 통합하고 백성을 위한 정책을 추진했다. 그의 지도력은 단순한 위기 극복을 넘어, 훗날 국가 재건의 튼튼한 기반을 마련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 류성룡 선생을 기리는 제2회(418주기) 서애 류성룡 선생 추모문화제가 어제 6월 7일 낮 3시 남산국악당 야외무대에서 열렸다.

 

최근 대한민국은 전직 대통령이 12.3계엄을 일으킨 탓으로 헌번재판소의 파면 결정을 받고 새롭게 제21대 대통령은 뽑는 대통령선거를 치렀다. 이는 그동안 군부세력이 저지른 계엄령에 대한 역사적 심판이 제대로 내려지지 않은 탓이라고들 많은 국민은 얘기한다. 이 행사는 그와 맞물려 류성룡 418주기를 맞아 류성룡의 《징비록》을 재조명하자고 부르짖는 것이다.

 

행사는 (사)한국민속전통진흥회(이사장 조동준)ㆍ남촌문화포럼(상임대표 김복규) 주최, (사)한국민속전통진흥회 주관으로 열렸으며, 서울시ㆍ중구청ㆍ(사)서애류성룡선생기념사업회ㆍ중구문화원ㆍ(사)한국한복협회가 후원했다.

 

이 행사를 주최한 (사)한국민속전통진흥회 조동준 이사장은 “서애 류성룡 선생은 관직에서 물러난 뒤 《징비록》을 집필하여 오늘날 국가압노에 큰 교훈이 되고 국가방위산업 육성의 주춧돌이 되었다. 오늘 이 추모문화제가 선생의 고귀한 정신을 되새기는 뜻깊은 자리인 동시에, 우리의 문화적 자산이 미래 세대의 밝은 가능성을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인사말을 했다.

 

행사는 먼저 청소년연희단 또바기(한지원 외 7인)의 길놀이로 시작하고, 이어서 서애 류성룡 선생을 기리는 마음으로 노은주 외 4인의 소리에 맞춰 조경주 명무의 ‘길닦음’ 춤이 이어진다. 그러고는 서애 류성룡 선생 간단한 추모제례를 행하는 것으로 1부 행사를 끝맺는다.

 

 

 

2부는 먼저 ‘노은주판소리합창단’의 힘찬 북병창이 울려 퍼진다. 민중을 생각하는 서애 류성룡선생의 정신을 담아 판소리 동호인들이 함께하는 판소리 단가 사철가와 북장단의 조화다. 이들은 노은주 명창에게서 판소리를 배우는 동호인들로 노년을 판소리와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프로그램은 아쟁ㆍ대금ㆍ거문고ㆍ장구가 함께 어우러진 즉흥음악 시나위 합주로 ‘선율로 잇는 마음, 선비의 길을 잇다’다. 시나위 합주를 한 연주자들은 장구에 국가무형유산 진도다시래기 전승교육사 강민수, 대금에 국립국악원 지도단원 원완철, 거문고에 국립국악원 수석 이선화, 아쟁에 KBS국악대상을 받은 조성재 등 쟁쟁한 명인들이 함께했다.

 

 

 

 

계속해서 국가무형유산 이수자와 (사)한국민속전통진흥회 지부장들이 펼치는 민요시간이다. 민요는 임진왜란의 비극을 간직한 ‘남원산성’, 독도 영유권 분쟁으로 맘을 놓을 수 없는 ‘동해바다’와 함께 ‘진도아리랑’으로 나라를 지키는 마음을 상기시켰다.

 

이제 이번 추모문화재의 정점 ‘서애의 마음, 소리와 붓으로 새기다’ 시간이다. 먼저 무대에는 (사)한국민속전통진흥회 부이사장 노은주 명창이 자신이 손수 작사ㆍ작창한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서애 류성룡가(歌)>를 유장하게 부르고, 뒤에서는 묵개 서상욱 작가의 붓글씨 퍼포먼스가 어우러진다. 마지막에는 노은주 명창과 청중이 함께 “징비 징비 징비하라!”를 소리높이 외친다. 역사의 가르침을 잊지 말고 끊임없이 징비하자는 출연자와 청중이 함께 내는 간절한 목소리다.

 

마지막으로 모든 출연자와 청중이 더불어 회복과 공동체를 희망하는 ‘강강술래’ 한마당이다. 출연자는 소리하고, 춤주고, 퍼포먼스하고, 청중은 그저 앉아서 손뼉만 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손잡고 뛰면서 함께 다짐하는 모습이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어느새 한마음으로 ‘징비하자’고 외치고 있다,

 

이번 추모제의 제작진은 총 예술 감독에 노은주 명창, 무대 감독에 권경애, 안무에 조경주가 함께했다. 이번 추모제의 총 예술 감독을 맡은 노은주 명창은 “사실 이 추모제는 2019년 묵개 서상욱 작가의 붓글씨 퍼포먼스 ‘이순신과 서애의 만남’에서부터 시작한다. 작게 이어져 오던 이 추모제는 올해 드디어 서울시가 민간축제 지원사업으로 뽑아 지원함으로써 제대로 된 공연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실기인으로써 예술총감독을 맡고 직접 작사ㆍ작창한 <서애 류성룡가(歌)>를 공연한 것은 어려움이 뒤따르는 일이었지만, 큰 보람이 함께한 것이었음을 고백한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주말이어서 한옥마을에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왔다는 한성임(48) 씨는 “우연히 류성룡 선생추모문화재를 보게 되었다. 책 이름 《징비록》 얘기는 들은 적이 있지만, 그 책 속에 이런 심오한 뜻이 들어있음을 새삼 깨달았다. 얼마 전 뜻하지 않게 대통령 선거를 치르고 새 대통령을 뽑았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 늘 징비하는 모습으로 살지 않으면 나라를 잃을 수도 있다는 큰 깨달음을 얻고 간다”라고 말했다.

 

추모제에는 여러 외국인이 함께하여 흐뭇한 모습이 되었다. 사전 행사로 ‘하회탈 만들기’ 행사를 벌여 하회탈에 리본을 붙이고 색칠하는 아이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추모제가 끝나고 무대를 정리하려고 한 차가 무대 가까이에 차를 대자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크게 화를 내면서 차를 빼라고 소리를 지르는 모습에 나는 안타까웠다. 남산국악당은 공연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차를 대놓고 들어와야 한다, 그런데 단순 관객과 달리 공연 출연자나 제작진은 공연이 끝나고도 뒷마무리에 한참을 고생해야 한다. 악기나 공연 도구 등을 다시 원래 자리로 돌려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제작진의 차까지 무대 가까이 댈 수 없게 한다면 과연 누구를 위한 행정인가? 제발 융통성 있는 처리를 기대하는 마음 간절했다.

 

▲ 서애 류성룡 선생 제2회 추모문화제에서의 '강강수래'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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