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국가유산청과 경주시는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ㆍ정비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인 경주 황남동 120호분 발굴조사 중 출토(2020년)된 금동관의 보존 처리 과정에서 비단벌레 날개 장식을 확인하였다고 발표했습니다. 금관을 포함해 지금까지 출토된 금동관에서 비단벌레 날개장식이 확인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비단벌레 날개장식은 금동관 곳곳에 뚫은 구멍을 화려한 빛깔의 비단벌레 날개로 메워 장식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비단벌레 날개장식은 지금까지 모두 13곳에서 15장이 흡착과 흡수가 동시에 진행된 채로 발견되었는데, 금동관 원래의 위치에 그대로 붙은 날개장식이 7장이었고 나머지 8장은 관에서 떨어져 나와 주변에 흩어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금동관에 그대로 붙어 있던 날개 장식(7장)은 출(出)자 모양 세움장식에서 3장이 겹친 상태였고, 나머지 4장은 원래의 위치에 한 장씩 붙어 있었지요. 현재 발견된 날개는 대부분 검게 변했지만, 부분적으로는 원래의 빛깔이 남아 있는 것도 있습니다.

그동안 경주 황남대총 남분, 금관총, 쪽샘 44호 고분 등에서 출토된 말갖춤(馬具, 안장ㆍ발걸이ㆍ말띠드리개 등), 허리띠 등에 비단벌레 날개가 장식된 사례가 있었지만, 금관이나 금동관에 비단벌레 날개 장식이 사용된 것은 120-2호분 출토 금동관이 처음이며, 신라 공예기술에서 비단벌레 날개 사용 범위를 확장했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큽니다. 특히 금동관에서 보이는 출(出)자 모양 세움장식이 학계에서 신라 왕족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여겨지는 만큼, 비단벌레 날개장식은 단순한 미적 표현을 넘어 금동관, 금동관모 등을 쓴 사람의 사회적 위상을 짐작하게 하는 동시에 화려했던 신라 공예기술과 지배계층 문화의 관계를 보여주는 자료로서 학술적 값어치가 높다는 평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