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대체로 고귀함은 천함을 근본으로 하고 높은 것은 낮은 것을 근거로 합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통치자는 스스로를 고인(孤人. 어리석은 사람), 과인(寡人,모자라는 사람), 불곡인(不穀人,곡식을 번창하게 못 하는 사람)이라 불러 스스로 자기의 고귀함이 낮은 것, 천한 것을 기초로 해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항상 자각하고 있었습니다.
통치자가 이런 모습은 천한 것을 근본으로 삼고
단순한 겸손을 넘어, 권력의 근원이 백성에게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살다 보면, 별것도 아닌 몇 줌이 되지도 않는 명예인데
이 명예를 지키려다 더 큰 것을 잃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그러니 옥같이 빛나는 복덕을 추구하지 말고 구슬처럼 빛나려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냥 순수한 돌처럼 소박해야 하지요.
빛이 난다는 것은 하나의 방향으로 무엇인가 드러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정말 좋은 사람은
빛나되 그 빛이 다른 먼지들과 조화를 이루어 눈부시지 않은 사람입니다.
우리는 흔히 높은 곳에 오르고, 많은 것을 소유하고, 빛나는 존재가 되기를 꿈꿉니다.
하지만 진정한 고귀함은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빛나는 보석도 어둠 속에서 더욱 빛나듯이,
인간의 덕은 어려움과 고난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합니다.
역사를 살펴보면 위대한 인물들은 예외 없이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성장했습니다.
그들은 겸손한 자세로 자신을 돌아보고, 다른 사람들을 존중하며, 사회에 이바지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들의 삶은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과 같았습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이러한 가치관이 점차 퇴색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성공과 명예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남보다 더 돋보이려고 애씁니다.
빛을 발하려는 욕망은 때로는 타인을 짓밟고,
사회를 불안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 진정으로 빛나는 사람은 주변을 밝혀주는 동시에
어둠 속에서 길을 잃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줍니다.
그들은 자신의 빛을 과시하기보다는
겸손함으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눔을 실천합니다.

우리도 모두 빛나는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빛은 남을 비추는 촛불과 같아야 합니다.
스스로 과대평가하거나 다른 사람을 깎아내리지 말고,
겸손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갈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