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무덤서 출토된 남성 사람뼈 금동관 첫 공개

  • 등록 2025.10.20 12: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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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황남동 목곽묘서 칼 찬 장수 사람뼈 · 순장된 시종 추정 인골 등 출토 유물 공개
첨성대 ‘별의 시간’과 ‘황금의 나라’ 외벽영상ㆍ구황동 원지 야간 개장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경주시(시장 주낙영)와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는 경주 황남동 120호분 적석목곽분(돌무지 덧널무덤) 밑에서 적석목곽분 이전 시기에 먼저 조성됐던 목곽묘(덧널무덤, 경주 황남동 1호 목곽묘)를 새롭게 확인하고, 그 안에서 사람과 말의 갑옷과 투구 일체, 금동관 일부, 무덤 주인으로 추정되는 남성 장수 사람뼈와 순장된 시종 추정 사람뼈 등을 발굴했다.

 

 

 

국가유산청은 ‘경주 황남동 1호 목곽묘’로 이름 붙은 해당 무덤에서 이번에 발굴한 유물 일체와 발굴현장을 ‘2025년 APEC 정상회의’ 기간을 맞아 특별히 국민들과 APEC 방문객들에게 처음 공개한다.

* 적석목곽분(돌무지덧널무덤): 나무로 짠 곽 주변에 돌을 쌓고 봉분을 조성한 신라 특유의 무덤

* ‘황남동 1호 목곽묘’ 발굴현장 공개(10.27.~11.1.) : 경주시 황남동 390-1

* ‘황남동 1호 목곽묘’ 출토유물 공개(10.27.~11.1.): 경주시 황남동 407(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신라월성연구센터(숭문대))

 

▲ 신라 ‘장수 무덤’ 추정 목곽묘에서 갑옷·투구, 금동관, 장수·시종 추정 사람뼈 출토

이번에 확인된 목곽묘는 적석목곽분인 120호분의 아래에서 발견되어 신라의 무덤 양식이 목곽묘에서 적석목곽분으로 변화하는 전환기적 요소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귀중한 사례이다. 특히 목곽묘 내부에서는 신라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동관의 일부가 확인되어 신라 지배층의 금속 공예 기술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사람과 말의 갑옷과 투구 일체도 양호한 상태로 출토되었다. 마갑(馬甲, 말의 갑옷)은 경주 쪽샘지구 C10호분에 이어 신라 고분에서는 두 번째로 발견된 것으로, 중장기병의 실체와 함께 5세기 앞뒤 신라의 강력한 군사력과 지배층의 위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다.

 

 

 

 

목곽묘는 주곽(主槨, 중심이 되는 주검을 넣은 곽)과 부곽(副槨)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곽에서는 대도(大刀, 큰 칼)를 착장한 무덤 주인공(남성 장수 추정)의 사람뼈가 확인되었고, 부곽에서도 각종 부장품과 함께 순장(殉葬)된 사람뼈 1구(시종 추정)가 확인되었다. 이를 통해 무덤 주인공은 신라의 장수였으며, 출토된 치아를 바탕으로 당시 30살 전후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순장자는 그를 가까이서 보좌한 시종이었을 것으로 추정되어, 당시 신라 지배층의 권력과 사회 위계를 엿볼 수 있다.

 

이번 황남동 1호 목곽묘의 발굴은 단순히 새로운 무덤을 발견한 것을 넘어 신라의 고분 양식 변천의 맥락을 이해하고 고대 신라의 군사 및 사회 구조를 밝히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특히 이번에 발굴된 갑옷ㆍ투구 일체는 쪽샘 C10호분과 함께 신라 중장기병 연구의 핵심적인 자료가 될 것이다.

 

 

 

황남동 1호 목곽묘 발굴조사 현장은 APEC 기간을 포함한 10월 27일부터 11월 1일(10월 27일 낮 1시~저녁 6시 / 10월 28일~11월 1일 아침 9시~저녁 6시)까지 일반에 공개되며, 남성 장수 사람뼈과 금동관, 갑옷·투구 일체 등 주요 출토유물은 같은 기간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신라월성연구센터(숭문대)에 전시되어 관람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 APEC 기간 내내 경주 첨성대는 은하수ㆍ유성우 쏟아지는 특별 외벽 영상 상영

국가유산청과 경주시는 APEC을 앞둔 10월 20일 오후 6시 30분 신라 천문학의 상징인 경주 첨성대에서 천문학의 역사와 신라 황금문화가 어우러진 새로운 차원의 야간 외벽 영상(미디어 퍼사드) 점등식을 갖고, APEC이 끝나는 11월 1일까지 선보인다. (향후 의견 수렴하여 상시 상영 예정)

기존의 단순한 투광조명 방식에서 벗어나 첨성대 외벽 전체를 거대한 무대로 활용하는 프로젝션 매핑 기술을 통해 약 7분 동안 첨성대의 역사적 의미와 신라의 위대한 문화유산을 담아낸 「별의 시간」과 신라의 찬란한 문화의 「황금의 나라」가 상영될 것이다.

 

신라 천문학자가 첨성대에 올라 별을 관측하는 장면으로 시작해 첨성대 외벽 전체에 은하수와 유성우, 혜성이 쏟아지는 연출이 펼쳐지며, 조선시대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 속 1,467개의 별과 28수 별자리, 동서남북을 지키는 사신도 속 청룡ㆍ백호ㆍ주작ㆍ현무가 차례로 등장하며 한국 천문학의 역사와 신화가 웅장하게 표현된다.

* 천상열차분야지도: 고려시대 전란 속에 사라진 옛 석각천문도의 인본(印本)을 조선 건국 직후 발견하고 여기에 당시 관측 결과를 반영하여 새로 만든 천문도

 

 

 

이번 야간 외벽 영상은 첨성대를 방문하는 관람객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으며, 첨성대라는 역사적 건축물이 단순한 관람 대상이 아닌 빛과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무대이자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새로운 야간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통일신라 정원 문화의 정수 ‘경주 구황동 원지’는 ‘빛의 정원’으로 재탄생

대표적인 신라왕경 핵심유적 가운데 하나인 ‘경주 구황동 원지 유적’도 APEC을 맞아 야간 경관조명을 설치한 화려한 ‘빛의 정원’으로 탈바꿈했다. 경주 구황동 원지는 7~8세기 무렵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연못과 인공섬(소도와 대도), 호안석축의 구조가 확인된 유산으로, 당시 신라 지배층의 정원 문화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귀중한 유적으로 평가되고 있는 곳이다. APEC이 끝나는 11월 1일까지 구황동 원지 유적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은 18시부터 23시까지 빛의 정원으로 화려하게 야간조명을 밝힌 유적 일원을 관람할 수 있다.

 

 

 

 

한성훈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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