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봉강리 영광정씨 고택」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

  • 등록 2025.12.22 12: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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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양민속박물관 소장 갑주와 갑주함」도 함께 지정
400여 년 이어온 역사적ㆍ풍수경관적 가치 인정, 조선말기 전통 갑옷과 투구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전라남도 보성군 회천면에 있는 「보성 봉강리 영광정씨 고택(寶城 鳳崗里 靈光丁氏 古宅)」과 충청남도 아산시에 있는 「온양민속박물관 소장 갑주(甲冑)와 갑주함(甲冑函)」을 각각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하였다.

 

「보성 봉강리 영광정씨 고택」은 정손일(1609년~?)이 처음 터를 잡은 이래 400여 년 동안 지속되어 왔으며, 일제강점기의 항일운동 및 근대기의 민족운동, 광복 뒤 이데올로기 사건 현장을 담고 있어 역사적ㆍ사회적 값어치를 잘 보여준다.

 

 

 

 

 

집터 자리는 영구하해(靈龜下海; 신령스런 거북이가 바다로 내려오는 형국) 가운데 거북의 머리에 해당하는 길지로 전해지며 고택을 ‘거북정’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안채와 사랑채, 사당 등 모두 6동으로 주변에는 서당의 기능과 접객, 제실의 역할을 한 삼의당(三宜堂)과 문중 내 효열을 기리기 위해 1880년 세운 광주이씨효열문(廣州李氏孝烈門)도 있어 고택의 민속적 값어치를 더한다.

 

삼의당 일원을 중심으로 한 원림 경영 방식, 남해안 득량만을 조망할 수 있는 경관, 사랑채 안마당에 조성된 근대기의 변용을 수용한 전통조경 기법까지 고택과 주변 환경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문화경관적 값어치도 우수하다.

 

「온양민속박물관 소장 갑주와 갑주함」은 1975년 온양민속박물관 개관 준비 당시 박물관 설립자 구정(龜亭) 김원대(金元大, 1921~2000) 선생이 지인의 집안에 전해오던 유물을 사서 소장하게 된 것으로, 갑옷과 투구뿐 아니라 보관함 등 부속품까지 온전히 남아 있는 보기 드문 문화유산이다. 갑주와 갑주함 일괄은 19세기 후기 제작품으로 추정되며, 정교하고 수준 높은 공예기술로 이루어낸 조형성과 예술성으로 보아 왕실 의장용 또는 전시용으로 만들어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구성품이 온전하고 보존상태가 우수하여 이 시기 갑옷과 투구의 특징도 잘 보여준다.

* 갑주(甲冑): 갑옷과 투구를 함께 이르는 말

 

 

 

 

갑옷은 조선후기의 전형적인 두루마기형 전갑(氈甲)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소매가 짧고 양옆이 트여 활동하기 편리하게 되어 있다. 갑옷의 겉감에 둥근 두정(頭頂, 금속으로 만든 둥글납작한 장식) 장식과 금속으로 만든 사조룡(四爪龍, 발가락이 4개 달린 용), 호랑이, 여의주(如意珠) 등을 붙여 장식하였으며, 양어깨에 붙인 용 형태의 견철(肩鐵, 갑옷 어깨 부분에 부착된 용 모양 장식)은 네 마디로 나뉜 몸에 용의 입과 혀가 연동되도록 정교하게 제작된 점이 특징이다.

 

투구는 정수리 장식(간주, 幹柱), 투구감투, 목을 보호하기 위한 드림 부분으로 구성되는데, 둥근 감투 부분은 금속 바탕에 무늬를 은입사(銀入絲)하고 금속으로 세밀하게 제작한 봉황과 사조룡 모양 장식을 붙여 장식했다. 투구 위에 고정하는 간주 역시 보주(寶珠)와 화염문(火焰文) 등 정교한 세부 장식이 돋보인다.

 

전통 목칠 기법으로 만든 갑주함은 위아래에 투구와 갑옷을 각각 분리 보관하도록 설계된 점이 주목된다. 간주함과 보자기는 투구의 간주를 별도 보관하기 위한 것으로, 간주를 보자기로 감싸 간주함에 담은 상태로 갑주함에 수납하도록 하여 갑주 일습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한 정성과 지혜를 확인할 수 있다.

 

한성훈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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