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를 잊고 사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눈앞의 열매를 쫓느라 옆 사람의 낯빛도 살피지 못하고, '효율'이라는 이름으로 차가운 말들만 주고받는 풍경이 익숙해진 요즘입니다. 서로에게 날을 세우고 거리두기에 바쁜 모습들 속에서, 우리가 정말로 놓치고 있는 값어치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서른 해 가까이 우리말의 숨결을 지켜온 저는, 오늘 이 삭막한 바람빛 앞에서 아주 보드라운 낱말 하나를 꺼내 봅니다. 바로 '곰살궂다'입니다.
'곰살궂다'는 "태도나 성질이 부드럽고 친절하다"는 뜻을 품고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요란한 친절이 아니라, 남이 미처 알아채지 못하는 세세한 부분까지 살뜰히 챙겨주는 마음의 결을 말합니다. 참으로 귀하고 따뜻한 마음이 담긴 말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가 사람을 대하는 마음은 어떻습니까? 우리는 상대의 마음을 살피기보다, 내 이익과 손해만을 따지며 관계를 맺다보니 상대의 곁을 조용히 지켜주는 그 살가운 마음은 자꾸만 설 자리를 잃어갑니다. 이제 '곰살궂다'는 넘쳐나는 경쟁 속에서 잊혀 가는, 어쩌면 조금 느리고 서툰 사람들만 가진 것이 되어버린 듯합니다.
무심함을 택할 것인가, 온기를 전할 것인가. 남을 깎아내리고 나만 앞서가려 쏟는 그 지독한 힘은 결국 내 마음 밭을 메마르게 만듭니다. 상대를 배려하는 그 작은 곰살궂은 마음이 결국은 나 자신의 품격을 지키고, 세상의 구석구석을 따뜻하게 물들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여러분을 위한 덤]
"오늘은 남이 아닌 '내 곁의 사람'에게 곰살궂게 대하는 날입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두었던 다정한 한마디를 건네보세요. 그리고 나 스스로에게도 발견한 '곰살궂은 마음' 하나를 자랑해 주십시오.
"나는 오늘 힘들어하는 동료에게 말없이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넨 나의 곰살궂음을 가만히 되짚어 보았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이웃의 안부를 먼저 챙긴 곰살궂음은 제가 생각해도 기특합니다."
거친 말을 쏟아내는 긴 글은 넘쳐나도, 마음을 녹이는 한 줄은 글은 참 귀한 시대입니다. 오늘 여러분이 발견한 '따뜻한 나'의 모습을 들려주십시오. 오늘 하루, 당신의 마음은 얼마나 '곰살궂게' 젖어 있나요? 남을 비난하는 날카로운 말보다 상대를 곰살궂게 챙기는 작은 마음이 이 누리를 더 아름답게 바꿉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 곰살궂다(그림씨, 형용사)
뜻: 1. 태도나 성질이 부드럽고 친절하다.
2. 꼼꼼하고 자세하다.
보기: 그는 곰살궂은 성격 덕분에 어디를 가나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습니다.
[한 줄 생각]
날카로운 말은 사람 사이에 담을 쌓지만, 곰살궂은 마음은 마음과 마음을 잇는 다리를 놓습니다.


